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고 모두가 인내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프로 선수들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하는 순간 리그가 연기되고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했는데, 그래도 확진자 발생 없이 리그 막바지까지 잘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리그 종료를 얼마 놔두지 않고 대전 소속 선수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안전을 위해 2주간 연기가 결정되었다. 

 

2주 후 재개된 경기에서 수요일 대전 하나 시티즌이 안양 상대로 3-0을 거두며 3위로 올라선 가운데, 2부리그 남은 두 경기가 11월 21일 오후 3시 일제히 열렸다.

 

남은 두 경기는 3위 대전과 6위 경남 / 4위 이랜드와 5위 전남의 대결로, 서로 상대하는 네 팀이 모두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팀간의 대진이었다.

 

대전 3위 승점 39 득점 36 / 이랜드 4위 승점 38 득점 32 / 전남 5위 승점 37 득점 36 / 경남 6위 승점 36 득점 39

 

가장 유리한 건 대전하나시티즌이다. 39점으로 3위라. 지지만 않으면 된다. 이기면 되고 비겨도 올라간다.

이랜드는 4위지만 크게 유리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다득점으로 보는 K리그에서 32골로 가장 적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이기면 끝나지만 비겨도 대전과 경남의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다.

5위 전남과 경남은 다른 길이 없다. 이겨야 한다.

 

그리고 맞이한 최종전

 

대전과 경남의 경기에선 경남이 이른 시간 득점한 도동현의 골을 그대로 지켜 1-0으로 승리한다. 그렇게 되면서 경기 중인 전남과 이랜드는 누구든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대전은 다른 경기장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6위였던 경남은 승리로 인해 일단 진출한 상황에서 3위나 4위냐의 문제였다. 

 

결국 전남과 이랜드가 무승부로 끝나며 6위 경남이 극적으로 3위로 올라서며 홈에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3위로 가장 유리했던 대전은 골득실로 인해 4위 가까스로 턱걸이로 진출한다.

 

최종전을 보며 VAR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전남이 세 골이나 취소돼 아깝다지만 그 골은 명백한 취소됐어야 하는 골이고, 만약 골로 인정됐다면 오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극적인 득점만 봐도 VAR 아니었다면 전남이 극적으로 진출하는 거였다. 

 

전남은 세 번이나 골이 취소되며 아쉬울 순 있겠지만 시즌 내내 연승이 2연승 한번 밖에 없었고 무를 너무 많이 캐서 너무 아쉬워하면 안될 것 같다. 전남은 2부로 떨어진 후 해체가 되는 게 아닐까 기대보단 걱정이 되는 팀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수원FC와 함께 뜻밖의 성적을 낸 팀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이랜드는 창단 후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했는데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랜드 기업 자체가 그동안 축구단 운영한 걸 보면 신뢰가 안 가서 이번에도 적극적 투자보단 정정용의 아이들을 임대해 와서 성과를 거둔 거고 내년에 이 기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어차피 2부리그는 그해 성적 못 내면 다 리셋된다. 선수 이동폭도 크고 잘 하는 선수들 1부로 가기 때문이다,

 

 

25일 승격 준플레이오프 경남 대전

 

4일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장소에서 경남과 대전의 리턴 매치가 펼쳐졌다. 다른 점이라면 압도적으로 경남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

대전 하나 시티즌은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팀 공격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드레가 최종전에서 다섯 장째 옐로카드를 수집하며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부에서 최상급 전력 네임밸류만 보면 1부에서도 비빌만한 대전하나시티즌이기에 접고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승격 플레이오프는 상위팀이 비겨도 올라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 그렇기에 어드밴티지를 갖춘 팀은 한 골을 앞서가기 위해, 어드밴티지가 없는 팀은 빨리 어드밴티지를 없애기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해서 재미가 있다.

 

양팀이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후반 에디뉴의 침투 득점으로 대전이 앞서가기 시작한다. 

 

기름이 부어진 곳에 불씨가 튀겨진 것처럼 한번 골이 터지자 곧바로 경기템포가 올라가며 재미있어진다. 경남 고경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점골을 기록 다시 원점으로 하지만 70분대로 진입한 상황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해도 창단 첫 해 승격으로 윈나우 올인을 한 대전하나시티즌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곧바로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 내 패널티킥을 얻어낸다.

 

시간상 넣고 지키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 키커로 나선 바이오가 천천히 걸어가 제자리 걸음 후 경남 골대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정확하게 차넣는다.

