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끌어올림-마지막 날까지 계속 갱신되길 바라며...

 

......결국 그렇게 됐다!

 

 

조별 예선을 1~2경기씩 치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멈춘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 카타르에서 재개됐다. 

 

서아시아 동아시아 구분해서 벌어지는 ACL은 원래 10월과 11월에 각각 중립지역에서 열리게 되었지만 동아시아의 상황이 안 좋게 변해 서아시아만 경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서아시아는 결승팀이 결정된 가운데,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는 11월부터 카타르에 격리된 상태로 남은 조별 예선부터 본선은 단판제로 열리게 되었다. K리그는 전북-울산-수원-서울, 네 팀이 참여했다. 

 

예선

 

전북 - 너무 일찍 무산된 트레블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신 팀은 이번 K리그 더블의 전북이었다.

다만 충격적이라고 할 수 없는 건 애초에 코로나 19로 중단되기 전 두 경기에서 패배하며 시작이 너무 나빴기 때문이다.

 

전북의 스쿼드와 전력이라면 게다가 더블로 인해 트레블 의지도 강했고, 뒤집을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봄직도 했지만, 벤투호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며 참여하지 못했고 기존 부상자까지 더해 제대로 스쿼드가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회를 잡은 나성은 같은 선수의 활약으로 잠시 희망을 자아냈지만 반짝이었다.

마지막 경기 대승으로 체면치레만 겨우하며 제일 먼저 카타르를 떠나게 되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떠났고 다음 시즌부터 김상식 감독이 전북을 맡게 되었다. 

 

진짜 흔치 않는 장면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서울 - 당연한 결과

 

솔직히 VAR이 없고 그 와중에 심판 수준이 너무 낮아 손해를 보긴 했다.

윤주태 슈팅은 완벽하게 PK가 주어졌어야 했는데, 오히려 항의하다 옐로카드만 받아 버렸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5-0으로 이긴 치앙라이에게 곧바로 리턴매치에서 지는데 올라갈 수가 없다.

멜버른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됐는데 지는 건 참...할 말 없는 경기력이다.

 

다음 시즌 예상대로 박진섭 감독이 FC 서울로 오고 국가대표 선수 나상호도 영입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

프런트진도 물갈이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기대가 안 드는 건 뭘까?

 

이번에 계약 종료되는 박주영은 어떻게 될까?
리그에서 지겹게 본 장면이다

수원 - 예기치 못한 활약

 

애초에 참가에만 목적을 두고 고등부 선수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데리고 왔다.

조호르 탁짐의 참가 철회가 뜻밖의 결과를 가지고 왔다.

광저우, 비셀 고베배와 수원 삼성 세 팀간 전적만 따지기 때문.

광저우 전에서 상대 선수가 이른 시간 퇴장당했는데도 많은 기회를 놓치며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버겁다고 느꼈다.

하지만 마지막 비셀 고베 상대로 두 골차로 이겨야 하는 그 어려운 미션을 성공시키며 본선에 진출한다.

비셀 고베 수비수 핸드볼 파울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보다가 웃음이 터졌다.   

 

또라인가? 빵 터졌다

울산 - 이제야 승리 DNA가 생성이 된 건가

 

울산 경기는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잘 안 풀리고 무승부로 끝나나 혹은 지는 건가 싶었지만 경기 종료가 임박할 시점 연거푸 연속골을 넣는 변태축구로 연승을 거둔다.

김인성도 특유의 스피드에 더해 골까지 기록해주고 윤빛가람이 정말 빛나고 있다.

리그에서 미끄러졌는데 2년간 윈나우 모드로 다져진 전력이 이제야 승리 DNA가 심어진 건가 싶을 정도.

예상대로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16강 (동아시아 8강)

 

울산 VS 멜버른 빅토리 - 설마했는데 ACL에서 울산은 다르다

 

FC서울과 붙을 확률이 꽤 있었는데 상대는 리빌딩 중인 한 수 아래의 멜버른 빅토리로 결정됐다.

의외로 답답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토너먼트에서 울산의 승리 DNA는 아직 충분히 뿌리내리지 않았는가 싶었는데, 후반 중반에 골을 성공시킨 후 차곡차곡 나중엔 3-0 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어내며 끝낸다. 

이번 울산은 리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비욘 존슨이나 김기희가 잘 하고 있어 분위기가 더 좋을 듯하다. 

 

 

수원 VS 요코하마

 

수원 뭔가 이상하다. '우주의 기운'이 몰리는 느낌. 

매경기 선수들간의 싸움이 일어나는데 나쁘게 보기보단 양팀의 서로 승리에 대한 투지로 본다. 

요코하마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후반 수원의 야생마 김태환이 멋진 페이크 모션 후 호쾌하게 날린 슈팅이 들어가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어 김민우의 역전골 그리고 한석종의 깜짝 중거리슛에 상대 키퍼의 몸개그까지 더해지며 순식간에 3-1로 승리를 결정지어 버린다.

요코하마는 분명 따라붙을 생각도 못하게 많은 골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집중력 문제인지 기회를 너무 날렸다. 오히려 추가시간 난이도 높은 헤딩골로 추격골을 성공시키지만 3-2 수원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8강 (동아시아 4강) 

 

10일 오후 7시. 울산 현대 VS 베이징 궈안

 

울산은 비록 이동경이 부상 아웃되었지만 벤투호 자가격리 되었던 선수들이 합류해 전력도 강해진 상태다. 다만 코로나에 걸려 국내에 있던 수문장 조현우를 8강에 앞서 데려온다는 말이 있어서 우려가 들었다.

 

일단 선수 컨디션이 제대로일까? 페이크 실드까지 착용을 했는데도 코로나에 걸려 엄청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말이다. 또 어렵게 기회를 받아 좋은 활약을 한 조수혁의 사기 문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현우의 심리적 불안으로 무산되었는데, 지금 이 멤버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지금 수비진도 자가격리로 빠졌던 정승현 대신 불투이스-김기희가 계속 기용되는데 이것처럼 조수혁에게 끝까지 믿고 맡겨야 한다.

 

16강 때는 멜버른 빅토리 상대로 약간 불안하게 봤는데, 오히려 강팀인 베이징 궈안 상대로는 편안하게 봤다.

이른 선제골 덕분인 것 같다. 김민재의 핸드볼 파울이 VAR 판독 끝에 패널티킥 판정이 됐고 주니오가 완벽하게 넣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에 안정감까지 붙었는지 플레이가 훨씬 더 부드러웠고, 전반 41분 주니오의 정말 그림 같은 중거리슛이 터지며 2-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끝났다.

