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바룰라



간만에 본 최악의 영화였다. 

생소한 시니어 배우가 네 명이나 주연을 한 영화이다. 장르의 다양화와 넓은 관객의 수용. 한국 영화의 외연확장! 말은 그럴 듯하다. 하지만 그게 뭔 의미인가 영화가 형편이 없는데!
시니어 소재는 그 전에도 육혈포 강도단이라든가 있긴 했지만 많이 나오는 장르는 아닌데, 그렇다고 걸음마 수준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컨셉의 외국 영화가 많은데 차라리 아류수준이라도 되지 이건 뭐 포스터는 외국 영화 라스베이거스는 그냥 누를 것 같은데 영화는 철저하게 기대를 배신하다. 

비틀즈를 패러디한 장면에서도 젊은 여자에게 눈돌아가는 장면뿐. 차라리 도촬하거나 하는 젊은이를 나이를 무기로 혼내주는 건 어떨까? 영화는 시종일관 로맨스로 포장한 여자 밝히는 노인의 옛 연인 찾아가기. 어설픈 강패 자작극 같은 건 너무 철없고 가벼워 웃음만 나온다.
손자 양육에 시달리면서도 노인을 부담스러워하는 이기주의적인 자식들이란 설정이면 또 모르겠는데 3대가 너무 화목하다. 독립을 한다니까 아들과 며느리가 무릎을 꿇고 손자가 울면서 말리는데 뭐하러 나가냐 보면서 이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네 명의 배우가 나오지만 세 명이 주축이 되었는데, 이 세 명도 임현식 빼고는 제대로 캐릭터 구성이 되지 않았다. 그 캐릭터도 너무 익숙하다.

이 영화는 말만 인생지침서, 주거 버킷리스트 라고 해놓고 아무 고민없이 아무 내용없이 만들어진 영화다. 스포랄 것도 없다. 난데없는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조차 끝까지 아무 남김이 없는 영화다. 
또한 한국남자 감독의 아버지 서사는 뭐 이렇게 단순하고 똑같고 저질인가. 딸 이채은이 "필요할 때는 어디가고 이제 좀 살만하니까 나타났냐"고 아버지 윤덕영을 비난하는데, 박인환이 "그래도 아버지인데." 어떻게 이런 봉합이 있어? 저번 염상호 감독의 염력에서도 갑자기 나와 거의 반강제로 밥먹으로 가고 하던 형편없는 부녀서사를 보고 고개라 절래절래 돌아갔는데, 이 영화에서는 더 형편없다. 어떻게 이런 관계가 아버지란 이유로 다시 살만하니까 숟가락 하나를 더 얹고 마지막에 이채은이 "이제야 제 자리에 돌아온 것 같다고." 아무렇지 않게 체념을 하는가 이건 엄청난 판타지 영화다.

시니어 무비가 교조적일 필요는 없지만 철이 없어서야. 
 


곤지암



곤지암 실제 국내에 존재했고 지금은 폐허로 남겨진 정신병원을 소재로 했다. 영화가 개봉하고 송사에도 휘말렸고, 아무리 픽션과 우연이라고 했지만 그 곤지암이 배경인 건 당연하다. CNN이 선정한 7대 미스테리 장소 중에 한 곳으로 유명한데, 덕분에 여러 시리즈가 나와 탄탄한 배경을 가지게 된 역사물처럼 초반부의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영화의 주 배경이 될 곤지암 정신병원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영화는 특히 최근에 공포물에 많이 쓰이는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초반 오프닝 이후 곤지암 탐사대(?)를 모집하고 이 곤지암으로 향하는 과정은 정보를 모르고 TV를 틀었다면 에로물인가 싶을 정도로 먹고 게임하고 노는 등 밝고 쓸데없는 장면으로 가득하다.

말로만 하지 말고 겁 없이 갔다가 정신이 나간 그런 사람에 대한 기사라든가 추가적인 설정을 보여주는 건 어땠을까 싶지만 영화는 몰래 곤지암에 잠임한 후부터야 비로소 산만함이 사라진다. 


본격적인 공포물의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후반에 몇 장면 몰아치는 것외에는 오히려 무섭게 느끼라고 만든 장치들에게 오히려 공포에 질려 있다가 뭐야? 하고 바깥으로 튕겨나와 버리는, 몰입을 망쳐버리는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다. 스포일러가 될까 더 이상 말을 못하겠지만 아마 이 글을 먼저 읽고 곤지암을 본다면 공감할 것이라 본다. 관객들 소름 돋게 하라고 만든 장치인 초자연적 현상 연출이 오히려 몰입을 깨뜨린다. 


필자는 공포물에 젬병이라 공포물 절대 안 보는데, 예전 oksusu에서 장산범을 무료로 서비스 할 때도 많은 각오 후에 봤을 정도다. 일단 곤지암은 필자의 담력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에서 소리를 작게 하고 보면 괜찮다. 하지만 영화관이나 큰 TV에서 불 꺼놓고 사운드를 크게 한 상태로 보면 이 영화 공포 매니아도 흠칫 잠깐 눈 감을까? 시험에 들만한 장면이 후반에 분명 몇 장면 있다. 그것만으로도 공포물로는 아주 훌륭하게 기능하다.

