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퀘스트(이하 '드퀘')를 진 엔딩까지 본 후에 밀려오는 감동과 함께 클래스란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국민 RPG라고 불리는 드퀘는 플랫폼빼고는 바뀌는 게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애니매이션 같은 카툰그래픽과 함께 3D로 다양한 이벤트 연출이 나온 PS2 드퀘8의 경우 기존에 즐기던 마니아들에게 충격과 거부감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캐릭터의 매력과 함께 이벤트 연출 감상을 너무 즐겁다.

이번 드퀘11은 기존 드퀘를 즐기던 유저가 드퀘 8를 봤을 때 느꼈던 충격 이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드퀘8이 비주얼적인 시각충격이었다면, 이번 드퀘11은 겉모습은 드퀘이지만 완전히 쇄신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험의 서 작성 및 교회에 가서 세이브를 하는 등 전통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예우'차원에서 보여지는 것뿐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자동저장 및 모험의 서 역시 여러개의 세이브 슬롯과 NPC가 끊임없이 다음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등 전통이라는 고집을 버리고 시대의 흐름을 모두 따랐다.

전통적인 모험의 서 작성 화면이지만 슬롯이 아홉개(!!) 게다가 수시로 자동진행이 된다.(좌) 동료 대화나 마을에서 길잡이 NPC가 항상 존재해 헤맬 일이 없다.(우)

대표적으로 드퀘를 처음 한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는 경우인데(이걸 노리고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던전이나 집 내부에서 루라를 쓸 경우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연출과 함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이번 작은! 루라를 쓰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이 된다. 

 

난이도 역시 저레벨 플레이 등 플레이어 스스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있었지만 드퀘의 난이도는 동일했는데, 이번에는 더 낮아진 모습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좌절 없이 최소한의 레벨 노가다로 게임 엔딩을 무난하게 보도록 설계가 되었다. 그리고 따로 '적 강함'이라는 모드를 놔서 예전 유저 및 강한 난이도의 게임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불만을 갖지 않게 만들었다.

무난하게 진행을 해도 한번쯤 막힐 수 있는 크라겐 하지만 대포 지원이나 초반 전술 변화로 노가다 전혀 없이도 클리어 가능하다.(좌) 최종보스도 슈퍼링 없이 메탈슬라임 노가다나 장비세트 안 맞추고 60대 초반선에서 클리어 가능하다 안심하도록!(물론 이 경우엔 반복과 운이 필요하다. 사진우) 

적강함 난이도는 예전 드퀘의 난이도보다 훨씬 높다. 드퀘는 전통적으로 초반부 노가다와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클리어가 어렵지 않지만 적강함 모드는 그걸 넘어서는 난이도이기 때문에 다크소울 같이 순간 반응력과 패턴 분석으로 플레이어가 성장해 적들을 무너뜨리는 그런 부분보다는 레벨노가다와 장비 맞추기로 잡는 거라 성취감도 적고 괜히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반모드로 진행하자. 턴제의 특성상 아무리 자동저장이 있어도 여러 번 게임 오버가 나면 일반 액션게임보다 더 현타가 오게 마련이다.(드퀘 노멀 난이도 --- 기존 드퀘 시리즈 난이도 --- 적강함 난이도 이렇게 보면 되겠다.)  

 

플레이어가 오프닝을 본 후 타이틀 화면이 나왔을 때 해야 하는 행동은 두 가지다. 0으로 되어 있는 볼륨을 높이는 것과 전투 카메라 시점을 고정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처음 구동 시 음소거 처리 되어 있어 설정 후 다시 보게 된다.(좌) 시점 때문에 뭔가 기대를 하게 만들었던 전투 고정 시점이 낫다.(우)

물론 그대로 놔둬도 되지만 음성이 없으면 심심하다. 드퀘 8의 이벤트 연출조차 상상력을 제한한다면(어떻게 그런 생각을?!) 거부감을 느낀 일부 골수 2D 드퀘 마니아들의 경우 캐릭터 음성(그것도 영어)이 나오는 게 적응 이상의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일 수가 있겠지만 역시 음성이 없으면 심심했다.(성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스위치판은 일어 음성이 추가된다고 한다.) 

 

전투 카메라 시점은 고정을 해놓지 않으면 캐릭터를 무려 이동(?!) 시킬 수가 있는데, 기존 드퀘의 1인칭으로 적만 비추는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동만'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는 정말 쓰잘데기가 없는 요소다. 카메라를 돌려가며 캡쳐할 게 아니라면 고정 시점이 원활하다. 잠시나마 이동 거리로 데미지가 덜박힌다거나 기대를 걸어봤지만 아니었다.   


전투는 전통적으로 기합 모으기 후 공격이 보스전 필승인데, 기합이 없어지고 존과 캐릭터간 발동 조건에 따른 연계기를 도입했다. 캐릭터는 턴제 RPG 특성상 전통적으로 레벨이 오르며 기본 능력치가 올라 수월하게 진행이 가능하지만(=레벨이 깡패, 일정 시간 레벨노가다는 필수&감수) 스킬트리로 인해 육성의 자유도가 대폭 늘어났다. 각 무기별로 스킬트리가 있어 한 캐릭터로 여러 개의 아이템과 특성으로 육성시키는 맛이 있다.