 

후반에도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운영하며 4강-동아시아 결승에 진출한다. 

 

오후 11시 수원 삼성 VS 비셀 고베

 

다시 한번 붙은 두 팀. 수원과 고베는 코로나 팬데믹 선언 전에 붙은 적이 있어 올해에 세 번째 맞대결이었다.

이니에스타가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않는 게 수원에겐 호재였다.

동아시아 결승에 울산과 수원 같은 K리그팀끼리 붙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봤다.

 

고승범의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를 단신인 박상혁이 절묘한 침투 헤딩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시작한다.

하지만 고베는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멋진 전략으로 잘라먹기 슈팅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든다.

 

전반 30분 중반에 우주의 기운이 모인 듯했던 수원 삼성에 암운이 닥치니, PK 판정이 내려진 것.

VAR 판독 끝에 패널티 에어리어 앞 프리킥으로 바뀌며 김태환에게 레드카드 판정이 내려진다.

일대일 찬스를 김태환이 막았다는 것. 프리킥에서 잘 깔아찬 슈팅으로 골까지 허용하며 모든 걸 잃었다.

 

만약 이번 ACL에서 '투혼의 팀'을 선정한다면 수원 삼성이 뽑혀야 한다고 본다.

수원은 10명이 뒤진 상황에서 전혀 차이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베를 상대했고 연장까지 끌고 간다.

연장에서 고베는 뭐에 홀린 듯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놓치며 다시 수원에게 우주의 기운이 왔나 싶을 정도였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빈 골대에 찬 볼을 잔디가 도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 37분 김태환의 이른 퇴장으로 후반과 연장 전-후반 열 명이서 뛴 수원 삼성이 승부차기로 끌고 갔고 진짜 두 팀 다 끝내주게 잘 차며 일곱 번째 키커까지 오게 만든다. 

그리고 장호익이 미국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 '로베르토 바조' 실축을 떠오르는 홈런볼을 차며 비셀 고베가 동아시아 결승에 오른다.

 

그래도 이번 수원 삼성의 ACL은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굉장히 여운에 남는 활약이었다. 수원 삼성팬들이 시즌 내내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FC서울과 달리 내년의 수원 삼성이 계속 기대가 되는 이유다. 본격적으로 레전드 박건하의 축구가 보여질 것이고, 김태환 같은 젊은 피들의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4강 (동아시아 결승) 울산 VS 비셀 고베

 

울산의 4강 상대는 수원 삼성을 꺾고 올라온 비셀 고베. 

이니에스타가 출전할 수도 있다고 상대 감독이 연막 작전을 펼쳤는데, 수원과 경기에서 패널티킥 차고 고통에 겨운 모습을 보면 믿을만하진 않았다.(실제로 4개월 아웃)

 

고베는 리그 성적이 안 좋아 ACL만 보고 있는데, 수원 삼성과 경기하는 걸 보면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 이니에스타 없는 고베는 베르마엘렌이라든가 이름값(만) 있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걱정이 드는 상대는 아니었다.

 

그래도 4강까지 진출한 팀이다. 저력은 충분히 있고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기록한다.

울산은 늘 중요한 길목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또 경고 누적이 걱정돼 김태환 같은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왜 눈 앞의 경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까 싶은 선발 라인업을 들고 와 시간이 지날수록 안 되나 생각이 들었다.

 

후반에 추가골까지 먹히며 패색이 짙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 받으며 취소 기사회생한다.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 윤빛가람의 골이 비욘 존슨 맞고 들어갔는데 오프사이드 판정. 하지만 VAR 체크 후 골로 인정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다.

 

연장 전반 정말 제대로 밀어 붙였는데, 상대 키퍼의 무지막지한 선방으로 고베가 위기를 극복한다. 

오히려 연장 후반 홍철의 패스미스로 인해 고베의 완벽한 찬스가 주어졌고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글라스가 그걸 못 넣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나? 지켜보던 이니에스타가 아쉬움에 벽을 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나온다.

 

시간이 다 가고 승부차기로 가나 싶었는데, 이번 ACL에서 울산은 진짜 가슴 졸이게 만들고 이기기로 결정한 건지 승부차기 가기 전 PK를 얻어낸다. 

오늘 내내 멋진 선방을 기록한 상대 키퍼의 명백한 파울이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성급한 모습인데, 결국 주니오가 깔끔하게 차 넣어 마음 졸이는 승부차기 없이 승부를 끝낸다.

 

 

ACL 결승 울산 현대 호랑이 VS 페르세폴리스 

 

동아시안 결승이자 4강은 잔디 사정으로 잠시 경기장을 옮겼고, 다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관중도 입장이 되었는데, 저 넓은 경기장에서 왜 한 구역에 모아 놨을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러모로 울산 현대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일단 이란 페르세폴리스는 한참 전에 결승에 올라간 상태라 지금 경기체력과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 또 공격수가 인종차별로 출장정지가 됐다는 소식도 있었다.

 

반면 울산 현대는 경기력은 올라올 대로 올라온 상황에서 일주일간의 휴식.(격리 상황이지만) 컨디션은 최상이다. 또 준우승만 두 번 아챔만큼은 꼭 잡겠다는 결의가 충만할 거라는 건 안 봐도 뻔한 상황이었다. 

 

전반전 울산 현대가 확실히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반 추가 시간이 될즈음 박주호가 볼을 빼앗기고 그 역습에 선제골을 허용해버린다. 

 

울산 현대는 2014년부터 지독하게 결국 준우승이라는 딱지가 붙어있기 때문에 보는 이들도 선수들도 괜히 초조하지나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VAR 판독 후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윤빛가람에게 이란 수비수의 파울이 판독돼 전반 추가시간에 PK를 얻게 되었다.

 

완벽하게 PK를 차내던 주니오였는데 키퍼가 완벽하게 방향을 읽어 막는다. 그렇지만 주니오 바로 앞으로 돌아온 볼을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며 전반이 끝난다.

 

다시 시작된 후반 10분 지났을 무렵 크로스 올라간 볼을 이란 수비수가 팔로 건드리며 논란을 예상해 판독은 하지만 완벽한 PK 기회가 주어진다. 다소 이해가 안 가는 플레인데, 이번엔 주니오가 완벽하게 넣으며 2-1 드디어 역전한다.

 

울산 현대의 올라올 대로 올라온 경기력과 이미 울산에서 마지막 경기라는 걸 선언한 김도훈 감독의 이제야 속속 들어맞는 용병술로 적시에 선수들이 교체돼 들어갔고, 마지막 신진호를 빼고 정승현까지 넣으며 지키기에 돌입.

