영화를 치정극으로만 봐서 자극적이기만 한 삼류 영화라고 폄하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너무 단순하게 본 것 같다.
여교사는 계급에 의한 신분 상승 혹은 체념으로 인한 질투로 봐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은 너무 영화다워서 아쉽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출이 낫지 않았나 본다.
김하늘의 표정 연기가 압권. 조금 더 카메라가 클로즈업 되었으면 소름 돋았을 텐데 생각이 들었다.
용순
포스터만 봤을 땐 고등학생 육상부 영화 같아서 재미없을 줄 알았다. 몽골에서 시집온 새 엄마가 왜 레슬링 선수였는지 단순 개그코드인 줄 알았는데 그게 마지막에 효과적으로 발휘될 줄이야.(역시 체호프 당신은...) 감독의 첫 단편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었는데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는 듯 보인다.
무언가를 쏟아부었는데도 좌절했다. 그런데 거칠어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용순이 눈이 까뒤집혀 교무실을 뒤집어 놓거나 선생에게 개망신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용순의 행동이 딱 그 나이대 좌절한 학생이 후회가 남지 않게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행동(혹은 복수)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에 홀로 운동장을 뛰는 씬도 좋았다.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 어떻게 보면 막장 드라마의 소재인데 이걸 자극적이지 않게 심심한 생각이 들만큼 잘 연출했다고 생각한다. 이수경이란 배우 참 매력적이다 앞으로 영화에서 자주 봤으면 싶다.
조선명탐정은 꽤 희귀한 영화다. 감독과 제작진 주인공 배우 모두 바뀌지 않고 세 편이나 시리즈 제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리즈 첫 작품은 사백만 이상 모아 흥행에 대성공했고, 3,4년에 한번 제작되는데 2편도 삼백만 이상 모았다.
3편은 2백만으로 내용면에나 흥행에서나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긴 했지만 일시적 부침일 수 있으니 계속 시리즈화 되길 바랐다.
하지만 오달수가 미투 열풍에 휩쓸려 나가 아마도 시리즈 자체가 사라질 것 같은데 버디 무비로 조선의 탐정 수사물이라는 분명한 특이점이 있던 영화라 소개해본다.
3편에 가면 갑자기 확 컨셉이 바뀐다. 3편은 확실히 아쉽다. 소재가 그렇게 부족하지 않을 텐데, 난데없이 김명민의 가족사가 나오고 뱀파이어를 모티브로 한 흡혈괴마가 등장하고 산만하며 내용자체도 많이 아쉬웠다.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치고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
몰래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3편은 노골적으로 개그 요소가 늘어났다. 1절만 했으면 싶은 개그가 계속 이어진다.
버디무디에 빼놓을 수 없는 여성 히로인. 1편 한지민 2편 이연희 3편 김지원까지. 아주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베일에 휩싸인 배경 속에 두 주인공을 위기에 빠뜨리고 도움도 주고 하는데 역시 문제의 3편은 많이 다르다. 계속 같이 움직이며 주연이라지만 조연에 머문 1,2편과 달리 분량이 많다. 사건의 행방을 쥐고 있던 1,2편과 다르게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다.
조선명탐정은 퓨전사극 그리고 탐정이라는 기존 한국 영화에 없는 장르물이지만 사실 탐정물이라기엔 무리가 있긴 하다. 추리의 쾌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휴에 흥행을 노리고 개봉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관중이 개입해 생각하는 것보다 깔깔거리며 웃는 게 더 나은 선택인 건 확실하다. 그리고 점점 부족해지긴 하지만 1편은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이순신, 강마에에서 파격적으로 망가진 김명민을 보는 재미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주는 오달수의 케미가 아주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지민 역시 제 역할을 해내고 김명민이 너무 설명을 해줘 긴장이 떨어지지만 공납비리라든가 정조왕의 존재라든가 흥미로운 소재도 많다.
2편은 더 나아지리라 다짐했지만 모든 부분에서 부족한 마이너스 후속작이라 아쉬웠다. 1편부터 이어진 조선 명탐정만의 허당과 도망치기, 염탐 등 시리즈 개성도 연계되며 굳건해졌다. 하지만 추리와 개그의 균형이 개그쪽으로 무너지는 듯한 모습은 아쉬웠다. 시나리오는 시종일관 밝고 깨방정인 개그물에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무겁지만 충분히 소화해낸다. 러닝 타임이 너무 긴 게 아닌가 싶지만 탐정수사물보다 포스터에 나오듯이 코믹 어드벤처라면 불만이 없다. 매년 나오는 것도 아니고 후속작을 충분히 기다릴만 했다.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 될 수 있을까? 중요한 분기점이었던 3편에서......3편에서 그만 그래도 나왔으면 싶지만 냉혹한 사람이라면 이제 그만 나와라 할만큼 실망을 준 시리즈다. 무엇보다 1,2편에서 가져오던 시리즈의 개성이 무너졌다. 베일에 쌓여 있던 여주인공들과 다르게 처음부터 등장하는데, 그래서 김명민 오달수의 콤비 개그보단 김명민 김지원이 더 자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게 문제. 깨알 조연들이 잠깐씩 치고 빠지고 하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조연들의 비중이 대폭 늘었으나 이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또한 탄탄한 시나리오의 탐정 추리보단 완전한 개그물로 전락했는데 개그가...개그가 재미가 없어! 시나리오도 김지원이 잃은 그 기억이 반전도 없고 영화에 김명민과 오달수가 당하며 가져다 주는 긴장이 없는 건 정말 치명적이었다. 오달수가 추문에 휩싸이지 않았어도 시리즈가 지속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재미보다 시리즈의 개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앞서 말했듯 퓨전 사극 조선 시대 탐정물이라는 독보적인 포지션으로 국내 시장에서 힘든 시리즈화까지 무려 세 편이나 그것도 동일한 제작진, 연출자, 주인공이 모여 이뤄냈다. 오달수가 못 나오더라도 정비되어 조선명탐정이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포스팅을 마친다.