연계기 연출은 '셀 수 없이' 많다.(좌) 스킬트리 육성으로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를 키울 수가 있다.(우)

제련요소도 도입이 되었는데, 한국 모바일 게임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건 드퀘에 대한 모욕이다! 처음 제련 요소가 나올 때는 번거로울 것 같은데 꼭 해야 되는 요소가 아닌가 싶어 거부감이 들긴 했다. 하지만 막상 하면 은근히 성공을 하기 위해 집중해서 전략을 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제련은 레벨이 높으면 성공하기가 수월하긴 하지만 집중력이란 걸 둬서(한국 모바일 게임이었다면 이 집중력에 부분유료가 가해지겠지만) 이 한계치 안에서 여러 특수스킬을 잘 계산해 제련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은근히 전략이 필요한 제련(좌) / 캠프에서는 BGM 재생 같은 것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우)

제련은 제한된 집중력 안에서 제련율을 높이는 각종 스킬을 잘 계산해서 넣어야 하기 때문에, 리듬액션처럼 타이밍 맞추기 요소보다는 전략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슈퍼링등 게임을 수월하게 만드는 아이템은 레시피를 구한 후 제련을 통해 제작해야 하지만 필수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없다. 필자는 진엔딩 볼 때까지 캐릭터 의상 바뀌는 아이템 한번도 세트로 맞춘 적이 없다. 

 

턴제 전투는 간결하면서도 전략이 필요하고 다소 운도 따라야하는 중독성 있는 방식이지만 최신 게임의 흐름상 아무래도 단순하고 지겹워지게 마련이다. 간간히 자동전투도 곁들여서 해야 덜 물리는데, AI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 아쉽다. 전투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드퀘의 클래식모드를 따로 두고, 다음 작품에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한번 가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때려?! 갈등이 들게 만드는 몬스터들과(좌) / 보스다운 비주얼과 강함의 보스전도 마련되어 있다(우)

서브퀘스트는 이미 NDS로 나온 9에서 도입이 되었지만 11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위쳐3 같은 게임의 깊이 있는 사연을 가진 퀘스트를 기대하면 안 된다. 간단한 심부름이나 몬스터를 잡아 아이템 가져다 주기, 제련으로 아이템 만들어 주기 등 간단한 방식이다. 그렇지만 캐릭터 여럿을 존 상태로 만들어 연계기로 클리어해야 하기 때문에, 존은 모은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형태라 은근히 귀찮게 만든다. 외형을 바꾸는 장비를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해야 할 동기부여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진행을 위해 몬스터 달 것이 필요한데 몬스터 경주는 왜 없는지 아쉽다.

정말 독특한 그래픽을 지녔는데, 카툰도 아니고 실사도 아닌데 정말 동화같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 하다. 이건 정말 그래픽 수준도 높지만 굉장히 개성있기 때문에 독창성에서 정말 좋은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양한 컨셉의 배경 그래픽도 그렇고 캐릭터 이벤트 연출도 보는 맛이 배가된다.

하지만 사운드가 최악이다. 드퀘의 전통적인 사운드가 수준이 낮을리가 없다. 첫 구동할 때의 그 전통적인 사운드 모험의 서를 펼칠 때, 케토스르 부를 때 귓가에서 먼저 울려퍼진다. 문제는 한 단계 낮은 단계의 사운드 음질이라고 해야 하나 현 플랫폼에 어울리는 레벨이 아니라는 말이다.

 

드퀘가 11편까지 나오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스토리 때문이다. 이런 일직선 방식의 게임에선 스토리로 유저를 붙들어놔야 한다. 그리고 드퀘는 완벽하게 이 부분을 만족시킨다. 드퀘 전통적으로 용사의 후손이 동료들과 힘을 합쳐 마왕의 방해를 이겨내고 평화롭게 만든다는 이야기이지만 세부적으로 진행을 하면 전설로 내려오는 동화를 들려주는 것처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충격을 줘서 흥미를 가지게 만들 스토리로 가득하다. 

용사가 이시 마을을 다시 방문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기이하고 매력적인 시나리오의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좌) / 각 마을에 있는 메인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아 모두 기억에 남게 만든다.

특히 이번작의 스토리는 그 어떤 시리즈보다 함께하는 단순히 보조로 전투를 도와주는 동료들의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8부터 용사 일행에 대한 개성이 늘어나긴 했지만 이번 11은 정말 역대급이었다. 특히 이번 작에서 가장 사랑을 받을 거라 단언할 수 있는 베로니카는 엄청난 존재감과 엔딩 후 진엔딩을 보기 위한 엄청난 동기를 부여한다.(더 이상은 스포가 되어 말할 수가 없다.)

용사는 대대로 혼자가 아냐!!