 

드디어 2012년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2014년 리그 마지막 날을 시작으로 최근 두 시즌 지긋지긋한 준우승 악연까지 떨치는 값진 우승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고, 울산 현대는 60억 가까운 수익을 얻었다. 또 클럽 월드컵 참가로 구단 명성 증가에 또 참가비+@가 기다린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은 상금이 적어 정말 명예뿐인데, 아챔을 우승한 울산이 이번 시즌 최종 승리자가 아닌가 싶다. 정말 투자한 대로 받는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

 

울산은 감독이 떠나고 노장으로 분류된 선수들이 많아 감독 선임과 우승 후 강제 리빌딩이 남아 있긴 하지만 드디어 이식된 우승 DNA와 함께 내년에는 정말로 전북을 꺾고 리그 우승을 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잔뜩 안은 채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교민인 줄 알았는데, 정우영과 남태희(우측 손 흔드는 사람과 그 옆 사람)
김도훈 감독 유종의 미를 거뒀다
60억 가까운 수익을 얻었고, 클럽 월드컵 참가로 구단 명성 증가에 또 참가비+@가 기다린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고 모두가 인내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프로 선수들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하는 순간 리그가 연기되고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했는데, 그래도 확진자 발생 없이 리그 막바지까지 잘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리그 종료를 얼마 놔두지 않고 대전 소속 선수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안전을 위해 2주간 연기가 결정되었다. 

 

2주 후 재개된 경기에서 수요일 대전 하나 시티즌이 안양 상대로 3-0을 거두며 3위로 올라선 가운데, 2부리그 남은 두 경기가 11월 21일 오후 3시 일제히 열렸다.

 

남은 두 경기는 3위 대전과 6위 경남 / 4위 이랜드와 5위 전남의 대결로, 서로 상대하는 네 팀이 모두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팀간의 대진이었다.

 

대전 3위 승점 39 득점 36 / 이랜드 4위 승점 38 득점 32 / 전남 5위 승점 37 득점 36 / 경남 6위 승점 36 득점 39

 

가장 유리한 건 대전하나시티즌이다. 39점으로 3위라. 지지만 않으면 된다. 이기면 되고 비겨도 올라간다.

이랜드는 4위지만 크게 유리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다득점으로 보는 K리그에서 32골로 가장 적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이기면 끝나지만 비겨도 대전과 경남의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다.

5위 전남과 경남은 다른 길이 없다. 이겨야 한다.

 

그리고 맞이한 최종전

 

대전과 경남의 경기에선 경남이 이른 시간 득점한 도동현의 골을 그대로 지켜 1-0으로 승리한다. 그렇게 되면서 경기 중인 전남과 이랜드는 누구든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대전은 다른 경기장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6위였던 경남은 승리로 인해 일단 진출한 상황에서 3위나 4위냐의 문제였다. 

 

결국 전남과 이랜드가 무승부로 끝나며 6위 경남이 극적으로 3위로 올라서며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3위로 가장 유리했던 대전은 골득실로 인해 4위 가까스로 턱걸이로 진출한다.

 

최종전을 보며 VAR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전남이 세 골이나 취소돼 아깝다지만 그 골은 명백한 취소됐어야 하는 골이고, 만약 골로 인정됐다면 오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극적인 득점만 봐도 VAR 아니었다면 전남이 극적으로 진출하는 거였다. 

 

전남은 세 번이나 골이 취소되며 아쉬울 순 있겠지만 시즌 내내 연승이 2연승 한번 밖에 없었고 무를 너무 많이 캐서 너무 아쉬워하면 안될 것 같다. 전남은 2부로 떨어진 후 해체가 되는 게 아닐까 기대보단 걱정이 되는 팀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수원FC와 함께 뜻밖의 성적을 낸 팀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이랜드는 창단 후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랜드 기업 자체가 그동안 축구단 운영한 걸 보면 신뢰가 안 가서 이번에도 적극적 투자보단 정정용의 아이들을 임대해 와서 성과를 거둔 거고 내년에 이 기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어차피 2부리그는 그해 성적 못 내면 다 리셋된다. 선수 이동폭도 크고 잘 하는 선수들 1부로 가기 때문이다,

 

 

25일 승격 준플레이오프 경남 대전

 

4일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장소에서 경남과 대전의 리턴 매치가 펼쳐졌다. 다른 점이라면 압도적으로 경남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

대전 하나 시티즌은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팀 공격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드레가 최종전에서 다섯 장째 옐로카드를 수집하며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부에서 최상급 전력 네임밸류만 보면 1부에서도 비빌만한 대전하나시티즌이기에 접고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상위팀이 비겨도 올라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 그렇기에 어드밴티지를 갖춘 팀은 한 골을 앞서가기 위해, 어드밴티지가 없는 팀은 빨리 어드밴티지를 없애기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해서 재미가 있다.

 

양팀이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후반 에디뉴의 침투 득점으로 대전이 앞서가기 시작한다. 

 

기름이 부어진 곳에 불씨가 튀겨진 것처럼 한번 골이 터지자 곧바로 경기템포가 올라가며 재미있어진다. 경남 고경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점골을 기록 다시 원점으로 하지만 70분대로 진입한 상황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해도 창단 첫 해 승격으로 윈나우 올인을 한 대전하나시티즌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곧바로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 내 패널티킥을 얻어낸다.

 

시간상 넣고 지키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 키커로 나선 바이오가 천천히 걸어가 제자리 걸음 후 경남 골대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정확하게 차넣는다.

 

하지만 X맨이 있었다! 대전 선수가 미리 움직이며 다시 차야했고 바이오는 똑같은 동작 같은 코스로 찼지만 너무 꺾어 그만 바깥으로 나가버린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맹공을 퍼부으며 88분 바이오의 컷백 득점이 나온다. 결승골이 될듯 했는데, VAR 체크 후 무효처리 된다. 침투하는 바이오를 막으러 가던 경남 수비수의 진로를 막는 파울이 있었다.

 

결국 1-1 승부가 끝났고 경남이 진출하게 된다. 어드밴티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기에 대전은 최종전 패배가 뼈아플 것 같다.

 

대전은 이번 시즌 기업구단으로 창단하며 하나은행이 아닌 그 위의 최상위 그룹인 하나시티즌을 모기업으로 둬 기대가 컸다.

