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끌어올림-마지막 날까지 계속 갱신되길 바라며...

 

......결국 그렇게 됐다!

 

 

조별 예선을 1~2경기씩 치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멈춘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 카타르에서 재개됐다. 

 

서아시아 동아시아 구분해서 벌어지는 ACL은 원래 10월과 11월에 각각 중립지역에서 열리게 되었지만 동아시아의 상황이 안 좋게 변해 서아시아만 경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서아시아는 결승팀이 결정된 가운데,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는 11월부터 카타르에 격리된 상태로 남은 조별 예선부터 본선은 단판제로 열리게 되었다. K리그는 전북-울산-수원-서울, 네 팀이 참여했다. 

 

예선

 

전북 - 너무 일찍 무산된 트레블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신 팀은 이번 K리그 더블의 전북이었다.

다만 충격적이라고 할 수 없는 건 애초에 코로나 19로 중단되기 전 두 경기에서 패배하며 시작이 너무 나빴기 때문이다.

 

전북의 스쿼드와 전력이라면 게다가 더블로 인해 트레블 의지도 강했고, 뒤집을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봄직도 했지만, 벤투호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며 참여하지 못했고 기존 부상자까지 더해 제대로 스쿼드가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회를 잡은 나성은 같은 선수의 활약으로 잠시 희망을 자아냈지만 반짝이었다.

마지막 경기 대승으로 체면치레만 겨우하며 제일 먼저 카타르를 떠나게 되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떠났고 다음 시즌부터 김상식 감독이 전북을 맡게 되었다. 

 

진짜 흔치 않는 장면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서울 - 당연한 결과

 

솔직히 VAR이 없고 그 와중에 심판 수준이 너무 낮아 손해를 보긴 했다.

윤주태 슈팅은 완벽하게 PK가 주어졌어야 했는데, 오히려 항의하다 옐로카드만 받아 버렸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5-0으로 이긴 치앙라이에게 곧바로 리턴매치에서 지는데 올라갈 수가 없다.

멜버른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됐는데 지는 건 참...할 말 없는 경기력이다.

 

다음 시즌 예상대로 박진섭 감독이 FC 서울로 오고 국가대표 선수 나상호도 영입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

프런트진도 물갈이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기대가 안 드는 건 뭘까?

 

이번에 계약 종료되는 박주영은 어떻게 될까?
리그에서 지겹게 본 장면이다

수원 - 예기치 못한 활약

 

애초에 참가에만 목적을 두고 고등부 선수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데리고 왔다.

조호르 탁짐의 참가 철회가 뜻밖의 결과를 가지고 왔다.

광저우, 비셀 고베배와 수원 삼성 세 팀간 전적만 따지기 때문.

광저우 전에서 상대 선수가 이른 시간 퇴장당했는데도 많은 기회를 놓치며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버겁다고 느꼈다.

하지만 마지막 비셀 고베 상대로 두 골차로 이겨야 하는 그 어려운 미션을 성공시키며 본선에 진출한다.

비셀 고베 수비수 핸드볼 파울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보다가 웃음이 터졌다.   

 

또라인가? 빵 터졌다

울산 - 이제야 승리 DNA가 생성이 된 건가

 

울산 경기는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잘 안 풀리고 무승부로 끝나나 혹은 지는 건가 싶었지만 경기 종료가 임박할 시점 연거푸 연속골을 넣는 변태축구로 연승을 거둔다.

김인성도 특유의 스피드에 더해 골까지 기록해주고 윤빛가람이 정말 빛나고 있다.

리그에서 미끄러졌는데 2년간 윈나우 모드로 다져진 전력이 이제야 승리 DNA가 심어진 건가 싶을 정도.

예상대로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16강 (동아시아 8강)

 

울산 VS 멜버른 빅토리 - 설마했는데 ACL에서 울산은 다르다

 

FC서울과 붙을 확률이 꽤 있었는데 상대는 리빌딩 중인 한 수 아래의 멜버른 빅토리로 결정됐다.

의외로 답답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토너먼트에서 울산의 승리 DNA는 아직 충분히 뿌리내리지 않았는가 싶었는데, 후반 중반에 골을 성공시킨 후 차곡차곡 나중엔 3-0 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어내며 끝낸다. 

이번 울산은 리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비욘 존슨이나 김기희가 잘 하고 있어 분위기가 더 좋을 듯하다. 

 

 

수원 VS 요코하마

 

수원 뭔가 이상하다. '우주의 기운'이 몰리는 느낌. 

매경기 선수들간의 싸움이 일어나는데 나쁘게 보기보단 양팀의 서로 승리에 대한 투지로 본다. 

요코하마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후반 수원의 야생마 김태환이 멋진 페이크 모션 후 호쾌하게 날린 슈팅이 들어가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어 김민우의 역전골 그리고 한석종의 깜짝 중거리슛에 상대 키퍼의 몸개그까지 더해지며 순식간에 3-1로 승리를 결정지어 버린다.

