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부작의 오션스 시리즈를 속담으로 빗대어 평가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란 말이 딱 어울릴 듯하다. 


오션스 일레븐 Ocean's 11


제목만 거창하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의 투 탑 영화일 뿐이다. 

이름 있는 열한 명의 배우가 나오는데,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 

하이스트 무비인데 카타르시스가 없다는 게 영화의 가장 큰 단점. 

저렇게 쉽게 카지노를 털면서 어떻게 붙잡혀 감옥에 갈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오션스 투웰브 Ocean's 12


후속편은 더 심하다. 오션스의 특징도 아니고 일레븐에서 가장 매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앤디 가르시아와 줄리아 로버치였다면, 

오션스 투웰브에서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뱅상 카셀이 다른 배우들을 밀어버린다.(특히 캐서린 제타 존스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더라!) 

에너지 보존 법칙처럼 분량 보존의 법칙이 있는지, 브래드 피트와 맷 데이먼의 비중이 늘어났지만 다른 존재감 없던 조연은 그만큼 더 줄어든다. 

극 후반에 줄리아 로버츠로 장난치는 건 너무 심했다. 위기도 크게 없고 쉽게 풀린다.


오션스 써틴 Ocean's 13


마지막에서야 그나마 나온 배우들의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 드디어 각자 분량을 받게 된 몇몇 조연들과 성공적인 개그 요소.

여러 곳에서 진행되며 장면이 많이 바뀌지만 산만하지 않다. 

역시나 장난스럽게 진행되어 아주 쉽게 풀리지만 애초에 영화가 배우의 이름값과 그 매력으로만 밀어붙였으니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충분히 눈 감아 줄 수 있었다. 


추천하긴 힘든 시리즈다.















  

살인자의 기억법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의 동명의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나의 독재자'만큼의 변신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설경구는 열연한다. 


원작 소설은 살인자(설경구)의 독백을 직접 듣듯 엄청난 가독성으로 읽힌다. 

영화의 경우 크게 지루하진 않지만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은 주지 못한다. 


영화에서 원작보다 못한 건 두 가지다. 


첫째로 소설은 주어진 게 알츠하이머 걸린 연쇄살인마의 기억 밖에 없기 때문에 독자가 끝까지 헷갈린다. 소설을 읽으면 캐릭터에 대해 자신이 쌓아놓은 상상이 무너졌다가 뒤바뀌었다가 하며 나중에는 나오는 인물들의 정체와 진실을 의심하게 되고 추리를 하며 맞추거나 빗나가거나 상상을 하는 쾌감이 있는데, 영화는 당연히 모든 부분이 보여지기 때문에 독자의 개입이 없다. 감독판도 따로 있고 약간 애매하게 결말 부분을 처리하긴 했지만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두 번째는 캐릭터의 매력이다. 작중 인물을 소설과 다르게 설정했는데, 이게 소설보다 떨어진다. 원신연 감독은 필모로 '구타유발자'가 있어 캐릭터 연출에 굉장히 기대를 했는데, 너무 평범해서 배신감을 느꼈을 정도다. 작가가 설정한 치밀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를 다른 캐릭터 설정으로 대체했는데 왜 그랬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마이너한 각색이었다.    


특히 주인공들의 설정은 소설에서 살인을 즐기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소시오패스가 딸을 사랑하고 원죄를 넘기지 않으려는 나약한 캐릭터로만 그려진 점 그리고 연쇄살인마가 또 다른 연쇄살인마라고 의심하며 긴장감 넘치는 라이벌 구도로 그려지는 인물이 경찰로 바뀌며 단순한 대결구조로 그려지는 점, 설현은 남자 캐릭터 사이에 끼어 들어간 존재감 없는 여자 캐릭터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시 강사나 수강생을 너무 코미디로 가볍게 나온 것도 불만. 분위기가 확 깨진다. 소설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끊임없이 연쇄살인마를 의심하는 경찰도, 영화에선 경찰 서장 오달수로 전형적인 정 많고 가벼운 코미디성 캐릭터로 바뀌었는데 미스 캐스팅이었다. 차라리 공공의 적 강철중에 나오는 엄반장처럼 진중하면서 의심하는 그런 캐릭터가 낫지 않았을까 싶다. 왜 소설에 나온 캐릭터 설정을 가져다 쓰지 않았을까?


살인자의 기억법은,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실망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고 읽어가면서 느껴지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안 보고 영화만 본다면 플롯이 좋기 때문에 대단하다 이런 감탄은 못 해고 보통 이상의 재미는 느낄 것 같다.


역시 소설로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말이 장편이지 경장편 수준으로 두껍지 않고 워낙 속도감 있게 읽혀서 영화 보는 시간만큼만 투자하면 되기 때문이다.


배트맨 아캄시티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의 후속작인 아캄시티 

아캄 어사일럼 - 아캄시티 - 아캄나이트가 배트맨 3부작이다.(오리진은 개발사가 다른 외전격이다.) 필자는 스팀으로 플레이했다.