 

2부리그에선 최상위 스쿼드를 갖췄고 무려 브라질 1부에서 뛰는 같은 브라질 용병들도 놀라워한 안드레 같은 선수까지 영입하며 창단 첫해 승격을 이루기 위해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은 창단하고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계약기간이 남았던 이흥실 대전 감독에게 한 마디 상의 없이 황선홍으로 내정했다.

 

그렇게 데려다 놓은 황선홍 감독을 반시즌만에 사실상 경질을 시키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건 프런트의 지나친 간섭이라 대전 하나시티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응원도 하지 않게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FC 서울에서 잠시 삐걱댔지만 그곳에서도 리그 우승 1회에 FA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최용수의 유산이어도 황선홍 감독 때 이뤄냈기에 부정되선 안 된다.

 

세상에 황선홍 같은 명장을 반시즌만에 보내면 대체 누굴 데려오겠다는 건가. 그리고 울산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후 아마추어리그에만 있었던 조민국을 감독 대행으로 앉혀놨다. 

 

창단 첫해 승격 윈나우로 황선홍에 그가 원하는 선수들 다 데리고 와 꾸며놨는데 사실상 경질시키고 뜬금없는 감독 대행을 앉혀놨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거대 기업 구단이 탄생해 상당히 기대했지만 이런 프런트진이라면 그다지 응원하고 싶지 않다. 승격 좌절되고 이럴 거면 운영하지 말라는 말이나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다음 시즌엔 감독 앉혀놓고 쓸데없이 개입하지 말고 선수들도 밸런스 좀 맞춰서 아무리 부상이 연달아 발생했다지만 그건 다른 팀도 마찬가지고 용병이나 공격진 네임밸류에 비해 수비진은 확실히 아쉬웠다. 적재적소에 전력 보강이 이뤄지길 바란다.   

 

 

승격 플레이오프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하는 승강 플레이오프는 아쉽게도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시즌 K리그 최종전은 수원 FC와 경남 FC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되었다.

 

경남 FC 고경민의 득점과 끝까지 여유있는 플레이로 경남이 깜짝 승선을 하나 싶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VAR 판독 끝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넣어 동점을 만들며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한 제주에 이어 2021 시즌 1부로 올라갈 승격팀은 수원 FC가 되었다.

 

수원 FC는 대전하나시티즌 확진자 발생으로 2주 연기가 되며 최대 희생양이 될 뻔했다. 경기력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고 아무 정보를 모르고 본 사람이라면 경남이 더 순위가 높은 팀으로 착각이 들만할 정도였다. 

 

결국 준플레이오프도 플레이오프도 VAR이 지배했다.

결코 나쁜 뜻으로 쓰인 말이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VAR이 아니었다면 그게 다 오심이란 말이다.

지나치게 빡빡하게 잡는다? 이 말도 틀린 게 VAR 온필드리뷰로 바뀐 건 승부를 지배하는 엄청난 상황들이었다.

 

이번 마지막 판정 역시 심판이 선언하기엔 부담이 된다. 그리고 놓쳤을 수도 있고 만약 그냥 지나갔다면 수원FC가 오심으로 억울한 상황이고, 경남은 억울하다는 감정은 잘못이다. 허탈한 거지 명백한 파울이었다. 심판 성향이나 자신의 판정으로 바뀔 상황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판정은 제대로 됐다. 

 

헐리웃 액션이 가미되었지만 확실히 붙잡은 건 맞다. 놔뒀어도 백성동의 클리어 확률이 높았는데 왜 저런 파울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준플레이오프 경남과 대전전에서 최종적으로 취소된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추가시간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강하게 차 넣으며 키퍼가 방향을 읽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며 1-1 동점. 어드밴티지로 인해 수원 FC가 승격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아웃, 언제든 중단의 위기에서 그래도 프로축구가 끝까지 완주했다. 3차 유행이 발생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지만 제한적으로 관중까지 입장돼 승격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다만 안병준 득점 후에 관중석에서 아예 마스크를 벗은 채 환호하는 관중이 카메라에 잡혀서 아찔했다. 내년에는 더 완화가 될 거고 이런 3차 유행만큼 확진자가 발생해도 규정이 완화되어 관중 입장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저렇게 카메라에 비친 한두 명의 마스크 탈착자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카메라 바깥에선 더 많을 게 분명하니까.

그런 한두 사람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안전요원이 있어도 개인이 잘 지키는 수밖에 없겠다.

 

쇄도하고 있는데,
분명 잡았다
진로를 방해하는 명백한 파울이다
약간의 헐리웃 액션이긴 해도 분명 백성동과 경합할 수 있는 상황을 막은 건 확실하다

 

 

 

K리그 파이널 라운드-4

 

10월 23일 금요일 성남 기사회생!

 

김태환 크로스 김건희 슈팅 정말 멋졌다. 수원도 패기와 실력을 겸비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박건하의 수원은 내년에 정말 기대 된다. 

나상호 정말 용병급을 영입했다고 보는데,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개인 능력으로 한 방. 오늘 PK 얻어낸 것까지 다 해줬다. 

양상민은 속상할 듯 얼굴 출혈에 PK 결승골 헌납.

토미 PK 정말 잘 차더라. 끝까지 보고 움직이면 반대로 차는데, 두 번 차면 부담이 클 텐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노련하게 성공시킨다.

이 경기 재미있었다. 그래도 코로나 단계 완화 되어서 마지막 홈 경기 직관한 관중들 져서 아쉬웠겠지만 즐거웠겠다. 

수원의 거센 추격 김영광이 굴절에 손도 못 쓰는데 옆으로 빗나간 거 종료 직전 염기훈 프리킥 골대 맞은 건 정말 아까웠다.

11위 성남 승점 3점을 얻으며 기사회생 한다. 아직 부산이 경기를 치르지 않았는데도 승점 동률에 11위. 한 게임 남은 상황 속에서 안심할 수는 없지만 주말에 인천이 패하면 잔류에 성공한다. 

 

 

10월 24일 토요일

 

이번 라운드는 1부건 2부건 우승의 향방을 가늠하는 운명의 라운드였다. 

 

제주 UTD와 수원 FC - 제주 UTD 사실상 고지가 바로 앞이다!

 

제주 UTD와 수원 FC의 맞대결. 누가 이길까 명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이게 웬 일인가? 제주가 수원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수원은 제주를 한 부분도 앞서지 못했다.

제주의 탄탄한 수비에 수원 공격수들은 지워졌고, 주민규 같은 공격 자원이 없는데도 수원을 애먹였다.  