 

하지만 X맨이 있었다! 대전 선수가 미리 움직이며 다시 차야했고 바이오는 똑같은 동작 같은 코스로 찼지만 너무 꺾어 그만 바깥으로 나가버린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맹공을 퍼부으며 88분 바이오의 컷백 득점이 나온다. 결승골이 될듯 했는데, VAR 체크 후 무효처리 된다. 침투하는 바이오를 막으러 가던 경남 수비수의 진로를 막는 파울이 있었다.

 

결국 1-1 승부가 끝났고 경남이 진출하게 된다. 어드밴티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기에 대전은 최종전 패배가 뼈아플 것 같다.

 

대전은 이번 시즌 기업구단으로 창단하며 하나은행이 아닌 그 위의 최상위 그룹인 하나시티즌을 모기업으로 둬 기대가 컸다.

 

2부리그에선 최상위 스쿼드를 갖췄고 무려 브라질 1부에서 뛰는 같은 브라질 용병들도 놀라워한 안드레 같은 선수까지 영입하며 창단 첫해 승격을 이루기 위해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은 창단하고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계약기간이 남았던 이흥실 대전 감독에게 한 마디 상의 없이 황선홍으로 내정했다.

 

그렇게 데려다 놓은 황선홍 감독을 반시즌만에 사실상 경질을 시키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건 프런트의 지나친 간섭이라 대전 하나시티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응원도 하지 않게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FC 서울에서 잠시 삐걱댔지만 그곳에서도 리그 우승 1회에 FA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최용수의 유산이어도 황선홍 감독 때 이뤄냈기에 부정되선 안 된다.

 

세상에 황선홍 같은 명장을 반시즌만에 보내면 대체 누굴 데려오겠다는 건가. 그리고 울산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후 아마추어리그에만 있었던 조민국을 감독 대행으로 앉혀놨다. 

 

창단 첫해 승격 윈나우로 황선홍에 그가 원하는 선수들 다 데리고 와 꾸며놨는데 사실상 경질시키고 뜬금없는 감독 대행을 앉혀놨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거대 기업 구단이 탄생해 상당히 기대했지만 이런 프런트진이라면 그다지 응원하고 싶지 않다. 승격 좌절되고 이럴 거면 운영하지 말라는 말이나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다음 시즌엔 감독 앉혀놓고 쓸데없이 개입하지 말고 선수들도 밸런스 좀 맞춰서 아무리 부상이 연달아 발생했다지만 그건 다른 팀도 마찬가지고 용병이나 공격진 네임밸류에 비해 수비진은 확실히 아쉬웠다. 적재적소에 전력 보강이 이뤄지길 바란다.   

 

 

승격 플레이오프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하는 승강 플레이오프는 아쉽게도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시즌 K리그 최종전은 수원 FC와 경남 FC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되었다.

 

경남 FC 고경민의 득점과 끝까지 여유있는 플레이로 경남이 깜짝 승선을 하나 싶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VAR 판독 끝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넣어 동점을 만들며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한 제주에 이어 2021 시즌 1부로 올라갈 승격팀은 수원 FC가 되었다.

 

수원 FC는 대전하나시티즌 확진자 발생으로 2주 연기가 되며 최대 희생양이 될 뻔했다. 경기력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고 아무 정보를 모르고 본 사람이라면 경남이 더 순위가 높은 팀으로 착각이 들만할 정도였다. 

 

결국 준플레이오프도 플레이오프도 VAR이 지배했다.

결코 나쁜 뜻으로 쓰인 말이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VAR이 아니었다면 그게 다 오심이란 말이다.

지나치게 빡빡하게 잡는다? 이 말도 틀린 게 VAR 온필드리뷰로 바뀐 건 승부를 지배하는 엄청난 상황들이었다.

 

이번 마지막 판정 역시 심판이 선언하기엔 부담이 된다. 그리고 놓쳤을 수도 있고 만약 그냥 지나갔다면 수원FC가 오심으로 억울한 상황이고, 경남은 억울하다는 감정은 잘못이다. 허탈한 거지 명백한 파울이었다. 심판 성향이나 자신의 판정으로 바뀔 상황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판정은 제대로 됐다. 