이번 작은 게임 내에서 정식으로 나눠지진 않았지만 시련에 빠지는 1부 동료를 찾고 마왕을 잡고 평화를 되찾는 2부 그리고 (스포읍읍) 3부로 나뉘어진다. 드퀘는 전통적으로 마왕을 잡고 엔딩을 봐도 끝판왕격인 존재가 있는데, 이건 추가적인 요소일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엔딩을 본 후부터가 진짜 드퀘의 본 스토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숨겨진 요소가 아니라 분류만 엔딩 후로 놨을 뿐 반드시 진행을 하게 만들었다. 

베로니카&세냐 쌍둥이 자매는 역대급 매력의 캐릭터였다.

드퀘를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며 플레이했다면 단 하나의 망설임 없이 진행을 할 것이고 후반부에 어렵다 노가다가 필요하다 그런 말이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번 언급했듯 외형이 바뀌는 능력 좋은 장비 세트를 맞추지도 않았고 카지노 노가다에 이어 기적의 물방울로 스펙타클쇼 등의 연계기를 이용 메탈킹을 불러내는 노가다 같은 거 하지도 않았다. 

 

슈퍼링도 제련 실패한 거 끼었고, 메탈슬라임이라도 불러내서 레벨을 올려볼까 하다가 그냥 끝판왕을 잡았는데, 레벨 60중반정도면 일반 장비로도 여러 번 반복하더라도 결국 잡아낼 수가 있다. 그리고 편의상 나눴지만 3부 끝까지 꼭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 2부 엔딩만 봤다면 드퀘의 시나리오를 온전히 즐겼다고 보기 힘들다. 3부를 위해 1부와 2부가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드퀘11을 진엔딩까지 다 보고나면 기존 유저와 새 유저를 모두 잡겠다는 제작사의 의지가 느껴진다. 전통을 고수한 방식은 전통적인 인터페이스로 보여줬지만 겉모습만 그럴 뿐 세심한 자동이동과 진행 설명, 기존 DQ 유저들은 놀라 까무러칠 정도의 편의성을 도입했다. 파판15와 다르게 기존 유저에게 우리는 단단하게 자신들이 창조하고 발전시킨 일직선 형태의 JRPG를의 전통을 지키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그래서 11의 시나리오도 로토시리즈인 1-2-3 그 전으로 시간적 배경을 설정한 것 같다. 11을 하고 진 엔딩을 보면 3-1-2로 이어지는 로토시리즈를 다시 플레이하고픈 생각이 들게 만든다. 본작의 부제인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처럼 지나간 (로토)시리즈를 찾아서 해보고 싶다. 드퀘12 언제 기다리냐?! 


선택의 순간

★☆

클래스란 이런 것이다!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혁신적으로 불편함 없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모두 수용했다. 

적당한 타협으로 여전히 드래곤퀘스트라는 브랜드와 일직선 진행의 RPG의 굳건함을 보여줬다.

 

소위 일본식 RPG로 불리는 과거 일직선 스타일을 싫어한다면 해볼 이유가 없다. 플레이타임을 굉장히 잡아먹는데다 전투도 턴제 방식 안 맞는 사람은 절대 안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유저나 예전 90년대 RPG 이후 게임을 끊었던 사람들이라면 100시간 넘게 즐길지도 모르겠다. 

 

과거엔 RPG 장르 게임은 일본식과 서양식으로 크게 나뉘어, 일본식 RPG 게임은 특유의 일직선 방식의, 나쁘게 말하면 자유도 없는 강압적인 진행이었고, 서양식 RPG는 특유의 자유도 높은, 나쁘게 말하면 방치형으로 극명하게 성격이 나뉘었다. 하지만 이것도 한참 전의 말이다. 

 

2000년도 들어가며 서로의 장점을 가져다 쓰고 보완하며 어느정도 자유도를 지닌 방식과 다양한 서브퀘스트가 도입된 일본식 RPG와 서양식 RPG 역시 난이도와 자유도가 여전히 높지만 길을 잃지 않도록 대표적인 길잡이격인 보다 명확한 메인 스토리가 도입되었다.  

바이오웨어는 발더스게이트, 아이스윈드 데일 등 D&D룰을 변용한 독자적인 시스템과 함께 과거 마이트앤매직, 위저드리 그리고 울티마 3대 서양 RPG라고 부르는 게임과는 다른 자유도 높은 서양식 RPG의 진수를 선보인 개발사다.(정확히 말하자면 블랙아일 스튜디오에서 개발, 유통을 했지만 최근 앤섬으로 떡락) 네버윈터 나이츠 후 세월이 흘러 드래곤에이지 오리진이 나왔는데, 이 게임은 동서양 모두를 포용하기 위한 고심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시나리오가 부족하기보다는 그 시나리오를 플레이어로 하여금 느끼지 못하게 했는데, 이번엔 최대 강점이 시나리오다. 인터페이스 등은 보편적으로 만들었고 큰 매력이 없게 느껴지는 전투와 그래픽과 다르게 정말 시나리오가 좋다. 캐릭터의 호감도와 딜레마를 다뤄 큰 결정을 하려면 갈등이 들 정도. 

