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대영화로 다룰 영화는 <밀레니엄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시리즈 장편 소설이 원작이며, 스웨덴에서 먼저 영화로 제작되었고 이후 미국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했다.


 


렛미인과 렛미인 헐리우드판처럼 플롯이 다르지 않다. 특히, 한 시간 때까지는 거의 동일하다.

(한 시간 동안 몇 가지가 다른데 신혼부부를 헐리우드 판의 경우 서로 만나 후 각자 조사를 할 때 만난다거나, 

아예 대신 스웨덴판에는 없는 한 가지 장면을 집어 넣었는데, 스포가 되어서 말 못하겠지만 엄청 큰 변화다.)


이후에는 조금씩 작으면서도 큰 변화를 가지고 간다. 

소설 원작은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관점 차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건의 중요한 힌트를 얻게 되는 것도 다르고 이후 둘이 만나는 것도 다르다. 

이건 협력자와 조수의 차이로 볼 정도로 크다.  

(스웨덴판 노미 라파스-미카엘 뉘키비스크 그리고 헐리우드판 다니엘 크레이그-루니 마라)

둘간의 첫 섹스신도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이후 둘의 관계 역시 크게 변화한다.

스웨덴판의 경우 동등 혹은 노미 라파스가 압도하기도 하고 서로 관계가 평행선을 그리는데,

헐리우드판은 종속적인 관계로 만들어 버린다. 관계 후 다음 날 밥은 왜 차리는데? ㅋㅋㅋ


아, 그리고 2편에서 매우 중요한 복선으로 작용되는 걸 헐리우드판에선 말로 설명하고 끝나서 애매하다.

헐리우드판은 정말 헐리우드식으로 리메이크를 했다. 조금 더 자극적인 장면이고 오락적인 장면을 더 보여준다.

큰 반전이 하나 있는데, 헐리우드판이 더 크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헐리우드판을 봐야 할 이유는 없다.


선택의 순간


여러모로 비교해 봤을 때 스웨덴판이 헐리우드판보다 더 낫다. 


게다가 이후 헐리우드판은 시리즈가 더 이상 제작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시리즈가 다 나온 스웨덴 판으로 보는 걸 추천한다.

물론 시리즈로 이어지지만 이 1부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종결되기 때문에 더 안 봐도 상관은 없다. 플롯이 좋기 때문에 집중해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건 여자 배우의 캐스팅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2편부터 설정상 여자 주인공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데, 헐리우드판 루니 마라의 경우 아무리 과격한(?)분장을 해도 외모에 여린 모습이 남아 있다. 

반면 지금은 헐리웃 유명 배우가 된 스웨덴판 여주인공 누미 라파즈의 카리스마가 정말 엄청나다. 그래서 스웨덴판이 더 빛난다.

 

저한테 맡겨요. 007이에요,

좋아?ㅋㅋㅋ

누님이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소녀의 행방을 찾아라


 

드래프트 데이 

스포츠의 나라 미국에서 NFL 북미 풋볼이 그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는 건 알고 있다.

슈퍼볼만 해도 돈의 잔치라고 불리지 않는가. 하지만 국내에는 미식축구의 인기가 없고 나 역시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처음 본 NFL 경기가 거의 끝부분에 무릎꿇기만 하다가 끝났던 기억뿐. 

이후 슈퍼볼을 보고 기본 룰을 알게 되면 재미가 분명 있지만 볼 기회가 없으니 관심이 여전히 없어, 무료로 풀려도 안 봤었는데 막상 보니까 빠져들면서 봤다. 오해해서 미안하다.

 

이런 상태에서 미식축구 경기 이야기가 아니라 미식축구 드래프트를 소재로 하는데 관심이 갈리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긴박함을 가지고 가는데, 이게 많이 나오는 스포츠 영화보다 박진감에서 뒤지질 않는다. 

스피디하게 거의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가운데 미식축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무리가 없다.

정말 끝날 때까지 재미있게 봤고 막판 드래프트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결정을 내릴 때는 추리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까지 안겨줬다.  

 

 

명량

천만 관중은 작품성보다는 사전 홍보와 초반 인기몰이에 따른 소문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급사의 힘으로 결정된다지만 무려 천 칠백만이다. 엄청난 박스 오피스를 기록했는데 이 영화가 과연 천 칠백만 관중을 몰만큼 작품성이 뛰어난가 물어본다면 바로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중간에 잠깐 비추고 죽어버리는 캐릭터들을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배우가 아니라 연기 잘하는 아직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로 캐스팅했으면 어땠을까? 이상하게 되게 거슬렸다. 

 

이순신 아들역할을 맡은 배우조차 네임드 연기자였으면 영화에 몰입을 못 했을 듯 하다. 분명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는 알겠지만 초반에 모습 비추고 나중에-결정적 역할이긴하지만 단역-곧장 죽어버리는 진구나, 중간마다 모습은 비추지만 나중에 치마폭을 흔들며 오열하는 이정현 같은 경우 왜 이렇게 배우를 소비했나 이런 생각 밖에 안 든다. 

영화는 이정도의 사전지식은 가지고 있겠지 하고 만든 것처럼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는데 그러면 아예 화끈하게 해전위주로 가든가 상황은 이것저것 대충 들춰놓고 나중에 길고 긴 해전으로 퉁치는 기분이다. 해전이 백미라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없거든.

 

★☆ 명량 보고 나면 드라마 시즌 하나 분량을 한 편으로 압축한 기분밖에 안 든다. 

 

이창동의 버닝



이창동 감독의(무려 8년 만의) 영화 '버닝'.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단편 소설이기 때문에 영화는 겹겹이 더 쌓아놨다. 원작 단편소설이 헛간이라면 영화는 헛간 위에 쌓은 창고랄까? 

원작에선 길 잃은 청춘이나 방황은 없다. 그저 지나가는 일처럼 가벼운 해프닝으로 그려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무심함, 아무 일도 없음이 사라졌지만 이창동은 그 공백의 자리에 미스테리한 서늘함을 집어 넣었다. 


재해석한 버닝은 원작 소설에서 취할 거 다 취하고 덜어낸 건 없다.

유아인을 중심으로 양극단에 있는 스티브 연의 기괴한 취미와 청년 세대의 불안을 은유했다.


원작 소설을 보고 영화를 봐도 전혀 상관 없다.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을 보면 매우 심심하다. 하지만 심플해서 더 나을 수도 있다.

스티브 연의 캐릭터가 불분명하게 나왔듯 마지막 장면도 맥거핀으로 공백으로 놔뒀으면 어땠을가?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웠다. 


그동안 이창동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완벽한 캐스팅인데, 이번에는 예전 박하사탕의 설경구나, 시의 윤정희를 보며 느낀 완벽한 캐스팅과 연기라는 생각까진 들지 않았다. 영어는 한 마디도 안 하는데, 왜 스티브 연을 주연으로 했을까? 한국어 발음이 나쁘진 않지만 어색하다. 


이 영화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봤는지 묻고 싶은 영화다. 좀처럼 감상평이 통일되게 나올 것 같지 않다. 

나는 열패감와 시기심 가진 건 없지만 더 이상 빼앗기고 싶지 않는 청년의 몸부림(혹은 증오)을 느꼈다. 

유아인은 정말 진실을 알고 싶었던 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하게 되고 뭘까? 생각하게 만드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 감정이 이어진다.

이창동 영화는 최소 두 번은 보게 되는데, 왠지 버닝은 세 번까지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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