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아무런 정보 없이 보면서 진짜 재미없어 보였는데, 흥미롭지 않은 초반부를 보며 그 생각을 확신하려는 찰나, 커다란 인형탈을 쓴 프랭크가 등장한 이후 열광하면서 봤다. 몇 번을 봐도 재미있다.

 

나는 프랭크가, 숙련되지 않은 대중의 영향을 받아 평범해지는 혹은 변질되는 예술가의 이야기로 읽혔다. 또 다르게는 아무리 노력해도 비범해질 수는 없는 일반인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이클 패스밴더는 영화 분량의 90%를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존재감이 대단했다. 프랭크가 처음 등장하는 공연 장면부터 끝날 때까지 영화 제목처럼 프랭크가 엄청난 매력으로 영화를 지배해나간다. 


중간에 프랭크의 맨 얼굴을 보려고 시도하는 장면에는 나도 모르게 숨죽였다가 여지없이 빵 터졌다. 마지막 프랭크의 부모를 만나 대화할 때 혹시 부모와 관련된 무거운 이야기가 나오려나 왜 이제서야 이 부분이 나오는가 생각했는데, 프랭크는 "원래 그랬다."(천재)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수긍이 가더라.


이 영화는 진짜 진짜 진짜 진짜 추천하는 영화다. ★



프랭크 등장



영화대영화 시티즌 포 VS 스노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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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911 테러 이후 모든 걸 테러로 정당화하고 있다.

모두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한 거라고 본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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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포 영화 후반부에 나온 나레이션이다.



영화 시티즌 포는 스노든이 망명을 하기 위해 홍콩의 한 호텔에서 숨어 자신이 왜 이적행위를 벌였는지 지금 미국이 어떻게 국민을 불법으로 감시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스노든의 실제 인터뷰와 그때 동석했던 사람들의 회상 그리고 스노든의 폭로와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료화면까지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다큐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 스노든이 나왔다. 시티즌 포는 다큐인데, 그 영화에서 직접 실제 스노든과 주변 기자와 다큐 제작자까지 나와 실제 상황을 '진짜 긴장'을 보여줬는데, 왜 유명 배우를 대역으로 써서 영화로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다큐를 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조셉 고든 래빗의 스노든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스노든이 뛰어난 능력으로 들어가 일을 하며 흑막을 알게 되는 모습 그리고 탈출까지 극적으로 보여진다. 


어떻게 보면 영화 스노든은 모순적이다. 시티즌 포에서 스노든이 직접 인터뷰했듯 자신이 드러나면 스노든 폭로하는 진실보다 자신이 더 화제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 영화 스노든은 제목처럼 조셉 고든 래빗 그러니까 스노든의 무사 탈출극 정도의 기능 밖에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짜 스노든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폭로한 그 이유, 미국의 불법적인 감시 체계에 대해서 설명은 해주지만 드라마와 인물에 묻혀버린다.


두 영화를 하나만 볼 것이라면 무조건 시티즌 포를 추천한다.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인 용의자 X의 헌신. 일본에서 먼저 나오고 이후에 한국에서 용의자 X 라는 줄인 제목으로 나왔다. 

필자가 먼저 본 건 한국판이었다. 보고나서 더 없이 만족했다. 그리고 몇년 후에 일본판을 봤는데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더욱 치밀하면서도 스릴이 느껴졌다. 몇년 전에 본 한국판도 이랬나 기억을 되짚어 보기 위해 한국판을 한번 더 봤다. 일본판을 본 후에 한국판을 보니 한국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일본판이 수학자와 고교 동창인 물리학자가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두뇌 싸움에서 스릴이 있다. 또한 모녀와 사건을 추적하는 경찰들도 나와 크게 네 팀이 활약한다고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선 모녀와 수학자 류승범 페어와 고교 동창이자 사건 담당 경찰인 조진웅의 집념이 대결한다. 즉, 고교 동창의 두뇌싸움을 벌여야 할 물리학자의 역할이 경찰 조진웅으로 흡수되어 버렸다. 그럼 경찰은 일본판처럼 열혈히 사건을 추척하면서 두뇌까지 갖췄나 전혀 그렇지 않다. 덕분에 일본판을 본 후 한국판을 봤을 때 긴장감이 뚝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항상 양아치 역할만 맡았던 류승범은 영화 안에서 너무나도 뛰어난 연기를 했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지만 특히 더. 한국판 용의자 X 에선 정말 류승범 한 명만 보인다. 이요원도 부족하지 않았지만 정작 추의 무게를 맞춰야 할 조진웅이 다소 류승범과 무게를 맞추지 못했다. 첫 주연인가 맡은 배역의 한계 때문인가. 