 

헐리웃 액션이 가미되었지만 확실히 붙잡은 건 맞다. 놔뒀어도 백성동의 클리어 확률이 높았는데 왜 저런 파울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준플레이오프 경남과 대전전에서 최종적으로 취소된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추가시간에 주어진 패널티킥을 안병준이 강하게 차 넣으며 키퍼가 방향을 읽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며 1-1 동점. 어드밴티지로 인해 수원 FC가 승격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아웃, 언제든 중단의 위기에서 그래도 프로축구가 끝까지 완주했다. 3차 유행이 발생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지만 제한적으로 관중까지 입장돼 승격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다만 안병준 득점 후에 관중석에서 아예 마스크를 벗은 채 환호하는 관중이 카메라에 잡혀서 아찔했다. 내년에는 더 완화가 될 거고 이런 3차 유행만큼 확진자가 발생해도 규정이 완화되어 관중 입장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저렇게 카메라에 비친 한두 명의 마스크 탈착자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카메라 바깥에선 더 많을 게 분명하니까.

그런 한두 사람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안전요원이 있어도 개인이 잘 지키는 수밖에 없겠다.

 

쇄도하고 있는데,
분명 잡았다
진로를 방해하는 명백한 파울이다
약간의 헐리웃 액션이긴 해도 분명 백성동과 경합할 수 있는 상황을 막은 건 확실하다

 

 

 

할머니와 손자 혹은 할머니와 손녀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부모의 '결핍'이 우선된다. 부모의 부재를 부모의 부모인 할머니가 보듬는 것.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세대 차이가 나는데 조부모와 손자(녀)는 오죽할까? 그래도 '내리사랑'은 그대로다. 부모-자식보다 낯설며 신파의 더 없이 적절한 소재라 은근히 나온다.

 

이번 테마영화에선 <할머니의 내리사랑>이란 주제로 집으로 / 계춘할망 / 감쪽같은 그녀를 묶어 소개해본다. 

 

집으로

 

이 영화가 가문의 영광에 밀려 2002년에 흥행 2위를 한 게 아쉽다.

영화인 걸 알지만 페이크 다큐인가 속을 정도. 진짜 철부지 같은 유승호의 연기와 정말 손자를 대하는 것 같은 할머니. 

통닭은 먹고 싶다는 투정에 삼계탕을 해준다든가, 직접 머리를 잘라주며 유승호를 미치고 팔짝 뛰게 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웃긴다.

유승호가 할머니를 위해 실을 고리에 걸어주는 장면들은 분명 의도되었지만 울컥하게 만든다.  

혹시 이 영화 안 본 사람들 나온지 거의 이십 년이 다 되어가지만 추천한다.

아래에 소개할 계춘할망이나 감쪽같이 그녀의 지나치게 의도된 신파에 실망한 사람들은 집으로를 보며 앞으로도 계속 나올 이런 류의 영화에 편견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계춘할망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조부모-손자,손녀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나오기에 관계를 비트는 시도가 나오기도 한다. 

계춘할망은 약간이라기에는 클리셰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진부한 시나리오지만 나름 반전이 심어져 있긴 하다. 이 관계의 반전마저 없었으면 러닝 타임 낭비였을 것이다.

윤여정과 김고은 두 배우의 연기가 충분히 노골적인 신파를 이해하고 눈물을 흘려줄 수 있고, 제주도라는 공간이 시나리오가 가져다 주는 진부함을 없애준다. 

감쪽같은 그녀

 

나는 이 영화가 너무 노골적인 울리기와 불행의 전시로 슬픔보단 고통만 느꼈다. 

아이들을 활용한 것도 대상 연령층과는 동떨어져 있고, 중간마다 나오는 에피소드는 유치하고 소모적이다.

불행 전시 -> 맥 없는 이야기 -> 불행 전시의 흐름이라. 굉장히 작위적인 이야기.

김수안의 나 연기 천재에요. 하는 것밖에는 느껴지는 게 없었다. 

이런 류의 영화에 별 상황이 아닌데도 눈물을 쏟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추천할 수가 없다.

 

다시, 봄

웹툰 원작이라고 한다. 홀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이야기다.

나 혼자만 타임슬립으로 당연히 사건이 바뀐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그만큼 내용이 심심하다. 

영화는 중간마다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을 감상하는데 집중을 하게 만든 것 같다.

혹은 너무 짜맞추듯한 부족한 개연성과 내용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작 영화를 보면 설정 자체가 비극적이라 힐링물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K리그 파이널 라운드-4

 

10월 23일 금요일 성남 기사회생!

 

김태환 크로스 김건희 슈팅 정말 멋졌다. 수원도 패기와 실력을 겸비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박건하의 수원은 내년에 정말 기대 된다. 

나상호 정말 용병급을 영입했다고 보는데,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개인 능력으로 한 방. 오늘 PK 얻어낸 것까지 다 해줬다. 