전작인 아캄 어사일럼 역시 매우 뛰어난 게임이었는데, 후반부 3/4 지점까지 어떻게든 꾸역꾸역 진행했지만 이상하게 자꾸 멀미가 나서 끝내 관뒀다.

아캄시티도 이러면 어쩌나 두려움을 느끼며 플레이 했는데, 다행히 멀미 현상은 없었다.


아캄 어사일럼을 막 하다가 아캄시티를 하면 카메라 시점 변경과 배경 무대가 도시 전체로 확장되어 캐릭터가 작아 보이는데, 적응되면 아무렇지 않다. 

전작인 아캄 어사일럼, 말그대로 정신병원이 무대라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긴 하지만 스테이지 방식의 건물 위주로 옮겨다니는데, 아캄 시티는 스케일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도시 전체를 날아다니며 이동을 한다. 


메인 퀘스트만 깨도 달성률이 30%가 되지 않는다. 도시를 날아다니며 다양하게 발생하는 서브 퀘스트도 상당히 많다. 대개 구해주기의 반복적이지만 특수 캐릭터를 상대하는 비중있는 퀘스트도 있다. 다만 워낙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100% 노리는 근성의 유저들은 짜증 많이 날 듯 하다. 필자의 경우 거의 메인 직행 스타일이라 굉장히 쾌적하고 재미있게 플레이 했다.  


전투를 치르며 게임 오버가 많이 되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말 다양하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식하게 반응성을 이용해 격투로 이길 수도 있고 안 돼서 계속 게임 오버되면 신중하게 잠입액션처럼 하나씩 몰래 눕힐 수도 있다.

한 여섯번씩 오버 당하던 것도 아주 간단히 플레이 방식만 바꾸면 한대도 안 맞고 해결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배트맨의 장비와 연출은 전작도 좋아서 크게 다른 건 못 느꼈지만 다소 단순한 반복이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엔 다양한 패턴으로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다. 


PS3 시절부터(스팀으로 했지만) 게임 그래픽은 정점 이상으로 올랐다. 지금 해도 전혀 상관없다. PS3로 해도 되고, 스팀으로 한다면 최신 컴퓨터라면 여전히 놀라운 그래픽일 것이다. 가격도 엄청 싸졌고 매우 만족스러워 추천한다. 멀미 증상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는 할 생각이 없었는데, 후속작인 다크나이트까지-이건 PS4로-플레이 해볼 예정이다. 강력 추천하는 게임이다.














악녀




뭐가 악녀야?! 악녀라고 했으면 악녀다운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어디를 봐서 악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모성애가 가득해서 협박에 굴복하고 사랑을 못 잊는데 어떻게 그게 악녀야?! 차라리 조은지가 더 악녀 같지 않은가? 


게다가 국정원이라니! 설정 자체를 잘못했다. 국정원하면 댓글을 떠올리지 무자비한 킬러를 양성하는 전담부서가 있다는 설정은 헛웃음만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는 왜 이렇게 어설프게 느껴지는 걸까? 이 영화는 단지 김옥빈이 남자들을 죽이는 영화인데 그간 한국 여자 주인공이 남자들을 난자하는 영화가 없긴 했으나 시류에 편승해 급하게 만든 영화라는 게 티난다. 


액션도 1인칭 방식보단 김옥빈의 액션 모습을 더 담아내는 게 나았을 듯. 꽹과리는 굉장히 촌스럽고 너무 시끄러워 인상이 찌푸려졌다.


초반 액션 중간에 드라마 후반에 다시 액션 그런데 이 드라마가 정말 형편없다.

십년 전에 나왔다면 차라리 킬빌 아류라는 소리라도 듣겠지만 이게 2017년에 나온 영화다.














 



























 정말 영화 관계자들 반성해야 한다.



미옥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원래 미옥이란 제목이 아닌 것 같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원래 있던 제목과 다르게 급조해 여자 주인공인 김혜수를 전면에 내세워 원탑 영화의 이미지를 준 게 아닌가 싶다. 


영화 내용은 진부한 느와르다. 김혜수보단 이선균 혼자서 극을 이끄는데, 대항하는 상대가 워낙 비중이 약해 균형도 안 맞는다. 다른 악역도 마찬가지 찌질한 이희준이나, 마지막에 김혜수가 샷건을 드는데 큰 임팩트도 없다. 10년 전 주연으로 큰 비중 없이 액션 하나도 없이 카리스마를 뿜어대던 김혜수는 어디 갔는가, 누가 좀 찾아 줘!


악녀도 그렇고 미옥도 그렇고 여자 주인공이 나오면 반드시 모성애가 등장해야 한다는 규약이라도 있는지 이제는 한숨이 나오려고 한다. 미옥은 악녀보다 더 형편없는 영화다.


이번 테마 영화를 포스팅하며 영화가 제목과 따로 논다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 페미니즘 시류에 편승해 안일하게 설정된 영화 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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