일본판에선 로맨스를 배제하며 마지막에 주인공의 절규로 한번에 터지는데, 한국판은 로맨스가 자꾸 사이즈가 안 맞는 옷을 입는 것철머 내내 끼어들려고 해서 일본판처럼 추리싸움으로 전개할 수 없었나 아쉬움이 든다. 


용의자 X의 헌신 원작소설은 보지 못했다. 한국판만 보면 아쉬울 것이 없는 작품. 다만 일본판을 본 후에 한국판을 보면 한국판이 아쉽다. 하지만 이게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할 때 일본판에 손을 들어주는 건 아니다. 같은 내용에 추리 스릴러지만 보여지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볼 예정이라면 역시 한국판을 먼저 보는 게 낫겠다.





어쩌면 이사랑 감독과 배우 김수현은 억울해 할지도 모른다. 최고의 작품인데, 시대를 너무 앞서간 걸까 생각하며 말이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이사랑은 색감 넘치는 미장센과 독특한 액션 처녀작부터 최고의 연출가로 거듭나고, 김수현은 완벽한 1인 2역을 소화해내며 최고의 원탑 남자 배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사회 이후로 클레멘타인을 밀어내고 최악의 영화를 비교할 때 리얼을 갖다대는 현실에 적잖이 당황하고 분노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사랑 감독의 영화는 앞으로 다시는 볼 일이 없고 그런 일이 아예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이런 영화에 나오면 배우는 뭔 죄냐 싶지만 주인공인 김수현 역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캐스팅 된 죄가 아니라 자신이 영화 제작에 깊숙히 관여했기 때문이다. 리얼은 한 마디로 김수현의 영화이다. 김수현이 스스로 밝게 빛나려고 만든 영화. 그리고 자신만 빛나려 했던 욕심이 빚어낸 영화이기 때문이다. 

리얼이 자랑하는 미장센은 개뿔......존윅을 보고 와라. 색감은 절제가 되고 상황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일반 액션은 영화명답게 리얼함을 추구하는 듯 보이나 박수치는 소리와 함께 어설프기 그지 없다. 마지막에 뜬금없는 춤판 액션은 안무가를 고용했다는데 시도는 좋다만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시나리오는 도저히 말을 못 꺼내겠다. 그래 미안하다. 이해를 못 했다 이해할 생각도 없다. 적어도 리얼을 보고 시나리오는 뛰어났는데...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상종하지 않으리라. 의견이 달라서 그런 게 아니라 무서워서 그런다.

영화는 내용이 형편없으니까 똑똑한 척 무게잡는 척하는데 그래서 뭔가 있어보이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덩달아 형편없어진다. 그리고 어김없이 중간마다 실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나는 옥수수에서 무료로 봤는데 그래도 화났다. 시간이 아까우니까. 이 영화를 멀리 가서 큰 돈주고 본 사람은 매우 큰 화면에서 정신적인 모욕감과 함께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매우 화를 냈을 것이 분명하다.(트랜스포머5를 봤어야해!) 만약 일행을 꼬드겨 같이 봤다면 술자리에서 평생 조롱당하도 아무 말 못하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독립영화도 아니고 한 배우의 욕심에 100억대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다. 게다가 감독 경험이 없는 투자자가 감독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서도 거대 배급사로 인해 전국 영화관에 깔려 어쩔 수 없이 트랜스포머 5 라는 차악을 택해야했던(차라리 영화관에서 나오라고!) 관객들의 후기도 많이 나오고 그렇기에 더욱 맹렬하게 깔 수 밖에 없는 영화인 것이다. 

리얼 -영화 제작을 우습게 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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