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파이널 라운드-4

 

10월 23일 금요일 성남 기사회생!

 

김태환 크로스 김건희 슈팅 정말 멋졌다. 수원도 패기와 실력을 겸비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박건하의 수원은 내년에 정말 기대 된다. 

나상호 정말 용병급을 영입했다고 보는데,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개인 능력으로 한 방. 오늘 PK 얻어낸 것까지 다 해줬다. 

양상민은 속상할 듯 얼굴 출혈에 PK 결승골 헌납.

토미 PK 정말 잘 차더라. 끝까지 보고 움직이면 반대로 차는데, 두 번 차면 부담이 클 텐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노련하게 성공시킨다.

이 경기 재미있었다. 그래도 코로나 단계 완화 되어서 마지막 홈 경기 직관한 관중들 져서 아쉬웠겠지만 즐거웠겠다. 

수원의 거센 추격 김영광이 굴절에 손도 못 쓰는데 옆으로 빗나간 거 종료 직전 염기훈 프리킥 골대 맞은 건 정말 아까웠다.

11위 성남 승점 3점을 얻으며 기사회생 한다. 아직 부산이 경기를 치르지 않았는데도 승점 동률에 11위. 한 게임 남은 상황 속에서 안심할 수는 없지만 주말에 인천이 패하면 잔류에 성공한다. 

 

 

10월 24일 토요일

 

이번 라운드는 1부건 2부건 우승의 향방을 가늠하는 운명의 라운드였다. 

 

제주 UTD와 수원 FC - 제주 UTD 사실상 고지가 바로 앞이다!

 

제주 UTD와 수원 FC의 맞대결. 누가 이길까 명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이게 웬 일인가? 제주가 수원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수원은 제주를 한 부분도 앞서지 못했다.

제주의 탄탄한 수비에 수원 공격수들은 지워졌고, 주민규 같은 공격 자원이 없는데도 수원을 애먹였다.  

 

결국 2-0의 완승으로 제주가 아직 두 경기가 남았지만 무려 6점 차 그리고 현재 전력을 볼 때 우승은 사실상 확정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올해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수원 FC는 저번 라운드 전남전 패배 후 이번 제주를 잡았으면 또 모르는데 완패하며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인천 우리가 누구? 생존왕!

 

오늘 당장이라도 끝날 수 있는 강등 전쟁은 계속됐다. 어제 성남이 수원 삼성을 잡으며 한숨 돌렸는데, 인천과 부산의 맞대결이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유관중 속에 펼쳐졌다.

 

인천 홈에서 펼쳐졌지만 꼭 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와 같은 기분이었다. 부산은 비기기만 해도 잔류. 인천은 강등의 벼랑 끝 승부였는데, 선제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부산이 공격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타 변경이 귀찮아 상위/하위 파이널이라고 부르는데, 파이널 A / B 이렇게 나누는 건 정말 신의 한수다. 비슷한 팀끼리 붙으니까 정말 막상막하 경기가 펼쳐진다.

 

집중력이 최고인 것도 있지만 이 경기 정말 재미있었다.  

 

이동준의 선제골 속에 73분까지 인천이 두드려도 성과가 없어서 끝나나 싶었다. 그런데 인천은 진짜 이상한 '기운'이 있다. 

 

김대중의 등에 맞은 동점골이 터지더니 골 장면 느리게 비춰주고 경기장 화면 비추는 순간 갑자기 부산 수비수들 사이를 휘저어 들어가더니 슈팅, 김동우 굴절된 후 순식간에 역전했다.

 

이건 몇 분 차이가 있지만 실제론 골 넣고 킥오프 공 빼앗고 바로 골이었다. 부산으로선 정말 뭐가 씌인 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모든 건 결과적이다. 이기형의 교체와 조성환의 교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조성환 감독의 완벽한 승리였다.

심지어 최근 경기를 못 뛴 마하지까지 투입했는데 그게 신의 한수가 되며 막판 이태희 키퍼의 선방과 마하지의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 최종 라운드까지 이끈다. 

 

인천은 여전히 12위 꼴찌이지만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승리 경험이 있고 동기부여가 적은 서울과 홈에서 붙고, 골득실 차로 10위인 부산과 11위 성남이 서로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잔류할 수가 있다. 

 

오히려 압박을 받는 쪽은 강등 경험이 있고 분위기가 좋지 않은 부산과 성남이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정말 최고로 거칠고 격렬한 승부가 예상된다.

인천이 서울을 이기며 비겨도 안 되기 때문에 인천전 경기 결과를 머리에서 지운 채 다득점 승리를 위해 뛸 것 같다.  

 

이익 내놔!
전반에 슛을 미룬 이정협의 판단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10월 25일 일요일 울산 VS 전북 - 우리팀에 X맨이 있다!!