    



러브 앤 피스 



소노 시온 영화는 지옥이 뭐가 나빠 밖에 본 게 없다. 하지만 정말 인상 깊게 봤고, 두 번 봤고 나중에 또 볼 생각이고 그래서 러브 앤 피스도 다소 피가 난무하고 하드코어적인 영화를 아이러니하게 예쁜 제목으로 포장했구나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철저한 오판이었다. 

작품 설명을 보면 유예된 꿈과 커지는 거북이가 나오는데, 뭔가 무서운 꿈과 함께 거북이가 다 죽이나 씹어 먹나? 이런 생각뿐. 하지만 영화는 실사화된 애니매이션 컨셉인가? 싶을 정도로 과장된 연기와 연출이었다. 이후 하수도에서는 본격적인 B급 혹은 동화와 같은 인형 캐릭터와 상황으로 전개되는데, 이게 뭔가 하면서도 끝까지 보게 된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는 열광하면서 봤는데, 이야~ 소노 시온 정말 엄청난 감독이다! 


포스터나 스틸컷을 보면 도저히 감이 안 잡히는 영화인데, 굉장히 강력하게 추천한다. 남자 주인공 캐릭터의 비호감을 견뎌낼 수 있느냐, 하수도의 동화같은 상황의 유치함을 넘길 수 있느냐가 영화에 빠져들 기로다. 이 부분에서 걸림이 없다면 기승전결 짜임새 있는 영화를 보며 마음 따뜻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자 폭탄~ 널 잊지 않을게에에~!! 어서와 하수도에 흘려버린 꿈의 세계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이번 주제는, 


다 죽여!! 


배틀로얄



배틀로얄은 학교가 배경이 아니지만, 학교도 나오고 결정적으로 학생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아니, 할 수는 있겠지만 영화로 과감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 점이 놀랍다.


얼마나 심플한가? 

디스토피아적 미래와 이런 배틀로얄이 벌어지는 이유를 초반에 자막으로 설명(선언)하고 바로 밀어붙이니까 말이 안 되면 안 보면 그만이고, 영화는 지극히 현실과 사람(학생) 배경이지만 완벽하게 판타지적으로 혹은 애니매이션처럼 진행된다. 


배틀로얄이 나오고 엄청난 화제가 된 건 충격적인 설정과 잔인함도 그렇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같은 반 학생을 죽여야 하는가 그런데 죽일 수 있는가 도덕적인 딜레마가 영화 내내 따라 붙기 때문에 나온지 이십 여년 가까이 지나도 회자될 수 있는 영화가 된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르 실제로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봤는데, 그러니까 시간이 부족해 초반만 보다가 나중에 따로 챙겨봤다. 처음엔 매우 도발적인 설정에 기타노 타케시가 난데없이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 이마에 나이프를 던져 죽일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던가! 그리고 와 서로 막 죽이네 게임 같다. 당시 유행하는 밀리터리 게임에 배경만 학생으로 바꾼 건가 이정도로만 봤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해서 만약 이 상황이 되면 내가 과연 같이 밥 먹고 하교하는 친구를 죽일 수 있을까? 나는 저기 등장인물의 어떤 학생과 같을까? 내가 그렇지 않아도 저 새끼가 나를 죽이러 올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까 배틀로얄에 확 몰입해서 본 기억이 난다.


배틀로얄을 단순히 서바이벌 영화로 볼 수도 있다. 그래도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로 충분히 기능한다. 나처럼 조금 더 인간 뭘까? 이런 생각으로 보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팬이라면 배틀로얄을 못본 사람이라면 다소 판타지적 설정에 서바이벌이라 고전 명작에서 빗겨나가긴 하지만 킬빌 같은 시간이 지나도 오랫동안 회자되는 오락 영화임에는 확실하다. 그렇기에 추천을 한다.


다른 감독이 배틀로얄 리메이크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사실 원작은 영화이기에 러닝 타임의 한계와 전개가 남여 주인공과 그들을 도와주려는 이미 배틀로얄을 경험한 생존자 남자 주인공이 힘을 합쳐 살육을 즐기러 온 자발적 참여자를 맞서는 구도로 다소 도발적인 전개에 비해 단순하게 진행되며 무의미하게 엑스트라급으로 죽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아서 아쉽긴 했다. 영화보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초반 설정은 심플하게 가되 각 학생들의 개개인을 개성을 부여해서 조금 더 치밀한 생존 게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제작 안 되나지? 생각도 해본다.  



애니매이션 캐릭터 같은 인물들이 더러 등장


악의 교전



교사와 학생의 무너진 신뢰라든가, 일본 학교 교육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가 싶었는데, 그렇지도 않다.

미친 선생이 자신의 본모습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샷건으로 무자비하게 자기 반 학생들을 사살하는 내용이다.

두 권짜리로 원작 소설이 있는데, 읽지는 않았지만 평을 보면 또 영화와는 다른 맛이 있는 듯 보인다.

중간에 하스미와 연계된 판타지적인 연출이 있지만 큰 연관 없고 재난물처럼 학살 당하는 학생들에게 감정 부여를 할 상황과 시간이 없어 

결국엔 하스미 선생의 샷건 학살극을 보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보다보면 피곤할 수도 있다.

마지막 분위기는 상당히 음침해서 공포물 이상의 서늘함을 준다.



우리 꽤 화기애애 했잖아

샷건이라 차별성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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