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이 나오는 로맨스 영화는 믿을만 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며 이게 로맨스 영화가 맞는가? 의문이 들었다. 

사무직 직장인들이 이 영화에서 공감을 하는 건 연애보다는 카톡으로 뒷담화하거나 회식자리 풍경 같은 것들이 아닌가 싶다. 

술 마시고 술 기운에 호감 갖고 섹스하고 술 마시고 화해하고 술 마시고 맺어지고 '보통'의 연애가 이렇진 않을 텐데...영화 <오늘의 연애>의 상위 호환 직장인 버전이라는 생각만 잔뜩 들었다.

 

또 하나 떠오르는 영화는 <연애의 목적>으로 공효진이 처한 상황이 연애의 목적의 강혜정이 처한 상황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15년 전과 현재 여자들이 당하는 방식이 개선되지 않고 같다는 게 씁쓸하게 만들었지만 이 영화 내에선 그래도 복수는 달성한다. 

 

하지만 친자가 다른 정수 캐릭터나 결혼식까지 잡았는데 현장에서 잡힌 연인이 다시 태연하게 돌아오는 건 억지다. 넣을 이유가 있나 싶다.

 

이 영화는 캐스팅이 굉장히 잘 되었는데, 그래도 김래원과 공효진의 로맨스보다는 정웅인과 강기영 같은 조연 캐릭터들의 깨알 대사와 개그에 더 힘이 실리는 영화다. 그래서 지겹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다 보고 나면 장르가 무엇? 갸우뚱해질 수도 있다.

 

겉껍질은 로맨스 장르지만 껍질을 까고 알맹이를 보면 연애보다는 공효진 같은 여성들이 겪는(차별과 이별 후 스토킹 그리고 근거 없는 험담과 편견) 문제를 아주 '가볍게' 다룬 영화였다. 

 

★☆ 보통의 연애는 아니지 그런데 로맨스 영화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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