 

결국 2-0의 완승으로 제주가 아직 두 경기가 남았지만 무려 6점 차 그리고 현재 전력을 볼 때 우승은 사실상 확정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올해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수원 FC는 저번 라운드 전남전 패배 후 이번 제주를 잡았으면 또 모르는데 완패하며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인천 우리가 누구? 생존왕!

 

오늘 당장이라도 끝날 수 있는 강등 전쟁은 계속됐다. 어제 성남이 수원 삼성을 잡으며 한숨 돌렸는데, 인천과 부산의 맞대결이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유관중 속에 펼쳐졌다.

 

인천 홈에서 펼쳐졌지만 꼭 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와 같은 기분이었다. 부산은 비기기만 해도 잔류. 인천은 강등의 벼랑 끝 승부였는데, 선제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부산이 공격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타 변경이 귀찮아 상위/하위 파이널이라고 부르는데, 파이널 A / B 이렇게 나누는 건 정말 신의 한수다. 비슷한 팀끼리 붙으니까 정말 막상막하 경기가 펼쳐진다.

 

집중력이 최고인 것도 있지만 이 경기 정말 재미있었다.  

 

이동준의 선제골 속에 73분까지 인천이 두드려도 성과가 없어서 끝나나 싶었다. 그런데 인천은 진짜 이상한 '기운'이 있다. 

 

김대중의 등에 맞은 동점골이 터지더니 골 장면 느리게 비춰주고 경기장 화면 비추는 순간 갑자기 부산 수비수들 사이를 휘저어 들어가더니 슈팅, 김동우 굴절된 후 순식간에 역전했다.

 

이건 몇 분 차이가 있지만 실제론 골 넣고 킥오프 공 빼앗고 바로 골이었다. 부산으로선 정말 뭐가 씌인 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모든 건 결과적이다. 이기형의 교체와 조성환의 교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조성환 감독의 완벽한 승리였다.

심지어 최근 경기를 못 뛴 마하지까지 투입했는데 그게 신의 한수가 되며 막판 이태희 키퍼의 선방과 마하지의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 최종 라운드까지 이끈다. 

 

인천은 여전히 12위 꼴찌이지만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승리 경험이 있고 동기부여가 적은 서울과 홈에서 붙고, 골득실 차로 10위인 부산과 11위 성남이 서로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잔류할 수가 있다. 

 

오히려 압박을 받는 쪽은 강등 경험이 있고 분위기가 좋지 않은 부산과 성남이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정말 최고로 거칠고 격렬한 승부가 예상된다.

인천이 서울을 이기며 비겨도 안 되기 때문에 인천전 경기 결과를 머리에서 지운 채 다득점 승리를 위해 뛸 것 같다.  

 

이익 내놔!
전반에 슛을 미룬 이정협의 판단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10월 25일 일요일 울산 VS 전북 - 우리팀에 X맨이 있다!!

 

이용의 강력한 기습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는다. 이날 각팀 두 번씩 골대를 맞췄는데, 전북이 전반에 두 번, 울산이 전후반 한 번씩 맞췄다.

 

김인성의 핸드볼 파울로 PK를 구스타보가 실축. 골대 두 번에 PK 실축까지 울산으로는 여러모로 기분 좋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기희 첫 맞대결에서 본헤드성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 이후 싱겁게 패하는 원흉이 되었다. 김도훈 감독은 이후 김기희를 배제했지만 저번 포항전 불투이스의 퇴장으로 어쩔 수 없이 김기희-정승현 라인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기희는 잘 하다가 후반 중반 넘어가는 시점 이해가 안 가는 헤딩 백패스 시도로 모든 경기를 망친다. 바로우 골로 기록되었지만 사실상 자책골과 다름 없었다. 울산 팬들로서는 김기희만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질 듯하다.

 

왜 그 상황에서 뒤도 안 보고 강력한 스핀이 걸린 공중볼을 키퍼에게 백헤딩으로 패스를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과론적이고 ACL 병행이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지만 윤영선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작년 포항전이었나 한번 멘탈이 탈탈 털려 대패의 빌미를 준 적이 있는데, 김도훈 감독은 이후로 아예 배제시켰고 결국 여름에 서울로 임대 보냈다. 

 

윤영선이 서울에서도 큰 활약을 못 보이고는 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서 무조건 이겨야 했던 필사적으로 임한 독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수였는데 말이다. 뭐 모든 건 결과론적이다. 

 

솔직히 이날 용병술도 부상으로 몇 경기를 쉬어 폼이 안 올라온 이청용의 선발 투입 실패. 퇴장 변수가 겁났는지 김태환을 후보로 둔 것도 패착이었다. 부상이었지만 구단의 세심한 관리 및 후반 투입으로 결승골을 기록한 바로우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울산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태였기에 동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송범근의 선방과 종료 직전 윤빛가람이 또 한번 전반처럼 비슷한 위치에서 똑같이 골퍼스트를 맞추는 프리킥 후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손준호다. 3선에서 울산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시켰다. 수비 능력뿐 아니라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 축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더 없이 어울렸다. 기성용 이후 정우영이 붙박이로 있던 자리 손준호가 자연스레 이어받을 듯하다.  

 

전북이 승점 3점을 앞서며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울산이 너무 억울할 일은 아니다. 다 잘하다가 맞대결만 귀신같이 패하며 진 것도 아니고 맞대결은 맞대결 대로 다 패하고, 전북이 무너질 때 함께 삐걱거렸다.

 

또 전북은 장기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며 일종의 우승 DNA를 형성한 상태고, 울산은 최근 2년간 K리그답지 않은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단기간 우승 후보로 올랐을 뿐이다. 당연한 우승이란 없다. 울산은 작년, 이번 년도 모두 도전자 입장이었다.

 

전북은 ACL 우승에 K리그 3연패 중인 핵심선수들이 이탈해도 늘 우승팀이고, 울산은 여전히 경험을 쌓는 중으로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중이라고 본다.

 

리그 우승은 거의 전북 확정이라지만 FA컵 결승과 ACL도 남았다. 공교롭게도 FA컵 결승 상대는 전북. 울산이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산 아니었으면 진짜 전북 독주에 재미 하나도 없는데 얼마나 고맙냐 FA컵이라도 해냈으면 싶다.

 

2부리그 PO 싸움은 계속된다.

 

전날 전남을 꺾은 대전이 6위에서 3위로 점프했는데, 이날 서울 이랜드와 경남FC가 승리하며 대전을 다시 5위로 밀어냈다. 서울 이랜드만 38점 단독 3위고, 경남-대전-전남이 36점으로 동일하다.  