양상민은 속상할 듯 얼굴 출혈에 PK 결승골 헌납.

토미 PK 정말 잘 차더라. 끝까지 보고 움직이면 반대로 차는데, 두 번 차면 부담이 클 텐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노련하게 성공시킨다.

이 경기 재미있었다. 그래도 코로나 단계 완화 되어서 마지막 홈 경기 직관한 관중들 져서 아쉬웠겠지만 즐거웠겠다. 

수원의 거센 추격 김영광이 굴절에 손도 못 쓰는데 옆으로 빗나간 거 종료 직전 염기훈 프리킥 골대 맞은 건 정말 아까웠다.

11위 성남 승점 3점을 얻으며 기사회생 한다. 아직 부산이 경기를 치르지 않았는데도 승점 동률에 11위. 한 게임 남은 상황 속에서 안심할 수는 없지만 주말에 인천이 패하면 잔류에 성공한다. 

 

 

10월 24일 토요일

 

이번 라운드는 1부건 2부건 우승의 향방을 가늠하는 운명의 라운드였다. 

 

제주 UTD와 수원 FC - 제주 UTD 사실상 고지가 바로 앞이다!

 

제주 UTD와 수원 FC의 맞대결. 누가 이길까 명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이게 웬 일인가? 제주가 수원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수원은 제주를 한 부분도 앞서지 못했다.

제주의 탄탄한 수비에 수원 공격수들은 지워졌고, 주민규 같은 공격 자원이 없는데도 수원을 애먹였다.  

 

결국 2-0의 완승으로 제주가 아직 두 경기가 남았지만 무려 6점 차 그리고 현재 전력을 볼 때 우승은 사실상 확정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올해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수원 FC는 저번 라운드 전남전 패배 후 이번 제주를 잡았으면 또 모르는데 완패하며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인천 우리가 누구? 생존왕!

 

오늘 당장이라도 끝날 수 있는 강등 전쟁은 계속됐다. 어제 성남이 수원 삼성을 잡으며 한숨 돌렸는데, 인천과 부산의 맞대결이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유관중 속에 펼쳐졌다.

 

인천 홈에서 펼쳐졌지만 꼭 2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와 같은 기분이었다. 부산은 비기기만 해도 잔류. 인천은 강등의 벼랑 끝 승부였는데, 선제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부산이 공격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타 변경이 귀찮아 상위/하위 파이널이라고 부르는데, 파이널 A / B 이렇게 나누는 건 정말 신의 한수다. 비슷한 팀끼리 붙으니까 정말 막상막하 경기가 펼쳐진다.

 

집중력이 최고인 것도 있지만 이 경기 정말 재미있었다.  

 

이동준의 선제골 속에 73분까지 인천이 두드려도 성과가 없어서 끝나나 싶었다. 그런데 인천은 진짜 이상한 '기운'이 있다. 

 

김대중의 등에 맞은 동점골이 터지더니 골 장면 느리게 비춰주고 경기장 화면 비추는 순간 갑자기 부산 수비수들 사이를 휘저어 들어가더니 슈팅, 김동우 굴절된 후 순식간에 역전했다.

 

이건 몇 분 차이가 있지만 실제론 골 넣고 킥오프 공 빼앗고 바로 골이었다. 부산으로선 정말 뭐가 씌인 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모든 건 결과적이다. 이기형의 교체와 조성환의 교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조성환 감독의 완벽한 승리였다.

심지어 최근 경기를 못 뛴 마하지까지 투입했는데 그게 신의 한수가 되며 막판 이태희 키퍼의 선방과 마하지의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 최종 라운드까지 이끈다. 

 

인천은 여전히 12위 꼴찌이지만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승리 경험이 있고 동기부여가 적은 서울과 홈에서 붙고, 골득실 차로 10위인 부산과 11위 성남이 서로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잔류할 수가 있다. 

 

오히려 압박을 받는 쪽은 강등 경험이 있고 분위기가 좋지 않은 부산과 성남이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정말 최고로 거칠고 격렬한 승부가 예상된다.

인천이 서울을 이기며 비겨도 안 되기 때문에 인천전 경기 결과를 머리에서 지운 채 다득점 승리를 위해 뛸 것 같다.  

 

이익 내놔!
전반에 슛을 미룬 이정협의 판단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10월 25일 일요일 울산 VS 전북 - 우리팀에 X맨이 있다!!

 

이용의 강력한 기습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는다. 이날 각팀 두 번씩 골대를 맞췄는데, 전북이 전반에 두 번, 울산이 전후반 한 번씩 맞췄다.

