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부탁

상황 자체가 이입이 되지 않았다. 죽은 남편의 자식(의붓아들)인데, 임수정은 어렸을 적보고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사별이라 이혼 성립이 안 되는 건 알지만 그 의붓아들을 키우던 외할머니가 치매로 그 외할머니댁 사람들(그러니까 죽은 남편)이 키우질 않고 뜬금없이 임수정에게, 여자가 키워야 성장에 좋다는 말 갖지 않은 논리로 떠맡긴다는 이 설정이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 죽은 남편과 닮았다. 이런 대사는 웃기다. 


그래도 감안하고 보려고 하는데, 또 판타지적 설정은 뭐냐?! 그 연출 이후로 임수정이 마음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설정인데 얄팍하다. 책이 원작이라 영화에 담기엔 넘쳤을 텐데 둘과의 관계에 집중했으면 안 됐을까? 10대 미혼모 대리모까지 나가는 건 임수정과 의붓아들의 관계의 비유라지만 너무 나갔다. 모자 관계로만 이끌어 나가기 힘들어 택한 방법 같이 느껴졌다. 친모를 찾아가는 스토리 역시 마찬가지.(이건 책이 원작이라지만 빠졌어야 했다고 본다.) 

"뭔가를 선택하는 건 포기하는 거야. 그리고 포기한다는 건 받아들인다는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한쪽은 반드시 포기를 해야 해."


극중 임수정이 체념한 듯 이와 같은 대사를 하는데,(대본상 힘준 부분 같다.) 왜 희생을 해야 하는가? 이 영화는 초반 우려와 다르게 감정 자극으로 가지 않는다. 둘이 덤덤하게 서로를 맞춰가는 그런 모습이 보여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둘 관계에 더 집중을 하고 그 안에서 갈등과 극복 후 이해하기로 나아갔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쉽지 않은 소재인데 다소 밋밋하게 느껴져도 담담하게 펼쳐지는 영화였기에 그래서 더 아쉽다.  

 둘 관계에 보다 집중을 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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