 

다양한 종족이 나와 보는 재미도 있고 게임을 플롯으로 나누며 결국 대회합을 위해 마을처럼 각 종족의 지역으로 가서 해결하는 것이지만 크게 단순하게 나눈 거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방대한 설정과 디테일한 퀘스트가 있다. 

3D 게임이기 때문에 장비 맞추는 재미도 있고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파고 들면 엄청 재미있을 듯. 전투 전 일시정지로 전략도 짤 수 있고(크게 의미는 없다.) 또 시점을 다양하게 가져 갈 수 있어서 전투 장면(감상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보는 재미 역시 존재한다.

 

나온지 10년이 된 PS3 초창기 게임이라 친절하지 않은 난이도와 디테일하게 캐릭터 모델링이 되어 있어도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쿼터뷰로 멀리서 보며 전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액션성을 느끼기 힘들지만 흡입력 있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보완해준다.

 

게다가 3편까지 나온 시리즈 게임이고 3편이자 1편의 프리퀄인 인퀴지션은 고티 수상작이기 때문에 지금 오리진을 해도 확장팩까지 구입을 해도 매우 싼 가격인데다, 한글패치까지 있기 때문에 방대한 시나리오의 RPG 게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리뷰에 앞서, 본 리뷰는 게임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들어있으니 게임 구매를 고민하는 유저의 경우 이 리뷰글을 읽지 말고, 전에 올린 프리뷰 글(https://wkrrkghkd.tistory.com/773)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이 리뷰는 게임을 플레이할 생각이 없거나 엔딩까지 본 사람들이 보기에 더 적합합니다. 


레드데드리뎀션2 



들어가며


리뎀션이라는 서부극 게임이 있었고 리뎀션은 비록 성공은 못했지만 명작을 내놓는 지금의 락스타가 나오는데 커다란 기여-시행착오-를 한 게임이었다. 이후 일명 학교판 GTA라고 불리는 불리(Bully)나 명불허전 그랜드 세프트 오토(GTA) 시리즈에 이어 서부극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데드리뎀션(이하 줄여 레데리)까지 나오게 된다. 


레데리1편은 2010년에 나와 최다 고티를 수상했지만 레데리2는 아쉽게도 갓오브워4에 밀려 최다 고티 수상은 못했다. 하지만 게임 역사상 역대 최고의 게임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다.


시나리오-락스타 게임즈에 대한 오해


락스타 게임즈에 대해 게이머들이 하는 오해가 오픈 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그저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는 선입견이다. 하지만 락스타 게임즈는 그 어떤 개발사보다 싱글 스토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제작사다. 자유도는 멀티 온라인으로 미뤄두고 싱글 스토리에 올인하는데 단지 즐길 컨텐츠가 아주 방대해 플레이어가 자꾸 뒷길로 새는 것뿐이다. GTA도 그렇고 레데리도 그렇고 모두 싱글에선 시나리오에 방점이 찍힌다.  


메인 시나리오


2가 1의 프리퀄이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은 1편보다 과거다. 레데리가 처음부터 1편은 존 마스터의 이야기 2편은 프리퀄로 반 더 린드 갱의 아서 이야기를 만들자 이렇게 기획이 되어 있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1을 만들고 2를 과거로 가며 짜맞추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에필로그 부분에 약간 2와 1 사이의 아귀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전혀 문제될 건 없다.) 여기에서 존 마스턴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고 1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언급되지도 않는 인물인 아서라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낸 건 정말 현명한 아이디어였다고 본다. 


1편의 카리스마 넘치던 존이 쭈구리로 나오는 건 함정(아서가 어깨엔 인 사람이 구출을 받는 존)

점점 유대를 쌓는다. 존의 존재감은 챕터가 지나며 점점 늘어난다.


2편은 (더치) 반 더 린드 갱에 속한 아서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 중인 갱의 일대기를 구현해낸다. 특히 아서의 이야기는 게임외에 드라마로 제작이 되어도 아니 그래야 할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이었다. 게임을 집중력 있게 잘 따라갔다면 폐병에 걸린 아서가 플레이하며 안타깝고 후반부 뒤늦게 선(善)에 대한 자각을 한 후 최대한 속죄하는 모습을 보며 이후 지켜보는 아서의 죽음에 더 여운이 남게 될 것이다. 


서브 시나리오


GTA 같이 락스타 게임즈의 전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서브 시나리오도 상당히 공들여져 있다. GTA5처럼 노골적인 미국 사회에 대한 은유적인 비판은 없지만 매력적인, 달리 말하면 똘끼 넘치는 캐릭터들을 최대 다섯 번까지 다양한 장소와 챕터(시간이 흐른다는 개념)마다 등장을 시켜서 분량도 만만치 않고 클리어하는 재미도 있다.  



또라이 캐릭터들이 넘친다


플레이하며 깜짝 놀라게 만드는 상황. 물론 이 경우는 필수 이벤트이지만.


