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의 단편 <오빠가 돌아왔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막장 가족"이다. 첨부한 표지 일러스트 지금 문학동네 말고 처음 책이 나온 창비 이우일의 표지만 봐도 "오빠가 돌아왔다"의 그 "오빠"가 범상치 않은 더 편견을 곁들여 말하자면 아주 개망나니 같이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저 포스터만 봐도 참 착해 보인다. 


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처럼 영화 역시 딸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아주 스피드하게 우리 가족은 이렇게 한심하고 막장이지만 어떻게든 굴러갑니다. 가족 소개하듯 나오는 소설과 달리 영화는 굉장히 침착하게 진행이 되는데 아주 명랑하다. 명랑함은 오빠가 돌아왔다에 나오는 가족들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속성이다. 게다가 역시 결론은 가족이 좋다는 식의 해피엔딩. 너무나도 훈훈한 결말.


캐릭터가 어찌 단편보다 더 못 살아난다. 차라리 단편 소설 그대로 가져오면 되었겠지만 설정 변화를 택한 것이 치명적이다. (오빠는 단편소설에서 택배일을 하지만 영화에선 뮤지션을 꿈꾸며 버스킹을 한다. 그리고 데리고 온 여자는 소설에선 미성년자이지만 영화에선 성인이 되었고 임신을 했다.) 캐릭터의 개성을 전혀 못 살렸다.  


무엇보다 영화가 단편소설이 나온 후에 너무 늦게 나왔다. 소설은 낡는다. 물론 김영하의 소설은 지금 읽어도 뛰어나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90년대에 나온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오래 되어 보인다. 나오려고 했으면 최근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살인자의 기억법처럼 빨리 나왔어야 한다. 그리고 굉장히 빨리 읽히는 열장 정도의 단편인데 이 짧은 분량의 단편을 장편 영화로 만드는 건 확실히 무리였다. 그런데 노진수 감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이 영화 이후로 계속 애로영화만 찍고 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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