이날 경남 FC는 1-3으로 지고 있어서 패색이 짙었는데 10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골을 내리 퍼부으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둬낸다.

경남의 PO의지도 있었지만 부천에 문제가 많았다. 유관중, 가변석을 촘촘히 메운 관중들에게 대체 뭘 보여준 건지 참 직관한 팬들 오랜만에 가서 좋았겠지만 기분 정말 나빴을 거다. 

 

다음 라운드 일정을 보면 제주 그리고 수원 FC와 붙는 서울 이랜드와 경남은 불리하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도 적고 하위 팀과 붙은 대전과 전남의 순위 상승 기회.

남은 두 자리는 결국 2주 뒤 11월 7일 토요일 최종라운드까지 가야 할 것 같다. 서울 이랜드와 전남, 대전과 경남 FC가 맞붙는데 이 맞대결 승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K리그 파이널 라운드-3 

 

10월 16일 금요일 강원 VS 인천 

 

강원의 춘천 마지막 홈경기가 열렸다. 참고로 이번 시즌 강원 마지막 홈 경기는 강릉에서 펼쳐지는데, 경기장 사정 상태로 취소될 수도 있어 몰수패할 위기라는 뉴스가 나왔지만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확정됐다.

강원은 강릉이든 춘천이든 홈구장을 확실히 한 곳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강릉에 베이스캠프가 있고 춘천도 사실상 원정 기분이라는데, K3팀에서도 사용하니까 강릉 홈구장을 제대로 보수해 두 팀이 쓰는 게 어떨지. 

 

인천 김호남은 9라운드 이후 부상으로 오랜만에 복귀한 저번 라운드에서 선발 출장해 어지럼증 호소해 전반에 이탈했다.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는 추격을 위해 후반에 투입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한 반칙으로 다이렉트 퇴장 당해 시즌 아웃 되었다.

결과적으로 2라운드 연속으로 감독의 구상을 꼬이게 만들고 김호남이 신인도 아니고 저런 행동을 하다니 그저 안타깝다.

 

병수볼의 강원은 전 라운드에 사실상 잔류를 확정 지은 상태에서도 쓸데없이 논란을 만들지 않고 프로로써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수에서 보인 경기력을 보면 인천에 김호남이 투입 되었어도 뒤집긴 힘든 경기력이었다.

 

무고사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열 명이 뛰는 인천에겐 희망이 보이지 않았고, 추격골 넣고 곧바로 쐐기골을 허용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인천은 오늘 강원에게 공수 모든 부분에서 밀렸다. 강원은 이번 A매치로 열린 스페셜 경기에 네 명이나 차출이 되었는데, 유일하게 뛰지 못한 이현식이 오늘 제대로 그 설움을 폭발시켰다.

 

이현식만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천이 할 수 있는 건 거친 파울로 끊다가 경고를 먹는 것 뿐이었다.

 

인천은 이번 패배로 승점 21점 그대로, 자력 생존이 불가능해졌다. 

 

처음에 옐로였다가 VAR 판독 후 레드

 

10월 17일 토요일 서울 VS 성남

 

서울은 부산전에서 박혁순 감독 대행대행이 이기형 감독 대행과 붙었는데, 오늘은 성남 김남일 감독 퇴장으로 정경호 코치와 벤치 싸움을 벌이는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감독대행대행이 아직 상대팀 감독과 붙은 적이 없다.

 

서울은 교체 들어온 조영욱의 골에 힘입어 잔류 성공한다. 기사회생이라고 하기도 힘들고 너무나 초라했다. 조영욱은 2년 전 부산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한방 해주더니 서울의 보배다. 

 

서울이 승리해 잔류를 확정지은 후 박혁순 감독대행대행이 벤치에 앉아 안도하는 모습이 안쓰러워보였다.

다시 한번 하위 파이널로 갔으면서 무작정 팀 버리고 떠난 김호영 감독 대행을 규탄한다.

프런트도 잘한 건 없다지만 축구계를 아예 떠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나 몰라라 팀 X돼봐라 떠나면 안 된다. 

 

서울은 늘 그렇듯 아무 것도 이룬 것 없는 시즌이지만 유일하게 남은 ACL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게 유일한 성과다. 하지만 서울도 어제 인천을 상대한 강원처럼 논란이 없도록 프로로써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박혁순 감독 대행대행이 P라이센스가 없어 어쨌든 새로운 사령탑은 와야 한다. 아무 기대 안 하고 서울이 카타르에서 열리는 ACL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우승을 한다면(그럴 리는 없지만) 다음 시즌부터 디펜딩 챔피언에게 출전 자격을 주기 때문에 5위 대구를 밀어내고 ACL 진출이 가능하다. 동기부여는 충분한 상황이다. 

 

FC서울 프런트는 1부리그 중위권 성적만 유지해도(정확히 말해 상위파이널) 괜찮다는 마인드로 팀을 운영하는 듯 보인다. ACL 진출하면 돈 더 써야 하고 오히려 귀찮아 하지나 않을까 싶을 정도.

 

우승과 성적 욕심이 없어보이는 구단이 매년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위 파이널로 떨어지고 강등되는 거 아니냐 말이 나오는데 1부 구단 중에선 상위로 돈을 쓴다는 거다.

 

화끈하게 우승 위해 지르지는 못하는데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성적은 개판이다. 선수들 문제일까? 프런트 문제일까?

과연 서울의 감독(혹은 대행)이 누가 오고 ACL에서 어떤 마무리를 할지 지켜볼 일이다.

 

상무는 상주와 10년 동행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시즌 상무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환상적이었다.

김포 상무(광주-상주-김포)로 2부에서 다시 시작하는데, 상무는 승격 없이 2부에만 놔둬야 한다. 

시즌 중에도 두세 번 팀이 엎어지고 선수에 따라 전력이 도깨비로 바뀌는데, 이런 팀이 1부에 있으면 안 된다.

선수들 산업요원으로 K3, K4 하부리그에서 잘만 뛰다가 오는데 2부에만 놔둬도 엄청난 경쟁력이다.

현역으로 상무 간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혜다.

김포도 상주처럼 함부로 프로화 한다고 유소년 팀 창단하고 버리고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10월 18일 일요일 울산 전북 승점 동률!!

 

포항, 울산의 앵클브레이커!

 

다시 유관중으로 재개된 홈경기에서 전북은 막강한 위력을 뽐냈다. 광주 상대로 네 골을 퍼부으며 대승.