 

김인성의 핸드볼 파울로 PK를 구스타보가 실축. 골대 두 번에 PK 실축까지 울산으로는 여러모로 기분 좋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기희 첫 맞대결에서 본헤드성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 이후 싱겁게 패하는 원흉이 되었다. 김도훈 감독은 이후 김기희를 배제했지만 저번 포항전 불투이스의 퇴장으로 어쩔 수 없이 김기희-정승현 라인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기희는 잘 하다가 후반 중반 넘어가는 시점 이해가 안 가는 헤딩 백패스 시도로 모든 경기를 망친다. 바로우 골로 기록되었지만 사실상 자책골과 다름 없었다. 울산 팬들로서는 김기희만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질 듯하다.

 

왜 그 상황에서 뒤도 안 보고 강력한 스핀이 걸린 공중볼을 키퍼에게 백헤딩으로 패스를 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과론적이고 ACL 병행이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지만 윤영선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작년 포항전이었나 한번 멘탈이 탈탈 털려 대패의 빌미를 준 적이 있는데, 김도훈 감독은 이후로 아예 배제시켰고 결국 여름에 서울로 임대 보냈다. 

 

윤영선이 서울에서도 큰 활약을 못 보이고는 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서 무조건 이겨야 했던 필사적으로 임한 독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수였는데 말이다. 뭐 모든 건 결과론적이다. 

 

솔직히 이날 용병술도 부상으로 몇 경기를 쉬어 폼이 안 올라온 이청용의 선발 투입 실패. 퇴장 변수가 겁났는지 김태환을 후보로 둔 것도 패착이었다. 부상이었지만 구단의 세심한 관리 및 후반 투입으로 결승골을 기록한 바로우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울산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태였기에 동점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송범근의 선방과 종료 직전 윤빛가람이 또 한번 전반처럼 비슷한 위치에서 똑같이 골퍼스트를 맞추는 프리킥 후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손준호다. 3선에서 울산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시켰다. 수비 능력뿐 아니라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 축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더 없이 어울렸다. 기성용 이후 정우영이 붙박이로 있던 자리 손준호가 자연스레 이어받을 듯하다.  

 

전북이 승점 3점을 앞서며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울산이 너무 억울할 일은 아니다. 다 잘하다가 맞대결만 귀신같이 패하며 진 것도 아니고 맞대결은 맞대결 대로 다 패하고, 전북이 무너질 때 함께 삐걱거렸다.

 

또 전북은 장기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며 일종의 우승 DNA를 형성한 상태고, 울산은 최근 2년간 K리그답지 않은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단기간 우승 후보로 올랐을 뿐이다. 당연한 우승이란 없다. 울산은 작년, 이번 년도 모두 도전자 입장이었다.

 

전북은 ACL 우승에 K리그 3연패 중인 핵심선수들이 이탈해도 늘 우승팀이고, 울산은 여전히 경험을 쌓는 중으로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중이라고 본다.

 

리그 우승은 거의 전북 확정이라지만 FA컵 결승과 ACL도 남았다. 공교롭게도 FA컵 결승 상대는 전북. 울산이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산 아니었으면 진짜 전북 독주에 재미 하나도 없는데 얼마나 고맙냐 FA컵이라도 해냈으면 싶다.

 

2부리그 PO 싸움은 계속된다.

 

전날 전남을 꺾은 대전이 6위에서 3위로 점프했는데, 이날 서울 이랜드와 경남FC가 승리하며 대전을 다시 5위로 밀어냈다. 서울 이랜드만 38점 단독 3위고, 경남-대전-전남이 36점으로 동일하다.  

이날 경남 FC는 1-3으로 지고 있어서 패색이 짙었는데 10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골을 내리 퍼부으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둬낸다.

경남의 PO의지도 있었지만 부천에 문제가 많았다. 유관중, 가변석을 촘촘히 메운 관중들에게 대체 뭘 보여준 건지 참 직관한 팬들 오랜만에 가서 좋았겠지만 기분 정말 나빴을 거다. 

 

다음 라운드 일정을 보면 제주 그리고 수원 FC와 붙는 서울 이랜드와 경남은 불리하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도 적고 하위 팀과 붙은 대전과 전남의 순위 상승 기회.

남은 두 자리는 결국 2주 뒤 11월 7일 토요일 최종라운드까지 가야 할 것 같다. 서울 이랜드와 전남, 대전과 경남 FC가 맞붙는데 이 맞대결 승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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