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고 모두가 인내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프로 선수들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하는 순간 리그가 연기되고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했는데, 그래도 확진자 발생 없이 리그 막바지까지 잘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리그 종료를 얼마 놔두지 않고 대전 소속 선수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안전을 위해 2주간 연기가 결정되었다.
2주 후 재개된 경기에서 수요일 대전 하나 시티즌이 안양 상대로 3-0을 거두며 3위로 올라선 가운데, 2부리그 남은 두 경기가 11월 21일 오후 3시 일제히 열렸다.
남은 두 경기는 3위 대전과 6위 경남 / 4위 이랜드와 5위 전남의 대결로, 서로 상대하는 네 팀이 모두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팀간의 대진이었다.
대전 3위 승점 39 득점 36 / 이랜드 4위 승점 38 득점 32 / 전남 5위 승점 37 득점 36 / 경남 6위 승점 36 득점 39
가장 유리한 건 대전하나시티즌이다. 39점으로 3위라. 지지만 않으면 된다. 이기면 되고 비겨도 올라간다.
이랜드는 4위지만 크게 유리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다득점으로 보는 K리그에서 32골로 가장 적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이기면 끝나지만 비겨도 대전과 경남의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다.
5위 전남과 경남은 다른 길이 없다. 이겨야 한다.
그리고 맞이한 최종전
대전과 경남의 경기에선 경남이 이른 시간 득점한 도동현의 골을 그대로 지켜 1-0으로 승리한다. 그렇게 되면서 경기 중인 전남과 이랜드는 누구든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대전은 다른 경기장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6위였던 경남은 승리로 인해 일단 진출한 상황에서 3위나 4위냐의 문제였다.
결국 전남과 이랜드가 무승부로 끝나며 6위 경남이 극적으로 3위로 올라서며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3위로 가장 유리했던 대전은 골득실로 인해 4위 가까스로 턱걸이로 진출한다.
최종전을 보며 VAR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전남이 세 골이나 취소돼 아깝다지만 그 골은 명백한 취소됐어야 하는 골이고, 만약 골로 인정됐다면 오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극적인 득점만 봐도 VAR 아니었다면 전남이 극적으로 진출하는 거였다.
전남은 세 번이나 골이 취소되며 아쉬울 순 있겠지만 시즌 내내 연승이 2연승 한번 밖에 없었고 무를 너무 많이 캐서 너무 아쉬워하면 안될 것 같다. 전남은 2부로 떨어진 후 해체가 되는 게 아닐까 기대보단 걱정이 되는 팀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수원FC와 함께 뜻밖의 성적을 낸 팀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이랜드는 창단 후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랜드 기업 자체가 그동안 축구단 운영한 걸 보면 신뢰가 안 가서 이번에도 적극적 투자보단 정정용의 아이들을 임대해 와서 성과를 거둔 거고 내년에 이 기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어차피 2부리그는 그해 성적 못 내면 다 리셋된다. 선수 이동폭도 크고 잘 하는 선수들 1부로 가기 때문이다,
25일 승격 준플레이오프 경남 대전
4일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장소에서 경남과 대전의 리턴 매치가 펼쳐졌다. 다른 점이라면 압도적으로 경남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
대전 하나 시티즌은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팀 공격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드레가 최종전에서 다섯 장째 옐로카드를 수집하며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부에서 최상급 전력 네임밸류만 보면 1부에서도 비빌만한 대전하나시티즌이기에 접고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상위팀이 비겨도 올라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 그렇기에 어드밴티지를 갖춘 팀은 한 골을 앞서가기 위해, 어드밴티지가 없는 팀은 빨리 어드밴티지를 없애기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해서 재미가 있다.
양팀이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후반 에디뉴의 침투 득점으로 대전이 앞서가기 시작한다.
기름이 부어진 곳에 불씨가 튀겨진 것처럼 한번 골이 터지자 곧바로 경기템포가 올라가며 재미있어진다. 경남 고경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점골을 기록 다시 원점으로 하지만 70분대로 진입한 상황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해도 창단 첫 해 승격으로 윈나우 올인을 한 대전하나시티즌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곧바로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 내 패널티킥을 얻어낸다.
시간상 넣고 지키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 키커로 나선 바이오가 천천히 걸어가 제자리 걸음 후 경남 골대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정확하게 차넣는다.
하지만 X맨이 있었다! 대전 선수가 미리 움직이며 다시 차야했고 바이오는 똑같은 동작 같은 코스로 찼지만 너무 꺾어 그만 바깥으로 나가버린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맹공을 퍼부으며 88분 바이오의 컷백 득점이 나온다. 결승골이 될듯 했는데, VAR 체크 후 무효처리 된다. 침투하는 바이오를 막으러 가던 경남 수비수의 진로를 막는 파울이 있었다.
