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전쟁



너무 재미있어서 두 번이나 봤고, 앞으로 최소 한 번은 더 볼 영화가 바로 개들의 전쟁이다.

남자들의 허세가 개그로 바뀌는 마력. 

힘줘서 웃기지 않는데(개그를 의도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웃기는 지점이 많다. 
여기에 등장한 배우들 연기 정말 끝내주는데 왜 몇 명을 제외하곤 나오지 못 할까? 

"양아치들 그렇게 다루면 안 되요 형님." 

대사 후 노려보는 김무열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가소롭게 쳐다본다.

"너 말 조심 해야 되겠다."

"치킨도 칠 까요?"

김용운이 연기한 광조는 대사가 몇 마디 밖에 없는데 모두 주옥같은 명대사들.


김무열은 장신의 게다가 엄청난 미남 미스 캐스팅 같던 이 캐릭터가 굉장히 묘한 매력으로 중심을 잡는다.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집에서 논다는 핀잔을 듣는 것처럼 어디서 뭐 하나 크게 이룰 것 같은 청년이 동네 한량으로 지낸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한심한 양아치들의 영역지키기 싸움인데 그 치명적인 허세가 의도하지 않게 웃음을 부른다. 

개들의 전쟁을 정말 추천이다. '한심한 놈들'이라고 혀를 끌끌 차며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이들의 과거를 다룬 프리퀄 영화가 기획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벌써 10년이 지났고 일부 배우는 매우 유명해졌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구타유발자들



먼저 언급한 개들의 전쟁을 보면 개들의 전쟁보다 6년 전에 나온 <구타유발자들>이 떠오를 수 있다. 구타유발자들을 봤다면 말이다. 

실제로 이문식과 한석규의 관계가 김무열과 서동갑의 관계와 비슷하고, 시골 양아치들 이야기라 비슷한 지점이 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구타유발자들은 초호화 캐스팅인데 초반부를 제외하곤 한정된 장소에서 거의 대사로만 이루어지며 보는이로 하여금 상당히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드는데 목적이 있는 영화다.  


필자는 구타유발자들이 기존 한국 영화에 없는 상당히 레어한 영화라고 평가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영화를 보다 보면 더럽다고까지 느껴지는데, 웃긴 건 행동이 아닌 영화 안에서 구축된 캐릭터와 대사를 통해 그런 감정을 이끌어낸 것이니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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