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서 상대방 여자의 얼굴을 비하하는 건 장애인이 주인공이고 사회의 편견과 싸우는 영화에서 아무 생각, 개념 없는 설정 아닌가? 제작진 그 누구도 이 장면에 태클을 안 건건가?

조정석과 시비가 붙는 무례한 중년남성도 뉘앙스가 젊은 여자와 조건만남 같은 분위기나 풍기게 하고 장애인이 캐릭터로 나오는데 왜 이렇게 섬세하지 못한지.

저런 장면만 봐도 우리 형은 가짜다. 조정석의 췌장암 판정은 처음부터 어거지로 복선은 깔았다지만 정말 아니다. 요즘 관객들을 뭘로 보고, 거의 우롱 수준의 영화다.

 

우리 형을 보다가 자연스레 떠오른 영화가 오!브라더스였다.

사이 안 좋은 형과 동생이 나오고 형이 동생을 부려먹고 마지막에 울리려고 하는 것도 비슷한데, 오! 브라더스가 더 단순하면서도 슬랩스틱이 곁들여진 직진형 코미디에 더 웃을 부분이 많다. 

생각할 수록 신기하다. 2016년에 나온 영화 형이 10년도 더 전에 나온 오! 브라더스보다 비슷한 지점이 상당히 많음에도 모든 부분에서 뒤떨어진다는 게 말이다.

 

거두절미 우리 형을 보려는 사람이 만약 오! 브라더스를 안 봤다면 차라리 오! 브라더스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빅 픽처 



  



빅 픽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이후에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 되었다.


책에선 너무 디테일하게 시체 은닉을 보여줘서 읽으며 이걸 계속 읽어 말어 고민한 기억이 있다. 매우 두꺼운 책이지만 너무 과도한 설명과 묘사로 분량이 는 경우다. 지겹진 않지만 가독성 있게 넘어가지도 않는다. 이 책 이후로 더글라스 케네디는 국내에 모든 작품이 출판되어 중고 서점에 엄청나게 깔리는 책의 작가가 되었는데(그만큼 책이 인기 좋게 팔렸다는 것이다.) 템테이션은 평가도 좋았지만 빅 픽처 읽고 난 후에 관심이 사라졌다.  

 
영화는 장면 전환이 빠르게 이어지는데 가볍다. 로망 뒤리스 혼자 고뇌하는데 썩 와닿진 않는다. 중요한 부분들이 다 스쳐 지나가고. 스케치하듯 편린들만 마치 사진 필름을 현상할 때 현상액을 적신 후 위에 매달아 놓는 것같은 느낌이다.  

책과 영화를 비교하자면 두 작품 모두 보통의 평작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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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시작부터 조용한 시골 동네에 사람이 죽었다는데 밥을 챙겨 먹고 간다. 중간중간 개그가 살아 있다. 이상한 데서 웃게 만든다. 역시나 나홍진 영화 특유의 끈덕지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기운이 가득하다. 

한번 보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빨려들어 보게 된다. 

주인공인 곽도원의 캐릭터 설정이 정말 최고였다. 딸 역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황정민은 최근 비슷한 역할만 자꾸 맡아서 오랜만에 완전히 다른 배역을 맡았는데,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역시 대배우라는 생각. 특히 굿하는 부분은 넋을 잃게 만든다. 무엇보다 플롯과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하다.


곡성은 현혹될 수 밖에 없는 영화다. 


가장 논란이 된 게 천우희의 존재와 황정민과 쿠니무라 준의 관계인데, 황정민과 쿠니무라 준은 협력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쟁하지도 않는다.
황정민이 처음 곽도원의 집에 방문했을 때 장독을 깨보라고 한 후 거기에서 나온 까마귀를 보고 놀란 건 자신과 같은 주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을에 있다는 것. 이후 쿠니무라 준이 점찍은 곽도원의 딸을 빼앗아 간 것. 곽도원이 보는 가운데 옷을 갈아입을 때 쿠니무라 준과 같은 속옷(?)을 입고 있는데 이건 같은 악마숭배 혹은 종파라는 것. 하지만 쿠니무라 준과 협력을 하진 않는다. 우연 혹은 부름을 받아 둘 다 곡성으로 들어온 것이다.
황정민은 곽도원의 딸에게 살을 날리고, 쿠니무라 준은 천우희에 의해서 살을 맞는데 교차편집(감독 인터뷰) 되어 그 부분이 헷갈렸을 것이다. 
천우희는 마을의 수호령이다. 황정민이 피를 뿜는 건 수호령의 범위 내에 있었기 때문. 쿠니무라 준과 수호령 천우희의 산속 격투신이 삭제되지 않았더라면 논란이 없을 내용.(감독 인터뷰에서 통편집했다고 함.)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이 편집되지 않은 게 아쉽다. 마지막에 황정민이 사진을 찍고 천우희가 주저 앉아 우는 모습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이것 때문에 맥거핀이 사라져버렸다.







관객들이 천우희의 첫 등장 때 내린 판단만큼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혼란스러워진다.




황정민이 대배우란 사실을 다시금 깨우치게 한 곡성




곡성의 대표적 테마에 가장 중요한 인물.




과연 현존하는 악마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그렇게 보인다. 역시나 열연. 쿠니무라 준.




나오는 모든 배역이 어색함이 없고 연기는 끝내준다.  





미쓰 와이프



너무나도 허술한 이야기 때문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후반부에 전형적인 '입장 바꿔 생각해 봐'가 의도된 플롯과 함께 엄정화 빼고는 진짜 다들 '연기 하고 있습니다.' 라고 쓴 채로 연기하는 모습.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인정받아야 하는 시대에 능력 있는 싱글 여성을 이기주의자 캐릭터로 설정한 건 너무 단순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한 엄정화가 아침에 팔팔 끓는 찌개를 끓여서 출근하는 남편 먹이는 것보다는 능력있는 비혼 여성 엄정화가 돈 팍팍 쓰면서 스스로 꾸미고 아침에 스테이크 썰어먹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은데. 편과 가장 이상적이라는 자식형태로 알려져 있는 누나와 남동생의 전형적인 중산층 4인 가족의 결성이 행복이라는 결말이 2017년도에 나온 영화라니. 실망스럽다.



초반에 이 장면이 나오는 이유는



너무 예상이 쉽다. 관객 우롱 수준의 단순한 플롯 구조 



'혐오' 검증의 시대 아닌가.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말하자면 저런 장면은 전업주부에 대한 혐오다.




홀로 아침에 스테이크를 구워 썰어먹는 삶이 더 낫지 않을까?



정말 아침에 남편을 위해 밥과 찌개를 끓이는 게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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