돌발 이벤트


구해주기나 각지에 세력을 형성하는 갱과의 대결 등이 있다. 넓은 공간을 덜 지루하게 만들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자유도가 높은 게임의 특성상 하나의 이벤트로도 플레이어는 여러 고민과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은 반드시 후반부에 결과로 이어져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레데리2 게임의 부재가 인과 연인가 싶을 정도로 오히려 이 작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돌발 이벤트가 내 행동이 이런 결과를 줬나 생각하게 만드는 은근한 울림이 있었다.


구해줘도 되고 그냥 지나쳐도 되고 죽여도 된다

하지만 구해줬을 경우 반드시 보답이 주어진다. 간단한 연출이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만든다

숨겨진 찾기


연쇄살인마 찾기 같은 건 클리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레데리를 플레이하며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요소다. 생드니의 뱀파이어나 스트로베리 마을의 시장의 비밀 같은 것 역시 스트로베리는 사실 본 게임을 진행하며 별로 갈 일이 없는데 이런 요소 때문에라도 찾아가게 된다.




시나리오의 핵심은 인물들의 변화 


아서라는 갱의 일대기를 담으면서 아서 개인뿐 아니라 아서가 속한 갱의 상황 그리고 야만의 세계를 문명화시키려는 나라에 의해 극변하는 정세 속에서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변화에 직면하며 갱 안에 속한 인물들도 각기 다른 입장을 처하게 되고 끊임없이 도피를 하고 사건을 겪으며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나중에 에필로그에서 가장 든든한 아군이 되는 세이디 애들러 같은 경우도 레데리를 시작하면 프롤로그격인 챕터 1에서 가장 먼저 구출을 받는 연약한 남편을 잃은 슬픔에 빠진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후에 갱 안에 있으면 복수를 꿈꾸고 스스로 독해져 나중에는 갱에 속한 여자 일원들과 달리 남자 갱처럼 권총을 잡고 이후에는 현상금 헌터로 살아가게 된다. 플레이어는 수십 시간을 플레이하며 자연스레 변하는 이런 캐릭터를 보며 분명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프롤로그에 구해지는 세이디 애들러. 아서보다 더 변화는 인물이다. 만약 후속편이 나온다면 세이디 애들러가 주인공이 되어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시간을 두고 제대로 구축된 캐릭터


레데리1의 주인공이자 2에서는 비중있는 조연이 되는 존 마스턴 역시 갱의 일원이지만 그다지 존재감 없고 아서에게 구출받고 무시당하지만 나중엔 가족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아서의 의지를 이어 받으며 성장한다. 


꼭 좋은 쪽으로 변화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아서가 속한 반 더 린드 갱의 두목인 더치의 경우 카리스 있는 악인이었다가 나중엔 궤변을 일삼으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그저 문명의 세계로 편입되지 않으려는 발버둥을 치며 의리를 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세이디는 더치가 변한 게 아니라 본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서서히 바뀌는 주변 캐릭터들과 함께 플레이어가 일관되게 끝까지 악명을 쌓는 작위적인 플레이를 하면 모를까, 스토리에 맞춰 중 후반부부터 서서히 명성을 쌓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전환시키면 더욱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서는 반드시 죽는데, 네 개의 죽음 분기(?)가 주어지며 스토리에 적합하게 후반부에(쌓아도 충분하다.) 명성을 쌓는 플레이를 했다면 석양을 보며 죽음을 맞이하는 진엔딩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상당히 여운이 남는다.(다른 말로 '현타'온다. 그동안 수십 시간 어떤 경우 100시간 넘게 감정이입하며 플레이 했을 테니.) 물론 상관없이 악명 높게 플레이를 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는 것도 플레이한 유저에게 충분한 그에 걸맞는 감정을 전해줄 것 같긴 하다. 이게 레데리2의 매력이기도 하다. 


전투-데드아이샷의 호쾌함


넌 이미 죽어 있다

스릴이 엄청나다


게임의 기본 진행은 해당 인물이 있는 장소에 가면 대화 후 말을 타고 길게 이동을 하고 그 이후에 해당 지역에 도착해 총싸움을 벌인다. 이게 거의 대부분의 요소인데, 게임의 전투 기본 총격은 크게 단점을 찾기 힘든 정석적인 형태이다. 대신 데드아이샷으로 특별함을 부여했다.


서부극하면 떠올리는 게 당연히 권총집 안에 있는 단발 권총을 순식간에 꺼내 상대방을 쏘는 장면일 것이다. 레데리1에서도 중요 전투 시스템 중 하나인 데드아이샷은 이번에도 건재하다. 게임을 조금 더 쉽게 이끌어 나갈 수 있고 극적 효과까지 가지고 오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전투 중 수시로 타바코 껌을 씹게 될 것이다. 몇몇 이벤트에서는 데드아이가 자동으로 발동되는 연출이 있는데 그때 가져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그래픽


극한의 그래픽. 세세한 오브젝트의 디테일이 너무 놀라워 민가에 들어가서도 샅샅이 둘러보게 된다. 무기를 커스터 마이즈하고 싶은 기분이 자연스레 들고 옷 역시 종류별로 색깔별로 구입하고 싶다. 머프리 갱의 본거지 같은 경우 잔인함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컨셉에 맞춰 제대로 구현해 놓은 오브젝트 때문에라도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초반부 이 이벤트에서 갓 게임임을 직감했다.


