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목격자 그리고 침묵


한국 영화 <침묵>은 대만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 한 영화이다. 

원작인 침묵의 목격자는 2014년에, 리메이크작인 침묵은 2017년에 나왔다. 



  


필자는 침묵이 리메이크작인지 모르는 상태로 침묵을 먼저 본 후 이후 침묵의 목격자를 봤다.


먼저 침묵


설정이 뜻밖이다. 주연으로 알았는데 10분도 안 되어 이하늬가 죽는다.

영화가 전개 되며 살짝 손예진 주연의 '비밀은 없다' 느낌도 받았다. 예측이 자꾸 빗나갔기 때문이다. 덕분에 흥미로웠다.


돈 많은 재벌은 언제나 쓰레기며 엄청난 권력을 지녔고 검사는 언제나 정의롭지. 너무 클리셰가 아닌가 싶은 캐릭터 설정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의 최민식을 보면 약간씩 어긋남을 느끼게 된다. 다 가진 부러워야 하는 영화 내내 그런 모습을 보여준 최민식이 정말 보잘 것 없는 나중엔 비웃게 만드는 추찹스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너무 작위적인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함은 지속시킨다.

변호사인 박신혜와 검사의 관계가 그리고 박신혜의 변호인으로서 고뇌가 없다. 


1시간 30분부터 탄탄했던 영화가 급격하게 무너지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더니 반전이 등장한다.

사실 반전은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을 느끼게 만들지만 색다르긴 했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 최민식의 눈으로 둔갑한 카메라가 보여주는 착각과 최민식의 표정 연기는 소름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원작인 침묵의 목격자를 봤다. 


침묵의 목격자는 치밀한 플롯으로 마지막 반전으로 충격을 주는 게 목적인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의 플롯이 매우 훌륭하다.  

재판을 각 주인공 시점으로 계속 뒤돌아가며 보여준다. 

침묵처럼 중간마다 음모가 벌어지고 하는 것 없이 재판 위주로 진행되다가 마지막 반전이 튀어 나온다.


이렇게 리메이크작을 먼저 본 후 원작을 보면 침묵의 목격자는 다소 심심하다. 하지만 플롯이 뛰어나 재미는 여전하다.

반전에 힘을 줬지만 그 반전을 알아도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다. 


침묵의 목격자는 거의 악의를 띄고 잡아 넣으려는 검사 곽부성과 아무 것도 모르는 변호사 위난과 모든 걸 꾸민 순홍레이가 각자의 입장으로 거의 동등한 무게감으로 진행이 된다. 하지만 침묵에선 비중있는 인물이 더 많이 등장하고 관계도 더 복잡하게 해놨다. 검사의 무게감은 없고 변호사 박신혜 역시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 아니다. 최민식이 엄청난 표정 연기와 함께 극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다시피 한다. 가장 애매한 건 류준열. 미스 캐스팅에 원작을 보며 한번 더 느끼지만 류준열의 역할은 없어도 된다. 런닝타임만 늘리는 역할이다. 키 플레이어지만 류준열이 나와 최민식과 연기를 하는 부분은 필요없었다. 


다시 침묵으로 돌아가면, 원작 침묵의 목격자의 모든 장점을 흡수해 만들어진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작이라 평하고 싶다. 침묵의 목격자의 기본 플롯과 반전을 가져온 상태로 인물을 더 많이 등장시켜 몇몇 사건을 더 만들어냈으며 특히 반전은 한 번 보여주고 다시 한번 더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며 여운까지 가져다 준다. 최민식의 연기와 원작 침묵의 목격자에선 별 존재감 없는 역할을 이하늬를 통해 무게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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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목격자를 본 후에 침묵을 봐도 침묵은 재미있다. 

침묵을 보고 침묵의 목격자를 보면 약간 심심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하지만 둘 다 본다면 침묵의 목격자를 먼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침묵이 침묵의 목격자의 모든 부분을 흡수해 장점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데 성공한 리메이크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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