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포스터에 속았다!

처음엔 개망나니 같은 최민식의 모습이 보기 역했다. 이런 사람이 사랑을 통해 개과천선하는 내용인가 싶었다. 그런데 영화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가 된다.

위장 결혼을 한 서류상으로만 부인인 외국인의 부고 소식을 듣고 기차를 타고 절차를 마무리하러 가며 본 적도 없는 부인을 회상하는 것이다.

영화는 현재의 초반부를 지나 계속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사람을 회상하며 잠시 현재로 돌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최민식의 얼굴에서 깊은 회한이 느껴졌다.

최민식은 파이란을 그리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지나간 세월을 후회한다.

만약 성실한 파이란과 함께 가정을 이루고 정상적인 삶을 살았다면 이런 후회일 수도 나는 왜 이런 삶을 살았나 그간의 행각에 대한 후회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는 알 수가 없지만 후반부에 최민식을 찾아간 파이란과 엇갈렸을 때 영화를 보며 따라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깊은 회한이 깔린 연민할 수밖에 없는 영화. 좋은 영화를 봤다.

 

★☆

 

스포스샷 영화를 본 분만 회상겸 보시길!

 

딱 한번 엇갈렸다. 영화를 보면서 이때 둘이 만났다면 '만약'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 안타까웠다.

예전 영화는 무대로 만들어진 게 아닌 당시 현재 날 것 그대로의 배경을 보는 맛이 있다.

영화의 플롯은 이렇다. 최민식 출소->사고를 친 손병호 대신 죄를 덮어쓰기로 약속->파이란의 소식을 듣고 내려갔다가 마음이 바뀜->번복하고 결말.

의식이 혼미해져 뿌옇게 보이는 저 화면 속 모습이 최민식이 파이란을 회상할 때 떠올리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하지만 자신의 어리석은 젊은 시절을 불러냈던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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