GTA5에서 이미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환상적인 그래픽을 체험했지만 이번엔 더 진화했다. 과거로 간 서부극인지라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데 더 세세하게 날씨 변화가 생겼고 문명화 되고 있는 세계라 다양한 편차를 지닌 지역이 있는데, 이 부분의 차이가 극명하다. 생드니에 진입 전까진 현대가 무대가 아니라 특별난 야경 효과가 없는데 생드니로 가면 야경조차도 환상적이다. GTA5 현란한 네온사인은 없지만 아쉽지 않다.


설원에서 쉼없이 말을 달리다 온도가 높은 곳으로 바뀌었을 때 눈 대신 비가 내리고 바뀌는 주변 환경은 그간의 짜증을 말끔히 씻어준다.


처음 생드니 들어갔을 때 게임인데도 문화충격을 받았을 정도.


화려한 야경의 도시


네온사인 없는 절제된 야경도 충분히 아름답다


연출


영화에 손색없는 연출로 따로 이벤트 무비로만 편집해서 유료 서비스를 해도 경쟁력이 있을 정도다. 탄탄한 스토리에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기에 더 극적으로 보이긴하지만 음성더빙조차 완벽해 컷씬 연출은 도저히 지적할 수가 없다.



영화 찜 쪄 먹는 컷씬 연출이다


사운드


황홀할 정도다. 만약 눈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면 그래픽보다 더 뛰어난 게 사운드다. 특히 극적 연출의 효과를 만나 플레이어의 감정까지 극대화 시키는데, 챕터5 후 아서가 말을 타고 돌아갈 때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마지막 시나리오를 앞두고 말을 타고 탈릴 때는 환상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에필로그에서 집을 지을 때라든가 흘러나오는 컨트리 팝 음악은 적시적소에 완벽하게 배치되었다. 


대표적으로 챕터5의 일직선 진행이 끝난 후 흩어진 갱을 찾으러 말을 달릴 때 흐르는 음악


열심히 플레이한 플레이어의 경우 스샷만 봐도 귓가에 음악이 흘러나올 것이다


인터페이스


GTA5 때처럼 지도보기나 웨이포인트 저장 같은 건 여전히 불편하다. 지도를 보려면 계속 옵션버튼을 길게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웨이포인트도 서브나 메인 차별화 해서 찍을 수 있게 하면 좋은데 그러지 못해 자꾸 지도를 들춰야 한다.


오픈월드-방대한 세계


레데리2는 앞서 한번 설명했지만 아서라는 한 인물에 대한 일대기를 플레이어로 하여금 완벽하게 감정이입이 되게 그 어떤 부분보다 시나리오에 집중을 해서 만든 게임이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세계이기 때문에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메인시나리오를 제쳐두고 다른 걸 하기 쉽다. 워낙 하나하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야생동물 사냥과 낚시, 약초 채집, 갱 사냥 모든 컨텐츠가 심혈을 기울인 게 느껴지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명성이 떨어지고 현상금이 치솟겠지만 갱 일원이니까 돌아다니면서 나쁜 짓만 해도 된다. 연극만 챙겨봐도 플레이타임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수 많은 수집과 도전과제를 놨기 때문에 전 목표 달성을 노린다면 이거 하나만으로도 다른 게임을 구입하지 않아도 아주 오랫동안 붙잡고 할 수 있다. 가성비의 끝판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낚시는 손맛이라든가 다른 컨텐츠 완성도에 비해 아쉬웠다


특히 레데리2가 GTA5와 다른 차별점은(자꾸 GTA를 언급하는 이유는 같은 장르에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레데리2는 레데리1의 후속작이기도 하지만 GTA5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엔딩을 본 후에도 싱글 안에서 계속 머물 요소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오히려 에필로그까지 마쳐야 오픈월드 세계를 본격적으로 탐험할 준비를 끝마쳤다고 말할 정도다.(돈도 넘치니까.) 필자 역시 에필로그까지 마쳤지만 지우지 못하고 계속 도전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돌아다닌다. 

아쉬운점


걸음이 너무 느리다! 이동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까지 플레이에 제약을 둘 필요는 없잖은가! 이건 의도치 않은 실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캐릭터가 걷든 뛰든 플레이어 마음 아닌가? 메인시나리오를 위해 특정 장소에 들어가면 답답함을 느낄만큼 느리게 걷게 만든 건 상당히 아쉽다. 갑자기 중력이 생긴 것도 아니고 너무 답답한 디테일이었다.


더 빨리 따라가고 싶은데 중력이 너무 강해!