마블이 마블 유니버스로 히어로 무비에서 대성공을 이루자 DC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DC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발동시키며 DC 대표 캐릭터인 배트맨과 슈퍼맨을 앞세워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겨우 원더우먼에서 평작을 내더니 마무리로 어벤저스처럼 저스티스 리그를 내놔서 그나마 봉합 정도 시키고 쓸쓸히 한 페이지가 끝났다.
이후에도 계속될 것 같긴 하지만 큰 정비가 필요하다. 거창하게 시작해 초라하게 퇴장한 DC 유니버스의 영화를 다뤄본다.
이 포스팅의 리뷰는 한번에 정리한 게 아니라 당시에 본 후 기록했던 것을 한 곳에 모은 것이다.
배트맨VS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
이게 저스티스의 시작이라니......굉장히 우려스럽다. DC 코믹스의 영화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계속 맡을 것 같은데, 마블과 분위기에서 '차별화'는 성공하겠지만 과연 그 차별화가 다른 재미일지는 모르겠다. 보고나서 걱정이 들게 만든다.
뭘 그리 심각한가?
왜 자꾸 오락 영화에서 철학적이고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하지? 영웅과 악당은 한끗차이 정의를 위해서 일반 시민의 희생을 더 이상 두고보지 않는다는 건 마블에서도 히어로들이 대립하게 만든 트랜드이기는 하지만 저스티스의 시작이 다루는 길고 긴 지루한 내용보다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의 방식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쿨해. 그냥 편갈라서 싸우잖아.
또 배트맨을 지나치게 멍청하게 만들어 슈퍼맨을 오해해서 대립이 나오는 것도 설득력이 충분치 않고(배트맨만 관객들에게 조롱거리로 만든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열광할 수 있는 장면은 원더우먼이 복장을 바꾸며 무기를 휘두를 때다. 액션 씬도 너무 장엄해. 그냥 좀 더 때리고 부수면 안될까?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 퀸, 마고 로비만 고생이다. 최종 보스가 무려 '신'이다. 그런데 급이 안 맞잖아. 저 정도면 저스티스 리그가 출동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진짜 신이 무척 허무하게 끝나 버린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통제 불가능한 악당을 모아 놓았는데 모두 착하다, 너무 착해. 나중엔 케미도 스스로 맞추고 대화도 잘 나눈다. 참고로 이 영화 번역이 박지훈이다. 영화도 최악 번역도 최악.
이런 장면이나 내보내려고 영화를 만들었나?
모두 착함 말 잘 들음.
원더우먼
거듭 실망만 주던 DC 유니버스 영화 중에 그나마 나은 평을 받은 게 원더우먼이다. 진부하고 지루한 시작과 더불어 영화 안에서 왜 그렇게 기승전결을 맞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엔 적이 너무 무게감이 없다. 강한 건 아는데 카리스마가 없다는 말.
원더우먼 갤 가돗의 매력만으로 영화를 이끄는데 그게 또 끝까지 끌고 가진다. 전형적인 영웅물이다.
저스티스 리그
저스티스 리그의 부재를 적으라면 '슈퍼맨 살리기 대모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DC 세계관에선 슈퍼맨이 짱이다. 빌런이 누구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플래쉬나 아쿠아 맨 그리고 사이보그는 마블이 페이즈 1 마무리로 어벤저스를 내놓기 전에 이야 돈 많다 대단하다 어벤저스를 위해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를 제작했듯이 단독작이 먼저 개봉이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전의 영화들이 악평과 흥행에도 실패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을 것이고 결국 아는 사람만 아는 캐릭터들 저스티스리그에서는 전작인 배트맨과 슈퍼맨 그리고 원더우먼의 철저한 조연이 된다. 필자는 플래시는 알았다면 사이보그나 아쿠아맨은 모르니까 감정이입도 못하겠고 그냥 영웅이구나, 어벤저스에서 호크아이 정도의 존재감을 느끼며 봤다.
게다가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만큼 느리고 답답하게 진행되진 않지만 DC 유니버스의 가장 큰 프로젝트임에도 딱히 떠오르는 저스티스 리그하면 떠오르는 분위기나 컨셉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종일관 진지할 필욘 없지만 조스 웨던 때문인지 어설프게 마블 영화 느낌이 나고 맥빠진 개그 대사도 마음에 안 들었다.
저스티스 리그를 끝으로 마블 용어로 하자면 페이즈 1 이 씁쓸하게 끝났다. 프로젝트를 날렸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그건 아니고 하긴 그럴 리가 없지. 여러 후속작 얘기가 들리는데 마블이 히어로 액션 영화의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중에 과연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새로운 DC 히어로 무비가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