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밤이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리메이크한 영화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원작을 보게 되어 예전 다른 테마로 묶어 포스팅했던 사라진 밤을 옮겨와 더 바디와 비교해볼까 한다.
사라진 밤을 먼저 봤다.
포스터만 보면 공포물인데 아니었다. 미스터리하게 관객이 생각하게할 단서는 이리저리 던져주는데 정작 마지막 반전이 시큰둥했다.
생활에 문제가 많아 보이지만 추리력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설정의 형사 김상경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해줄 것 같다. 확실히 김상경 캐릭터는 이 추리 스릴러 영화에서 너무 튄다.
김강우와 김상경의 치밀한 두뇌싸움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또 다른 형사들은 김상경 추리에 놀라기만 하는 역할뿐인데 분량은 또 많다.
어두침침한 분위기는 잘 조성해냈지만 시나리오가 아쉽다.
이후에 본 더 바디
원작을 보고 리메이크작을 떠올려보자면, 어두침침한 분위기는 더 바디가 더 낫다. 시나리오가 여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사라진 밤이 전혀 원작의 매력을 못 살렸다고 느껴졌다. 원작이나 리메이크작이나 막판 반전 하나 믿고 가는 영화인데, 짜릿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원작 더 바디와 리메이크작 사라진 밤을 비교하자면,
더 바디가 낫다. 원작이라 더 대단한 게 아니라 스릴러로 음침한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해 준다. 뭔가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막판 반전도 흐름상 자연스럽다.
하지만 사라진 밤은 김상경이란 존재가 자꾸 장르를 모호하게 한다. 이런 캐릭터가 형사면 별 위기가 없다. 덕분에 긴장감도 전혀 들지 않고 장면 전환이 될 때마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산만하다. 막판 반전 역시 통쾌하지가 못한다.(스포라 말하긴 힘들지만 원작과 캐릭터 설정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원작의 반전 내용은 사실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둘 중에 딱 하나만 보겠다고 추천해달라고 하면, 한국 사람일 경우 사라진 밤을 추천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스페인어 발음이 대중적이지 않아 그런 게 아니라, 리메이크 된 사라진 밤을 보면 딱 한국 정서에 맞춰놨어.
짙은 음모가 깔린 추리 스릴러보다는 방향을 바꿔 치정극인가 의심이 들게 만드는 드라마로 만들었다.
원작의 음울한 형사와 달리 다소 산만한 김상경과 젊어서 뒤늦게 욕심이 든 건가 생각이 들게 하는 김강우의 캐릭터가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이 영화의 장르를 보면 분명 편하게 보면 안 되는데, 더 바디는 그 부분을 완벽하게 부합한다.
하지만 사라진 밤은 긴장한 채로 보게 되지 않는데 그래서 오히려 사라진 밤을 추천하게 만든다.
극의 내용과 반전은 충실히 따라갔으면서, 귀신 나오는 영화처럼 몇몇 장면을 놀라게 하는 용도로 만들어 그게 옥의티였다.
원작이나 리메이크나 주인공 형사를 보좌하는 캐릭터들은 미미하다. 다만 한국판이 더 심하다.
영화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막상 영화 안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김희애. 김성경이 맡았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
원작처럼 드라마가 주어졌어야 하지 않았나, 한국판의 경우 놀래키는 역할로만 나와서 별로였다.
특급놀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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