말 역시 마찬가지로 타 게임이지만 위처3나 전작인 레데리1 정도의(레데리1의 말조작이 잘 된 건 아니지만) 조작이면 충분했다. 최대한 리얼하게 만드려는 기획의도는 알겠지만 어차피 게임은 게임일뿐이다. 너무 디테일하게 만드려는 게 플레이에 지장을 준다면 그건 기획의 미스라고 봐도 충분하다. 


또한 시네마틱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랐다면 다른 제작사의 게임이지만 어쌔신 크리드 신디게이트처럼 버튼 하나로 혹은 자동으로 따라가기가 가능하게 만들게 했어야 했다. 시네마틱 모드로 놓아도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니 나중엔 피곤하다.


이런 건 너무 리얼해서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었다


무엇보다 레데리2의 치명적인 단점은 너무 긴 이동이겠지만 말이다.


수시로 이동 포인트를 놔줬어야 했다. 아서의 캠프 업그레이드로 빠른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특정 장소마다 빠른 이동을 설정은 충분히 가능했다.챕터 6에서 철로 폭파시킨 후에는 기차 이용이 안 되는데, 설원을 누비다가 패드 던질 뻔했다. 


이동만으로 수십 분이 걸리면 그건 설계의 문제다. 이것 때문에 게임을 접는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챕터1의 경우 거의 이동이 대부분이고 여기에서 답답함을 느끼면 이후 레데리는 짧은 재미를 누리기 위해 이동만 계속하는 고통일뿐이다. 특히 챕터2로 진입해서 말굽언덕에서 발렌타인까지 왔다갔다 해야 할 때는 레데리의 풍부한 컨텐츠를 채 누리기도 전에 이탈할 이유가 충분히 될만큼 불필요하게 플레이 타임을 소모시킨다. 


캠핑도 하다보면 중독 돼.


그렇지만 너무 겁먹을 필욘 없다.


위에 언급한 아쉬운 점과 추가로 수시로 먹어줘야 한다느니, 이런 말들을 듣고 굉장히 플레이가 귀찮겠구나 걱정하며 레데리2를 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겁먹을 건 없다. 안 먹어도 그저 저체중이고 잠을 안 자도 된다. 안 자면 아서가 내내 피곤한 표정으로 조는 모션이 되지만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추운 곳에서 여름 복장 입어도 게임 오버 되지 않는다. 


한번도 안 씻어도 갱에서 안 쫓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세세한 강제적인 조작이 귀찮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말 같은 것도 소생제 다 있고 자동저장 심지어 어려워서 못 깨면-전혀 그럴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임무 넘기기도 있으니 엔딩을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 하나 아쉬운 점 플레이블 캐릭터의 사용


GTA처럼 돌아다니며 습득한 캐릭터를 이용해 미션을 하는 게 있는데, 레데리2는 이걸 왜 풀어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 어느 게임보다 매력 있고 감정이입되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아서는 챕터4 이후에 상태가 좋지 않아 오픈월드를 돌아다니기 어색하고, 엔딩 후 특정 조건을 풀면 다른 캐릭터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플레이의 즐거움이 더 배가 될 것 같은데 이 점은 아쉽다.


락스타 게임즈에게 바라는 것


락스타게임즈가 이제는 레데리2 온라인에 집중을 하고 있고 GTA5처럼 워낙 인기가 좋아 추가 DLC 시나리오 팩이 나올 것 같지 않지만(하나의 싱글 스토리를 제작하는 것보다 계속 온라인 컨텐츠 업데이트하는 게 비교안 되게 편하고 돈은 훨씬 많이 버니까) 존 마스턴으로 에필로그를 진행하다보면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바로 레데리2의 개발툴로 만든 레데리1의 리메이크다. 


아무리 생각해도 3가 나올 것 같진 않다. 쓸 수 있는 시나리오가 없다. 만약 나온다면 금주법 시대의 1920년대인데 미드 보드워크 엠파이어처럼 밀주와 관련된 갱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애매해진다. 세계관이 레데리가 아니고 GTA 과거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레데리의 경우 한 지역에 여러 인물이 나오는 GTA와 달리 한 인물이 여러 방대한 곳을 가기 때문에 GTA처럼 하나의 도시를 재현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마을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아무리 자료를 찾아도 이러면 개발이 너무 힘들다. 


야생동물도 없으니 도전과제 만들기도 녹록치 않고 이후엔 말도 사라지는데 GTA에서 페라리를 몰았는데 레데리에서 초기 버전의 자동차를 타기도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적으로 3가 1 이후의 시간적 배경으로 나오긴 힘들다. 연관이 있는 캐릭터조차 없다. 


그렇다고 3를 2 이전으로 2에서 언급되기만 한 블랙워터 사건으로 올라가기도 힘들다. 이미 2에서 야생 세계, 야생과 문명의 중간단계, 그리고 문명세계를 모두 경험한 상태에서 3가 줄 수 있는 매력이 너무 제한적이다. 2를 하다가 1을 할 때의 기분과 다르지 않을 것. 


