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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 무녀굴

 

 

오늘 포스팅 날짜를 보듯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를 리뷰해본다.

 

캐릭터가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 그 점만 보면 이 영화 주인공의 설정-의사이자 퇴마사-은 시리즈화가 되어도 될 정도로 참신하고 강력하다. 하지만 그 능력이 제대로 살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특수분장과 함께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하는 전형적인 공포 영화의 흐름 속에, 중간부터 "왜" 그런지에 대한 사연이 밝혀지는데 이 사연이 너무 거대한 사건이다.

이럴 거였으면 초반에 잡다한 것 없이 전개할 때 펼쳐보이고, 중간에 퇴마 의식이라든가 직접 찾아가 사연을 들었어야 했다.

결정적으로 뒤늦게 등장하는 너무 큰 소재.

너무 큰 사건을 후반부에 배치했다. 그렇기에 수습하지 못하고 그저 과거 나열로 다른 영화를 보고 있나 싶을 정도였다.

후반부엔 죄다 과거 회상인데, 그렇게 되며 다른 캐릭터들이 지워진다.

제주 4.3에 김녕동굴 뱀 전설에 아이 납치하는 목사까지 주렁주렁 매달린 얘기에 당황하면서 보게 된다.

 

쓸데없이 게스트 많은 예능 프로도 아니고 캐릭터도 너무 많았다.

영매인 김혜성 캐릭터는 차라리 귀신을 보는 김성균에게 합치던가 아니면 조수는 항상 필요하니까 방송국 PD인  차예련을 없앴어야.

그게 아니라면 차예련이 최종적으로 방송을 하며 사건을 다루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어야. 끝까지 병풍이었다. 

초반의 미술관 에피소드도 쓸데없고 나중에 딸은 엑소시스트도 아니고 대체 뭐냐?

사건을 외면하면 한(恨)이 대물림되고 이 사건을 잊지 않아야한다는 메시지는 알겠는데 너무 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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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야심만 가득해 감당 못 할 이야기만 잔뜩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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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날에 가짜 뉴스가 안 나온다고 한다. 왜냐하면 각종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판을 치니까. 씁쓸한 일이다.

거짓말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하나 소개해본다.

 

더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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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즈 미켈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다.

 

이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정말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래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담았다.

문학서를 정독하지 않았거나 평소 장르 영화나 킬링 무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버티지 못할 수도 있지만 꼭 보기를.

영화 자체가 보기에 고구마를 잔뜩 먹은 듯하지만 결국엔 감정 이입하며 빠져들 것이다.

 

아이는 순수하고 착하고 거짓말 못 한다는 신화적인 환상 속에 한 사람은 집단 내에서 악인이 되는데,

문제는 사람들은 이미 집단지성이 마비되었고 편견에 지배되었는데,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착각하는 것.

 

진실보다 거짓이 더 빠르게 퍼져나간다. 오히려 SNS 매체 같은 게 드러나지 않고 우화처럼 해당 지역 안에서 해결되어 더 진중했다.

평소 카리스마 가득했던 매즈 미켈슨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이색적이다. 

(매즈 미켈슨이 잔뜩 화가 나 사냥용 총을 들고 액션씬을 벌인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이 영화가 소름돋는 건 아주 현실적이란 것과 처벌을 내려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것. 악인이 없다.

아이의 행동조차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아이니까! 사실 아이들은 거짓말을 굉장히 잘 한다. 그것이 유일한 회피수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거짓말할 리가 없다고 믿으며 행동하는 사람들조차 지극히 그들 입장에선 선하다.

이들이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걸 수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무서운 일이다. 

결국 대화는 흘려듣기고 매즈 미켈슨에게 그냥 인정해! 그 대답을 듣길 원하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이 끝나지 않고, 쿠키 영상 같은 마지막 장면이 제일 소름이 돋는 것이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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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아워(Rush Hour) 트릴로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시아 인과 흑인 조합의 상당히 독특한 버디 무비 트릴로지였다.

해외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선 성룡의 인기에 힘입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2000년대 초반엔 연휴 때마다 다이하드와 더불어 자주 해줬던 버디무비였다.

브렛 레트너가 트릴로지 모두 책임졌다. 1편이 제일 낫고, 후속편이 나올 수록 점점 안 좋아지는 편에 속했다.

 

러시 아워 1

 

 

성룡의 헐리우드 데뷔작으로 더 알려졌다. 흑인과 아시아인의 버디무비라 더 차별점이 있었다.

성룡의 헐리우드 데뷔 영화로 시리즈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산뜻한 출발이었다.

홍콩 대사의 인질극을 홍콩 경찰이 현지에 가서 처리한다는 단순한 시나리오였지만 홍콩 반환에 맞춘 영리한 소재를 채용한 것도 한몫했다.

