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토냐
토냐 하딩하면 낸시 캐리건-이름도 몰라서 토냐 하딩의 라이벌로만 알았다-을 청부 폭력한 인물로만 알고 있었다. 뉴스로만 접했던 인물인데, 토냐 하딩이 트리플 악셀을 미국에서 최초로 성공시킨 선수였고, 보수적인 피겨판에서 그에 반하는 의상을 입어 불이익을 받았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몰랐다. 당연히 불우한 가정환경도 알지 못했다.(그렇다고-만약 토냐 하딩이 진짜로 청부 폭력을 벌였다면 이해해선 안된 일이지만)
그래서 마고 로비가 주연을 맡았다지만 꺼려진 건 사실이었다. 포스터만 봐도 왠지 악녀를 두둔하는 듯한 분위기에 거부감이 들어서다. 하지만 영화는 우려를 산산히 부순다. 캐릭터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기법으로 변명을 하지만 영화에서는 토냐 하딩을 두둔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 토냐 하딩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기에 영화만 믿고 토냐 하딩을 불쌍하다고 생각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악녀라는 이미지에는 어느정도 균열이 가는 건 사실이다.
일반적인 피겨선수의 체형에 비해 다소 육중한(?) 마고 로비이지만 처음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피겨 연기를 할 때는 완전히 밀착된 카메라와 함께 신비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황홀한 시각적 체험이랄까?
이외에도 실제 인물에 과장을 더했지만 주변 캐릭터들이 살아 있다. 심각하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나쁜 사람들인데 강렬하고 혹은 웃기게 만들었으니 이건 연출자의 능력이 아닌가 싶다.
블랙 코미디 영화인데 무척 재미있다. 드라마도 있고, 피겨도 있고, 인터뷰도 있고 다양한 촬영기법과 장면 전환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 금방 간다. 에필로그에 실제 인물들이 그 후에 어떻게 지내는지 실제 모습과 함께 보여주는 것도 좋은 마무리였다. 미국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실제 피겨 화면을 보여준 부분도 아주 좋은 마무리였다.
추천!
두둔하지 않는다. 악녀가 아닌 인간이자 노력형 피겨 선수 토냐 하딩을 보여줄 뿐이다.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라서 끔찍해야 하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강렬함을 뽐낸다.
인생을 말아먹는 사람 주변에 제대로 된 인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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