또한 2에서 웬만한 게 다 구현되어 버렸기 때문에 추가 매력 요소를 만들어 내는 것도 부담이다. 블랙워터 갱 같은 2 이전의 과거 사건은 DLC 추가 시나리오 정도로 나와주길 바라지만 아예 세계관 리부트가 아니라면 레드데드리뎀션이라는 이름으로는 1과 2가 끝인 것 같다. 


하지만 1은 그러니까 1의 리메이크라면 상황이 다르다. 1이 나온지 이미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고 2가 1의 프리퀄을 다뤘기 때문에 그리고 에필로그를 통해 탄탄히 2와 1 사이의 이야기를 메웠기 때문에 2의 시스템과 업적을 연계한 상태로 DLC 버전이라도 1의 리메이크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에필로그 후 엔딩으로 이런 장면을 넣어줬는데 행복회로 가동이 돼? 안 돼?


단순히 행복회로를 돌리는 게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고 매번 다른 개발툴로 게임을 만들 수도 없지 않은가. 개발 시간을 비교 안 되게 줄이면서도 수익은 2만큼 뽑을 수 있는 길을 락스타 게임즈가 모를 리가 없다. 특히 2만 즐기고 1을 해보지 못한 유저도 간절히 원할 것이고, 온라인에서 방대한 세계 구현을 했다고 하기엔 2에서 갈 일이 없는 뉴 오스틴 지역이 너무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다는 것도 기대감을 드러내는 요소다.(또한 꼼수로 멕시코 지역을 갈 수 있다.) 


일단 나는 온라인은 안 한다. 이제는 돈이 넘치는 존 마스턴으로 도전과제와 수집을 완료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중이다. 그리고 나의 행복회로를 계속 가동시킨 상태로 한번 클리어 했던 PS3 레데리 1을 다시 꺼내들었다. 레데리2를 에필로그 엔딩까지 보게 되면 당연한 반응이다. 레데리2 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최종평


★★★★★+★


게임을 너머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제작진이 게임 그 이상의 체험과 서사를 넣으려는 게 느껴진다.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플레이하며 이런 기분을 느낀 건 과거 PS3 라스트 오브 어스 이후로 처음이다.  



그라비티 러쉬 리마스터



그라비티 러쉬는 비타로 나왔고 이후 PS4로 리마스터 되었다. PS3 이후 그리고 말이 휴대용 게임이지 비타부터는 물론 최신 PS4 게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래픽에 불만을 가질 수가 없다.


무엇보다 PS4로 리마스터 되어 좋은 점은 TV 화면으로 커진 만큼 더 중력을 이용한 액션 때 보는 재미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후반부에 거대한 공간을 긴 중력 시간과 X 버튼을 이용 쾌속으로 오래 날아다니다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대리체험을 가져다 준다.


전투가 단순하지만 애초에 휴대용 게임이기에 감안해야 한다. 뭐 VITA는 말이 휴대용이지 엄청난 스펙을 가지긴 했지만 그래도 휴대용 게임은 가정용 게임기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심플하지 않나. 정리하자면 게임의 핵심인 중력 액션은 리마스터로 인해 플러스가 되었고, 전투는 마이너스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에피소드 하나가 일반적인 게임 서브퀘스트 수준으로 짤막해 꾸준히 하니 며칠 만에 엔딩봤다. 스토리는 크게 뛰어나지 않지만 만화책을 보는 것 같은 이벤트 컷씬으로(휴대용 게임이기에 영리하게 설계했다.) 색다른 기분을 가져다 준다.  


현재 PS4 플랫폼으로 후속작인 그라비티 러쉬 2가 나와 있다. 자료를 보면 1을 해야 온전히 이해하며 할 수 있는 것 같다. 평은 그다지 좋지 않은 듯.


조작감에 대해선 조금 더 편하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적응이 되면 계속 짜증낼 수준은 아니다. 다수의 네비(이 게임에서 몬스터라고 보면 된다.)를 상대할 때 시점이 이리저리 바뀌어 약간 멀미를 느낄 수도 있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필자의 경우 굉장히 멀미를 잘 느껴서 90년대 중반 3D 흉내낸 1인칭 게임하면 토할 정도고 최신 3D 게임이어도 1인칭 FPS에 길 헤매거나 그러면 멀미로 누워있어야 하는데 끝까지 플레이 했기 때문이다.  


스카이다이빙처럼 캐릭터가 중력을 이용 빠르게 하강하는 모습을 보면 비슷한 느낌이 난다. VR 시대가 본격적으로 오면 게임으로 그런 대리체험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


선택의 순간


★★


글쎄다


참신한 중력 액션! 하지만 추천하기엔 약간 부족하다.

  


만화책 보듯 전개되는 이벤트는 효율적이면서 참신했다.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편하다.



휴대용 게임에 맞게 심플한 성장요소




중력으로 쾌속 비행하는 것외에도 스케이트 보드 타는 듯한 액션도 존재.



스카이다이빙이 생각난다.



특전요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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