요코하마는 분명 따라붙을 생각도 못하게 많은 골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집중력 문제인지 기회를 너무 날렸다. 오히려 추가시간 난이도 높은 헤딩골로 추격골을 성공시키지만 3-2 수원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8강 (동아시아 4강) 

 

10일 오후 7시. 울산 현대 VS 베이징 궈안

 

울산은 비록 이동경이 부상 아웃되었지만 벤투호 자가격리 되었던 선수들이 합류해 전력도 강해진 상태다. 다만 코로나에 걸려 국내에 있던 수문장 조현우를 8강에 앞서 데려온다는 말이 있어서 우려가 들었다.

 

일단 선수 컨디션이 제대로일까? 페이크 실드까지 착용을 했는데도 코로나에 걸려 엄청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말이다. 또 어렵게 기회를 받아 좋은 활약을 한 조수혁의 사기 문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현우의 심리적 불안으로 무산되었는데, 지금 이 멤버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지금 수비진도 자가격리로 빠졌던 정승현 대신 불투이스-김기희가 계속 기용되는데 이것처럼 조수혁에게 끝까지 믿고 맡겨야 한다.

 

16강 때는 멜버른 빅토리 상대로 약간 불안하게 봤는데, 오히려 강팀인 베이징 궈안 상대로는 편안하게 봤다.

이른 선제골 덕분인 것 같다. 김민재의 핸드볼 파울이 VAR 판독 끝에 패널티킥 판정이 됐고 주니오가 완벽하게 넣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에 안정감까지 붙었는지 플레이가 훨씬 더 부드러웠고, 전반 41분 주니오의 정말 그림 같은 중거리슛이 터지며 2-0으로 앞선 채 전반이 끝났다.

 

후반에도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운영하며 4강-동아시아 결승에 진출한다. 

 

오후 11시 수원 삼성 VS 비셀 고베

 

다시 한번 붙은 두 팀. 수원과 고베는 코로나 팬데믹 선언 전에 붙은 적이 있어 올해에 세 번째 맞대결이었다.

이니에스타가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않는 게 수원에겐 호재였다.

동아시아 결승에 울산과 수원 같은 K리그팀끼리 붙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봤다.

 

고승범의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를 단신인 박상혁이 절묘한 침투 헤딩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시작한다.

하지만 고베는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멋진 전략으로 잘라먹기 슈팅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든다.

 

전반 30분 중반에 우주의 기운이 모인 듯했던 수원 삼성에 암운이 닥치니, PK 판정이 내려진 것.

VAR 판독 끝에 패널티 에어리어 앞 프리킥으로 바뀌며 김태환에게 레드카드 판정이 내려진다.

일대일 찬스를 김태환이 막았다는 것. 프리킥에서 잘 깔아찬 슈팅으로 골까지 허용하며 모든 걸 잃었다.

 

만약 이번 ACL에서 '투혼의 팀'을 선정한다면 수원 삼성이 뽑혀야 한다고 본다.

수원은 10명이 뒤진 상황에서 전혀 차이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베를 상대했고 연장까지 끌고 간다.

연장에서 고베는 뭐에 홀린 듯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놓치며 다시 수원에게 우주의 기운이 왔나 싶을 정도였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빈 골대에 찬 볼을 잔디가 도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 37분 김태환의 이른 퇴장으로 후반과 연장 전-후반 열 명이서 뛴 수원 삼성이 승부차기로 끌고 갔고 진짜 두 팀 다 끝내주게 잘 차며 일곱 번째 키커까지 오게 만든다. 

그리고 장호익이 미국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 '로베르토 바조' 실축을 떠오르는 홈런볼을 차며 비셀 고베가 동아시아 결승에 오른다.

 

그래도 이번 수원 삼성의 ACL은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굉장히 여운에 남는 활약이었다. 수원 삼성팬들이 시즌 내내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FC서울과 달리 내년의 수원 삼성이 계속 기대가 되는 이유다. 본격적으로 레전드 박건하의 축구가 보여질 것이고, 김태환 같은 젊은 피들의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4강 (동아시아 결승) 울산 VS 비셀 고베

 

울산의 4강 상대는 수원 삼성을 꺾고 올라온 비셀 고베. 

이니에스타가 출전할 수도 있다고 상대 감독이 연막 작전을 펼쳤는데, 수원과 경기에서 패널티킥 차고 고통에 겨운 모습을 보면 믿을만하진 않았다.(실제로 4개월 아웃)

 

고베는 리그 성적이 안 좋아 ACL만 보고 있는데, 수원 삼성과 경기하는 걸 보면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 이니에스타 없는 고베는 베르마엘렌이라든가 이름값(만) 있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걱정이 드는 상대는 아니었다.