 

이용의 강력한 기습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는다. 이날 각팀 두 번씩 골대를 맞췄는데, 전북이 전반에 두 번, 울산이 전후반 한 번씩 맞췄다.

 

김인성의 핸드볼 파울로 PK를 구스타보가 실축. 골대 두 번에 PK 실축까지 울산으로는 여러모로 기분 좋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기희 첫 맞대결에서 본헤드성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 이후 싱겁게 패하는 원흉이 되었다. 김도훈 감독은 이후 김기희를 배제했지만 저번 포항전 불투이스의 퇴장으로 어쩔 수 없이 김기희-정승현 라인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기희는 잘 하다가 후반 중반 넘어가는 시점 이해가 안 가는 헤딩 백패스 시도로 모든 경기를 망친다. 바로우 골로 기록되었지만 사실상 자책골과 다름 없었다. 울산 팬들로서는 김기희만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질 듯하다.

 

왜 그 상황에서 뒤도 안 보고 강력한 스핀이 걸린 공중볼을 키퍼에게 백헤딩으로 패스를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과론적이고 ACL 병행이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지만 윤영선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작년 포항전이었나 한번 멘탈이 탈탈 털려 대패의 빌미를 준 적이 있는데, 김도훈 감독은 이후로 아예 배제시켰고 결국 여름에 서울로 임대 보냈다. 

 

윤영선이 서울에서도 큰 활약을 못 보이고는 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서 무조건 이겨야 했던 필사적으로 임한 독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수였는데 말이다. 뭐 모든 건 결과론적이다. 

 

솔직히 이날 용병술도 부상으로 몇 경기를 쉬어 폼이 안 올라온 이청용의 선발 투입 실패. 퇴장 변수가 겁났는지 김태환을 후보로 둔 것도 패착이었다. 부상이었지만 구단의 세심한 관리 및 후반 투입으로 결승골을 기록한 바로우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울산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태였기에 동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송범근의 선방과 종료 직전 윤빛가람이 또 한번 전반처럼 비슷한 위치에서 똑같이 골퍼스트를 맞추는 프리킥 후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손준호다. 3선에서 울산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시켰다. 수비 능력뿐 아니라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 축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더 없이 어울렸다. 기성용 이후 정우영이 붙박이로 있던 자리 손준호가 자연스레 이어받을 듯하다.  

 

전북이 승점 3점을 앞서며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울산이 너무 억울할 일은 아니다. 다 잘하다가 맞대결만 귀신같이 패하며 진 것도 아니고 맞대결은 맞대결 대로 다 패하고, 전북이 무너질 때 함께 삐걱거렸다.

 

또 전북은 장기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며 일종의 우승 DNA를 형성한 상태고, 울산은 최근 2년간 K리그답지 않은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단기간 우승 후보로 올랐을 뿐이다. 당연한 우승이란 없다. 울산은 작년, 이번 년도 모두 도전자 입장이었다.

 

전북은 ACL 우승에 K리그 3연패 중인 핵심선수들이 이탈해도 늘 우승팀이고, 울산은 여전히 경험을 쌓는 중으로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중이라고 본다.

 

리그 우승은 거의 전북 확정이라지만 FA컵 결승과 ACL도 남았다. 공교롭게도 FA컵 결승 상대는 전북. 울산이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산 아니었으면 진짜 전북 독주에 재미 하나도 없는데 얼마나 고맙냐 FA컵이라도 해냈으면 싶다.

 

2부리그 PO 싸움은 계속된다.

 

전날 전남을 꺾은 대전이 6위에서 3위로 점프했는데, 이날 서울 이랜드와 경남FC가 승리하며 대전을 다시 5위로 밀어냈다. 서울 이랜드만 38점 단독 3위고, 경남-대전-전남이 36점으로 동일하다.  

이날 경남 FC는 1-3으로 지고 있어서 패색이 짙었는데 10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골을 내리 퍼부으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둬낸다.

경남의 PO의지도 있었지만 부천에 문제가 많았다. 유관중, 가변석을 촘촘히 메운 관중들에게 대체 뭘 보여준 건지 참 직관한 팬들 오랜만에 가서 좋았겠지만 기분 정말 나빴을 거다. 

 

다음 라운드 일정을 보면 제주 그리고 수원 FC와 붙는 서울 이랜드와 경남은 불리하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도 적고 하위 팀과 붙은 대전과 전남의 순위 상승 기회.

남은 두 자리는 결국 2주 뒤 11월 7일 토요일 최종라운드까지 가야 할 것 같다. 서울 이랜드와 전남, 대전과 경남 FC가 맞붙는데 이 맞대결 승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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