 

그래도 이후 열릴 울산이 포항 상대로 승리한다면 승점 3점이 뒤진 상황에서 다득점까지 밀려 남은 경기 전승해도 자력 우승이 불가능했는데,

 

충격의 동해안 더비가 펼쳐진다. 

 

작년 마지막 라운드 울산 뿐아니라 모든 케이리그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동해안 매치가 기억났다.

올해는 울산이 절치부심해 두 번의 정규라운드 대승과 완승 그리고 FA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완벽하게 복수를 하나 싶었다.

 

하지만 하필 중요한 전북과의 맞대결을 앞둔 때 만난 동해안 더비에서 4-0의 완패를 당한다. 전반 너무 이른 시간 실점했지만 울산 전력이 있어 동점에 역전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앞서 열린 전북의 결과를 알고 조급했던 걸까? 후반 불투이스가 일류첸코에게 가한 백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받은 후 모든 게 어긋나 버린다.

 

10-11 그래도 추스려야 했는데, 믿기지 않을 만큼 울산이 자멸했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비욘존슨이 VAR 체크 끝에 강상우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조금 버티나 싶더니 내리 세 골 허용하며 끝났다.

 

김기동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를 보면 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얼마나 남달랐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김도훈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는 트집을 잡고 싶지 않다. 패배의식을 떨치겠다는 팀에게 주는 메시지라고 보니까.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늘 중요한 경기 때마다 소심한 전략으로 망쳤다. 이날도 A매치 후에 열리는데 왜 주니오를 선발로 쓰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동경이 전반 부진했다지만 비욘존슨이 아닌 주니오를 이동경과 교체한 것도 결과적으로 최악의 한 수였다. 이동경은 경기에 뛸 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거다. 윤빛가람을 뺀 것도 나중에 이근호를 투입시킨 것도 정말 최선인가 싶다. 

 

이기려고 나갔겠지만 정말 사력을 다해 이기려고 해야 했다. 그랬으면 다음 라운드 전북전에 패해도 여전히 다득점이 훨씬 앞서 마지막 라운드 승리로 자력 우승이 가능했다.

 

하지만 포항이 아닌 그 너머 전북을 본 느낌. 결국 불투이스-비욘 존슨 두 명이 시즌 아웃된 가운데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전북과 이번 시즌 우승 결정 단두대 매치를 벌이게 되었다.

 

이번 시즌 울산과 전북의 전적도 그렇지만 중요할 때마다 미끄러진 김도훈이라 믿음이 안 간다. 전북전도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불투이스 자리에 김기희 넣고 그런데 괜히 원두재 실험적으로 중앙 수비수 넣고 그러지나 않을까.

 

원두재는 이번 벤투호에서 첫 경기 중앙수비수를 맡았지만 시즌 내내 미드필더였다. 괜한 수가 악수가 될 수가 있다. 오히려 저번 경기에 과감하게 교체카드 한 장 포기하는 전략을 내보인 모라이스의 전술이 더 궁금하다.

 

울산은 매우 좋지 않다. 전북이 다득점, 울산이 다실점을 했는데도 여전히 울산이 다득점에서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래도 전북이 우세한 기분이 든다.

 

일단 전북이 울산을 이길 것 같고, 만약 비긴다고 해도 이 생각이 변하지 않는 게 맞대결 이후 한 경기씩 남는데 전북은 무난하게 이길 것 같지만 울산은 남은 한 경기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포항 김기동 감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이게 꾸준했다면 포항도 우승 레이스에 끝까지 낄 수 있었다. 포항이 기업구단인데도 K리그 팀 중 여덟 번째 연봉 총액이라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감독에게 재계약 제안조차 없다니 ACL 출전권을 쥐었지만 내년 포항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아직까지 제안조차 하지 않았는데 김기동 감독에게 좋은 조건이 갈 것 같지도 않고, 투자를 보면 용병은 당연하고 국내 선수들도 다 빼앗길 것 같아서다.

투자 대비 정말 놀라운 성적을 보이는 포항을 보며 오히려 씁쓸해졌다.

 

대패보다 더 큰 문제는 무려 두 명의 퇴장(남은 두 경기 출전 불가)

K리그 상위 파이널 모든 경기가 펼쳐진 후, 강등 싸움은 승점 25점의 10위 부산과 승점 22점의 11위 성남 그리고 승점 21점 12위 인천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역대급 강등 전쟁이 펼쳐지리란 예상이 1라운드만에 어긋났다. 애초에 각 팀간 전력 차이가 컸다.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12위 한 팀만 강등되는 상황에서 두 경기 남은 상태. 25점의 부산은 안정권이 아닐까 싶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게 부산이 인천과 성남을 연달아 상대하기 때문이다.

 

승점 6점 매치를 연달아 벌이며 아주 치열한 두 경기가 예상된다. 부산의 승점과 전력이 성남과 인천보다 낫긴 하지만 맞대결들이라 또 모른다.

 

 

K-2리그 

 

K리그-2부 23라운드스페셜 매치 기간(10월 10일, 11일)에도 중지 없이 펼쳐졌다.  

 

토요일 경남이 안양을 잡고 3위로, 수원 FC가 대전을 잡으며 1위 탈환. 3위였던 대전은 4위로 추락한다. 

 

경남은 안양 출신 고경민이 기쁨의 골세레머니를 한 후 인터뷰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안양도 그렇고 부천도 그렇고 수도권팀들의 한없는 추락이 아쉽다. 그저 유지만 하는 형국이니 한 시즌 운좋게 반짝하고 끝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그대로 쭉 추락해서 PO에도 발 붙이면 안 된다. 최근 야구에서 손혁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이 나오고 이상하게 기시감을 느꼈는데, 3위로 순항 중이던 대전시티즌 황선홍 감독의 자진사임과 똑같은 상황 아닌가 싶다.

 

야구 이순철 해설위원이 말했듯 그럼 사람이 직접 감독을 하면 된다. 축구나 야구나 정말 얼마나 현장을 우습게 보는 건지 화가 날 정도. 대전도 장난치지 말고 조민국 내세우지 말고 허정무가 직접 하면 된다.

 

지금 경기력을 보면 대전하나시티즌이 살아날 것 같지도 않다. 애초에 황선홍이 다 뽑고 만든 전력인데 말도 안 되게 사퇴한 상황 선수들이 조민국을 따르겠냐? 아무쪼록 전남의 분전을 기원한다.