결국 1-1 승부가 끝났고 경남이 진출하게 된다. 어드밴티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기에 대전은 최종전 패배가 뼈아플 것 같다.
대전은 이번 시즌 기업구단으로 창단하며 하나은행이 아닌 그 위의 최상위 그룹인 하나시티즌을 모기업으로 둬 기대가 컸다.
2부리그에선 최상위 스쿼드를 갖췄고 무려 브라질 1부에서 뛰는 같은 브라질 용병들도 놀라워한 안드레 같은 선수까지 영입하며 창단 첫해 승격을 이루기 위해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은 창단하고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계약기간이 남았던 이흥실 대전 감독에게 한 마디 상의 없이 황선홍으로 내정했다.
그렇게 데려다 놓은 황선홍 감독을 반시즌만에 사실상 경질을 시키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건 프런트의 지나친 간섭이라 대전 하나시티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응원도 하지 않게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FC 서울에서 잠시 삐걱댔지만 그곳에서도 리그 우승 1회에 FA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최용수의 유산이어도 황선홍 감독 때 이뤄냈기에 부정되선 안 된다.
세상에 황선홍 같은 명장을 반시즌만에 보내면 대체 누굴 데려오겠다는 건가. 그리고 울산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후 아마추어리그에만 있었던 조민국을 감독 대행으로 앉혀놨다.
창단 첫해 승격 윈나우로 황선홍에 그가 원하는 선수들 다 데리고 와 꾸며놨는데 사실상 경질시키고 뜬금없는 감독 대행을 앉혀놨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거대 기업 구단이 탄생해 상당히 기대했지만 이런 프런트진이라면 그다지 응원하고 싶지 않다. 승격 좌절되고 이럴 거면 운영하지 말라는 말이나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다음 시즌엔 감독 앉혀놓고 쓸데없이 개입하지 말고 선수들도 밸런스 좀 맞춰서 아무리 부상이 연달아 발생했다지만 그건 다른 팀도 마찬가지고 용병이나 공격진 네임밸류에 비해 수비진은 확실히 아쉬웠다. 적재적소에 전력 보강이 이뤄지길 바란다.
승격 플레이오프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하는 승강 플레이오프는 아쉽게도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시즌 K리그 최종전은 수원 FC와 경남 FC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되었다.
경남 FC 고경민의 득점과 끝까지 여유있는 플레이로 경남이 깜짝 승선을 하나 싶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VAR 판독 끝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넣어 동점을 만들며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한 제주에 이어 2021 시즌 1부로 올라갈 승격팀은 수원 FC가 되었다.
수원 FC는 대전하나시티즌 확진자 발생으로 2주 연기가 되며 최대 희생양이 될 뻔했다. 경기력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고 아무 정보를 모르고 본 사람이라면 경남이 더 순위가 높은 팀으로 착각이 들만할 정도였다.
결국 준플레이오프도 플레이오프도 VAR이 지배했다.
결코 나쁜 뜻으로 쓰인 말이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VAR이 아니었다면 그게 다 오심이란 말이다.
지나치게 빡빡하게 잡는다? 이 말도 틀린 게 VAR 온필드리뷰로 바뀐 건 승부를 지배하는 엄청난 상황들이었다.
이번 마지막 판정 역시 심판이 선언하기엔 부담이 된다. 그리고 놓쳤을 수도 있고 만약 그냥 지나갔다면 수원FC가 오심으로 억울한 상황이고, 경남은 억울하다는 감정은 잘못이다. 허탈한 거지 명백한 파울이었다. 심판 성향이나 자신의 판정으로 바뀔 상황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판정은 제대로 됐다.
헐리웃 액션이 가미되었지만 확실히 붙잡은 건 맞다. 놔뒀어도 백성동의 클리어 확률이 높았는데 왜 저런 파울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준플레이오프 경남과 대전전에서 최종적으로 취소된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추가시간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강하게 차 넣으며 키퍼가 방향을 읽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며 1-1 동점. 어드밴티지로 인해 수원 FC가 승격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아웃, 언제든 중단의 위기에서 그래도 프로축구가 끝까지 완주했다. 3차 유행이 발생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지만 제한적으로 관중까지 입장돼 승격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다만 안병준 득점 후에 관중석에서 아예 마스크를 벗은 채 환호하는 관중이 카메라에 잡혀서 아찔했다. 내년에는 더 완화가 될 거고 이런 3차 유행만큼 확진자가 발생해도 규정이 완화되어 관중 입장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저렇게 카메라에 비친 한두 명의 마스크 탈착자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카메라 바깥에선 더 많을 게 분명하니까.
그런 한두 사람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안전요원이 있어도 개인이 잘 지키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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