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제한
리메이크작인데, 원작을 찾아보고 싶게 하는 영화. 그것만으로도 꽤 잘 만든 리메이크라는 뜻이다.
영어명을 보면 <HARD HIT> '큰 타격을 입은', '불행으로 재기 불능케 된' 뜻이 있다는 데 딱 맞은 말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폭탄이 설치된 차에 탄 주인공도 그렇지만 사연 있는 빌런에게도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왜 배경이 부산일까? 그 이유는 이 영화의 핵심 소재가 2011년에 있었던 부산 저축 은행 사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있던 수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한, 영어 제목인 'HARD HIT'처럼 재기 불능케 한 사건으로 사회 비판과 잊지 말라고 환기하는 효과도 준다.
초반 폭발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부산을 배경으로 해운대를 질주하는 것도 좋았다.
액션 영화처럼 계속 달리는 것보다 이렇게 대화로 이뤄지는 방식이 더 나았다.
다만 딸이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벗어나야 했는데 굳이 그렇게 고구마를 먹였어야 했나?
용의자를 먼저 등장시킨 게 맞은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만 더 보면 용의자가 왜 딸과 함께하는지 알 수 있다. 딸도 아버지의 악행을 알아야하니까.
개인적으론 계속 전화로 이끈 후 마지막 그 장소에서 정체를 드러내는 편이, 그리고 전화를 통해 가족들에게 죄를 고백하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다시 혼자 남게 된 절정 부분에서 오히려 극의 속도감과 긴박감이 뚝 떨어지는 건 아쉽다.
대신 회상씬을 보여줘서 사건의 진상을 확실하게 드러내준다.
무사하길 바라는 주인공이 사건의 원흉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은행 차원에선 유능한 인간이다.
폭탄을 설치한 빌런은 용서 받지 못하지만 이 역시 이해가 가는 평범했던 소시민이었다는 것.
이들이 요구하는 건 소송에 쓴 비용.
"은행 때문에 망한 사람들이 은행하고 싸운다고 은행 빚을 냈다고."
정말 뼈 때리는 대사다.
이쯤되면 관객들은 헷갈린다. 내내 응원했던 조우진이 역지사지 당하는 걸 통쾌해할 수도 있고, 빌런이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결말 부분은 너무 착하게 끝낸 게 아닌가 싶다.
극을 내내 이끌어가는 조우진의 연기도 좋고 지창욱과 진경을 비롯해 조연들도 등장할 때마다 제대로 역할을 소화해냈다.
원작은 못 봐서 모르겠지만 국내에 많은 이들이 상처 받았던 사건을 리메이크해서 재미와 사회 비판까지 다 잡았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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