 

그래도 4강까지 진출한 팀이다. 저력은 충분히 있고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기록한다.

울산은 늘 중요한 길목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또 경고 누적이 걱정돼 김태환 같은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왜 눈 앞의 경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까 싶은 선발 라인업을 들고 와 시간이 지날수록 안 되나 생각이 들었다.

 

후반에 추가골까지 먹히며 패색이 짙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 받으며 취소 기사회생한다.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 윤빛가람의 골이 비욘 존슨 맞고 들어갔는데 오프사이드 판정. 하지만 VAR 체크 후 골로 인정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다.

 

연장 전반 정말 제대로 밀어 붙였는데, 상대 키퍼의 무지막지한 선방으로 고베가 위기를 극복한다. 

오히려 연장 후반 홍철의 패스미스로 인해 고베의 완벽한 찬스가 주어졌고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글라스가 그걸 못 넣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나? 지켜보던 이니에스타가 아쉬움에 벽을 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나온다.

 

시간이 다 가고 승부차기로 가나 싶었는데, 이번 ACL에서 울산은 진짜 가슴 졸이게 만들고 이기기로 결정한 건지 승부차기 가기 전 PK를 얻어낸다. 

오늘 내내 멋진 선방을 기록한 상대 키퍼의 명백한 파울이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성급한 모습인데, 결국 주니오가 깔끔하게 차 넣어 마음 졸이는 승부차기 없이 승부를 끝낸다.

 

 

ACL 결승 울산 현대 호랑이 VS 페르세폴리스 

 

동아시안 결승이자 4강은 잔디 사정으로 잠시 경기장을 옮겼고, 다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관중도 입장이 되었는데, 저 넓은 경기장에서 왜 한 구역에 모아 놨을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러모로 울산 현대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일단 이란 페르세폴리스는 한참 전에 결승에 올라간 상태라 지금 경기체력과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 또 공격수가 인종차별로 출장정지가 됐다는 소식도 있었다.

 

반면 울산 현대는 경기력은 올라올 대로 올라온 상황에서 일주일간의 휴식.(격리 상황이지만) 컨디션은 최상이다. 또 준우승만 두 번 아챔만큼은 꼭 잡겠다는 결의가 충만할 거라는 건 안 봐도 뻔한 상황이었다. 

 

전반전 울산 현대가 확실히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반 추가 시간이 될즈음 박주호가 볼을 빼앗기고 그 역습에 선제골을 허용해버린다. 

 

울산 현대는 2014년부터 지독하게 결국 준우승이라는 딱지가 붙어있기 때문에 보는 이들도 선수들도 괜히 초조하지나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VAR 판독 후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윤빛가람에게 이란 수비수의 파울이 판독돼 전반 추가시간에 PK를 얻게 되었다.

 

완벽하게 PK를 차내던 주니오였는데 키퍼가 완벽하게 방향을 읽어 막는다. 그렇지만 주니오 바로 앞으로 돌아온 볼을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며 전반이 끝난다.

 

다시 시작된 후반 10분 지났을 무렵 크로스 올라간 볼을 이란 수비수가 팔로 건드리며 논란을 예상해 판독은 하지만 완벽한 PK 기회가 주어진다. 다소 이해가 안 가는 플레인데, 이번엔 주니오가 완벽하게 넣으며 2-1 드디어 역전한다.

 

울산 현대의 올라올 대로 올라온 경기력과 이미 울산에서 마지막 경기라는 걸 선언한 김도훈 감독의 이제야 속속 들어맞는 용병술로 적시에 선수들이 교체돼 들어갔고, 마지막 신진호를 빼고 정승현까지 넣으며 지키기에 돌입.

 

드디어 2012년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2014년 리그 마지막 날을 시작으로 최근 두 시즌 지긋지긋한 준우승 악연까지 떨치는 값진 우승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고, 울산 현대는 60억 가까운 수익을 얻었다. 또 클럽 월드컵 참가로 구단 명성 증가에 또 참가비+@가 기다린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은 상금이 적어 정말 명예뿐인데, 아챔을 우승한 울산이 이번 시즌 최종 승리자가 아닌가 싶다. 정말 투자한 대로 받는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

 

울산은 감독이 떠나고 노장으로 분류된 선수들이 많아 감독 선임과 우승 후 강제 리빌딩이 남아 있긴 하지만 드디어 이식된 우승 DNA와 함께 내년에는 정말로 전북을 꺾고 리그 우승을 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잔뜩 안은 채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교민인 줄 알았는데, 정우영과 남태희(우측 손 흔드는 사람과 그 옆 사람)
김도훈 감독 유종의 미를 거뒀다
60억 가까운 수익을 얻었고, 클럽 월드컵 참가로 구단 명성 증가에 또 참가비+@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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