큰 위기 없이 게다가 크리스 터커의 정보원으로 쉽게 나아간다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개그와 둘의 티격태격거리는 케미 그리고 후반부 액션씬이 잘 분배된 영화였다.

 

 

러시 아워 2

 

 

1편이 아시아 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색적인 캐릭터 조합을 한 영화의 산뜻한 출발이라고 한다면 2편은 그 캐릭터를 계승해 무난했다고 본다.

카터의 개그가 폭발한다. 나이가 들었지만 성룡의 맨몸 액션도 괜찮고, 성룡 액션, 카터 개그로 잘 분배됐다. 

이 영화의 특징 중에 하나는 아시아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서로 트래시 토크를 나누는 점이다. 아슬아슬한 대화로 그걸 보며 웃게 된다. 

1편보다 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고 과거 설정까지 끌어오지만 복잡한 건 없다. 

크리스 터커가 자꾸 실제 이름을 부르는 쿠키 영상이 제일 재미 있다.

 

 

러시 아워 3

 

러시 아워를 데뷔작으로 브렛 레트너는 이후 패밀리 맨이나 레드 드래곤 같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고, 심지어 다작 능력을 선보였는데, 갑자기 영화 창작 능력이 떨어졌는지 급하게 한계를 드러내던 때였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다음으로 나온 영화가 러시 아워 3인데 아마도 본 이들에겐 이제 끝이겠구나. 지금 시대였다면 리부트가 필요하겠다 싶은 내용이었다.

 

그래도 초반 '유'(YOU) 개그는 1루수는 누구야처럼 충분히 재미있었다. 단 너무 말장난식의 개그 호불호는 갈릴 듯. 크리스 터커와 성룡 두 캐릭터가 서로 나누는 트래시 토크 개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굳이 프랑스로 가야했나 게다가 일본어를 쓰는 성룡이라니ㅋㅋㅋ 시리즈의 한계를 역력하게 드러냈다.

 

위에 언급했듯 감독이 갑자기 능력이 쭉 떨어져서 엑스맨 최후의 전쟁처럼 러시 아워도 시리즈를 끝내버렸다. 같은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다. 과거 설정은 뜬금이 없다. 

그래서 제목과 모순되게 꽤 스피드감이 있던 1편과 2편에 비해서 늘어진다. 카터 정보원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다. 택시 기사가 킥이었다. 솔직히 스토리는 되게 힘줘 보였지만 억지가 있어서 그냥 납득해주는 수준.

성룡에게 칼싸움은 어울리지 않는다. 에펠탑 액션이었다면 성룡이 다수를 상대로 맨몸 액션을 보이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총평

 

1편이 제일 재미있고 갈수록 떨어지는 편이지만, 주말 같은 때 쭉 몰아봐도 괜찮을 트릴로지 영화라 생각한다.

최소 2회차 감상을 한 필자는 앞으로 또 보게 된다면 2나 3보단 1편을 보고 또 보겠지만. 

3편을 제외하곤 이색 캐릭터 조합의 버디 무비에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영화라  1편과 2편을 특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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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 데이즈

 

 

 

3월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도그 데이즈 리뷰 포스팅.

 

동물 영화들은 대개 교조적이고, 개를 이용한 신파 감동 코드가 국내건 해외건 상관없이 나와서 기대를 잘 안 하고 보는 편이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본 동물 관련 영화들이 최악이었고, 그런데 김덕민 감독의 감독 데뷔작인 도그 데이즈는 나름 선방했다.

 

워낙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모든 상황마다 기승전결에 감동 혹은 신파 코드를 넣으니까 정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급하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서 크게 거슬리는 건 없다.

후반부에 급전개되듯 이야기가 풀리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단순히 개를 기획물의 소재로 이용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듯하다.

 

사람도 개도 연기를 잘한 게 가장 크다.

유해진이 중심을 잘 잡는 가운데, 가장 큰  신파 코드가 들어간 입양 가족에서 선한 분위기를 끝까지 잘 이끌어냈다. 눈물을 짜내게 하지 않고 잔잔하게 미소지으며 보게 했다.

 

아쉬운 건 다니엘 헤니와 이현우가 나오는 전 연인의 반려견 에피소드였다. 분명 난데없이 반려견을 떠맡게 된 건 중요한 소재인데, 이 에피소드만 따로 노는 느낌과 함께 결말부 전 애인 캐릭터 활용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그래도 영화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가 있어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겠다. 

 

★ ★ ☆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에겐 꽤 큰 감동과 눈물을 키우지 않아도 간간이 유해진의 연기와 연기견(?)의 모습을 보며 미소지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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