 

그리고 일요일 서울 이랜드가 부천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전승한다. 제주는 안산 상대로 종료 직전 PK로 동점으로 기사회생. 전남은 충남 아산 상대로 승리하며 끝까지 PO 진출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치열한데! 1부도 그렇고 2부도 그렇고 상주 상무로 인해(또 한번 말하는데 군팀은 제발 1부로 승격 못하게 했으면!) 승강 플레이오프가 사라진 게 너무 아쉽다. 2부 PO 가시권 팀들은 좋겠지만. 

 

 

K리그-2, 24라운드

 

27라운드까지 진행되고 승격 PO를 치르는 일정. 이제 세 경기만 남았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솔직히 나는 제주가 다이렉트 승격했으면 좋겠다. 냉정하게 말해 시민구단은 기대치가 높지 않다. 

 

제주가 승격한다면 곧바로 상위 스플릿의 경쟁력에 부합할 수 있다. 추가 지원도 있을 거고 그런데 수원 FC는 저 상태에서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켜도 모자란데 지키기도 힘들지 않은가?

 

제주는 저번 라운드 경기 종료 직전 천금 같은 PK 동점골에 이어 이번 라운드 헤딩골 한 방으로 경남에 승리.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 꿈을 계속 이어나가게 되었다.

 

2위는 수원 FC 전남에게 '어수선한 난타전' 끝에 패하며 내려 앉았다. 두 팀의 전력을 보면 다음, 25라운드 맞대결이 사실상 이번 시즌 우승 결정전이 될 것이다.    

 

전남이 순식간에 3위에 위치한다. 전반 박혁준 GK 드라마로 이 경기는 전반전만이라도 다시 보기로 보길 추천한다. ㅋㅋ

 

이랜드가 부진한 안양 상대로 비겨 아쉽다고 볼 수 있지만 35점으로 4위. 정정용 감독, 올해는 팀 만드는 기간으로 마음 비웠지만 이제는 비울 수 없다. PO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며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확실히 부여했고, 해볼 만하다.

 

5위 경남도 여전히 PO가 가능하다. 

 

대전하나시티즌은 6위로 추락

위에도 언급했지만 황선홍 감독의 사실상 경질 후 대전하나시티즌의 몰락을 기원했다. 함부로 개입하고 멀쩡한 감독 나가게 한 곳은 기업구단이든 뭐든 안 된다.

 

감독 대행오면 떠난다던 강철 수석코치가 그대로 남아 있긴 한데 이미 팀이 망가졌는데 뭘 하겠나. 혼란스럽고 괜히 짜증나는 듯한 선수들의 표정은 나만 보이는 걸까? 

하나은행이 아닌 최상위 하나투자금융이 모기업이라 마음만 먹으면 돈을 또 쓸 수 있겠지만 과연 창단 첫 해 승격을 꿈꾸다 관심이나 식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24라운드 최고 경기는 전남과 수원 FC의 경기였다.

 

전남 키퍼 박혁준의 '기이한 하루' 혹은 '뭐에 씌인 날'이라고 명명해도 되겠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난 장르가 가히 서스펜스였다.

 

처음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마사의 침투패스를 막다가 자책골로 만든 박찬용.

 

1분도 되기 전 30초 만의 실점이라 경기가 꼬일 법도 한데 박혁준 키퍼가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이후 펼쳐질 자신의 운명도 모른채. 

 

캡쳐샷만 놓고 보면 완벽한 골인데 자책골이다.
박혁준 키퍼는 이때만 해도 자기가 어떤 플레이를 할지 생각도 못했을 듯

전남은 곧바로 9분 만에 상대의 자책골 유도와 황기욱의 멋진 헤딩골 그리고 역습 상황에서 중거리 슛으로 순식간에 3-1로 무려 수원 FC를 압도해 버렸다.

그다음 자책골
FC 서울에서 뛰던 황기욱 포지션 상 자리가 없어서 떠났다. 잘 되길 바라는 선수.
속공-연계-득점까지 멋졌다!

그리고 이때부터 본격 박혁준 드라마가 시작된다.

어설픈 발밑 드리블 중에 바짝 붙은 라스에게 당황해 공을 빼앗기고 허무하게 추격골을 허용한다.

나도 발재간 되는 키퍼...
어억!
안돼!
이게 뭐지...

정신 바짝 차렸으면 되었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방쇼가 아닌데도 키퍼가 이렇게 카메라에 비춰지긴 쉽지 않다.

몇분 지나지 않아 전남 수비수가 키퍼에서 백패스.

 

전방 압박 속에서 키퍼에서 백패스. 현대 축구에선 빌드업.
잘 받아서...?
잘 받은 줄 알았는데! (저 캡쳐샷보다 훨씬 더 멀리 튀어나갔다.)

그리고 바로 패스를 줘도 됐는데, 이걸 받는다고 한 퍼스트 터치가 거의 숏패스급으로 길게 나가버렸다. 

추격골 때처럼 키퍼에 바짝 붙기에 재미 붙인 라스가 이걸 놓치지 않았고 다급한 박혁준 키퍼는 라스에게 태클을 걸어버린다.

 

이익...!

경기는 계속 진행이 되었고 빈 골대를 지킨 전남 수비수가 슈팅을 클리어 해냈지만 후속판정으로 PK가 내려진다. 

옐로카드에 이은 PK 실점으로 순식간에 홀린 듯 3-3 수원 FC가 압도적인 기세를 가지게 되었다.

안 돼!!
사후적용 너 옐로 그리고 PK야. 저 뒤에 수비수 악다구니 쓰더라ㅋㅋㅋ
뭐하는 새끼야 저거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나 주전 키퍼야...

3-3으로 전반을 마친 후 박혁준은 그대로 후반에도 골대를 지켰다. 

 

노상래 감독은 경기 후 박혁준을 뺀다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거라 판단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옳은 판단이라고 본다. 박혁준은 몇 해째 전남의 골문을 단단히 지켰고 정말 기억에 남는 운수좋은 날이었을 뿐이다.

 

후반에 전남은 경기력에서 수원 FC를 압도했고 박혁준 역시 추스르고 나와 그런지 평소처럼 활약했다.

 

정말 기가 막힌 헤딩이었다.

경기 종료가 임박한 시간 30초만에 자책골을 기록한 박찬용이 세트피스에서 기가 막힌 헤딩 슛으로 결승골을 작렬 결국 해피엔딩으로 만든다. 

 

전남은 이 경기 승리로 승점 36점 3위로 점프. 수원 FC는 2위로 내려 앉는다. 다음 주 경기가 제주와의 맞대결로 여기에서 사실상 이번 시즌 우승팀이 결정나겠다.

 

PO 가능권에만 맴돌던 전남은 순식간에 3위로 점프하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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