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아무 정보도 모르고 봤다. 당연히 기대도 안 했고 민원왕 할머니와 FM 공무원이 좌충우돌 대결을 하는 가벼운 코미디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배울 때도 이제 친해지는 단계로 돌입하네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 이후 영화를 보면서 점점 드러나는 상황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후반부엔 정말 울컥해서 눈물을 쏟을 뻔했다.


나중에서야 정보를 봤는데, 영화 스카우트의 김현석 감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김현석 감독은 정말 숨기기의 달인이다. 스카우트도 겉으로는 코미디 영화고 실제 내용도 내내 웃음을 추구하지만 반전처럼 영화 후반부에 터져나오는 건 광주 민주화 항쟁 아니었나. 


아이 캔 스피크 역시 철저하게 중반을 넘어갈 때까지 위안부 영화라는 걸 숨겨놓았다. 중반을 넘어 후반부로 돌입하며 코미디를 벌이고 웃음기 쫙 뺀 메시지 영화로 돌입하는데 아주 자연스럽고 보는 이로 하여금 완벽하게 영화에 몰입시킨다. 


감독은 아주 능수능란하게 웃기려는 부분에선 웃게 만들고 울리려는 부분에선 자연스레 함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사명감을 가지고 만든 영화라는 기분이 들고 배우들 역시 철저하게 상황을 인지하며 비장하게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주연을 맡은 나문희의 연기는 아름다웠다. 다음엔 어떤 시대의 아픔을 코미디 영화로 숨겨 놓을지 김현석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