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라운드

 

ACL 휴식기를 앞두고 펼쳐진 이번 9라운드 최고 매치업은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였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여전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슬퍼매치라느니, 말이 많았지만 결국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코로나 이후 최다 관중을 동원한 코로나 이전 때와도 전혀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 슈퍼매치는 빠른 템포와 골까지 터지며 흥행과 내용 모두를 잡아냈다. 수원 팬들에겐 슬펐겠지만 이후 벌어질 최소 두 번의 슈퍼매치에서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토요일

 

전북 4 - 0 성남 <전북 걱정은 이제 그만>

 

슈팅 개수도 앞서고 전반엔 대등했지만 결과적으로 4-0 이다. 그게 전북과 성남의 차이, 우승팀과 강등팀의 차이라고 본다. 축구는 결국 결과=골로 말한다.

게다가 후반 3실점의 내용은 최악이었다. 순식간에 우르르 무너졌는데 전반만 반짝 잘하면 뭐하나? 축구는 90분이다. 

 

전북은 완벽하게 5연패 전북으로 본 궤도로 올라갔다. 

저번 리뷰에도 말했지만 본 궤도뿐만 아니라 김진규, 백승호, 김문환, 부상 중인 송민규까지 그동안 유일한 약점이란 노쇠화까지 단번에 세대교체해버렸다. 

이번 시즌 전북 걱정은 더는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성남은 이례적으로 김남일 감독이 서포터석에 가서 인사했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고 했다.  

서포터 중 누군가 김남일을 지칭하며 당신만 없으면 된다고 했다던데, 그 말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그 말을 한 당신만 없으면 된다.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다른 관중들 모두 응원하고 격려해준다. 당신 같은 인간들만 없으면 된다. 

추가 기사를 보면 욕설까지 나왔다는데 적당히 하자. 당신들만 없으면 된다.

 

울산 현대 3 - 1 대구 FC

 

울산 참 강하다. 아시아 최고 랭크의 리그라지만 역시 셀링클럽 그리고 용병 의존도는 매우 크다. 모든 리그가 그렇겠지만 역시 용병 잘 뽑으면 전력이 순식간에 올라간다.

 

기존 바코에 아마노 준 그리고 레오나르도까지. 특히 아마노 준은 K리그 역대급 용병이 아닌가 싶다. 플레이 메이킹, 활동량, 세트피스 직접 프리킥까지 다 잘한다. 

엄원상은 매 경기 골 퍼레이드. 그 포지션에 있던 이동준을 지워버렸다. 

이 상황에서 헝가리 스트라이커까지 영입했다. 어떻게 공존을 시킬지 궁금하다. 

또한 김영권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불투이스에서 김영권으로 바뀌었지만 그 차이는 엄청났다.

불투이스 투지 넘치고 K리그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수비수였지만 김영권으로 바뀐 후 수비가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버렸다. 

 

대구는 세징야 부재가 문제가 아니다. 감독 문제다. 이병근에게 그대로 맡겼어야 했다. 이게 대구 아니, 조광래 대표이사의 패착이다. 이병근에게 재작년 일년 내내 감독 대행 딱지 붙이고, 감독으로 맡는 작년 최고 순위를 기록했는데도 잘랐잖나. 

대전의 허정무도 그렇고, 대구의 조광래. 그냥 본인들이 감독하면 된다. 가마는 본인 사람이라 함부로 내치기도 그렇겠다. 대구가 ACL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룰지 궁금하다. 

 

일요일

 

수원 FC 3 - 2 김천 상무

 

급조되는 팀의 한계인가. 김천 상무는 스쿼드가 저렇게 화려한 데도 원정만 나가면 귀신 같이 진다. 군 팀의 특성상 선수들이 원정행을 반긴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도 코로나 전의 일인가.

수원 FC는 이승우 효과가 계속 된다. 계속 골을 허용한다는 게 불안요소이지만 수원은 라스 복귀했고, 무릴요까지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이 남아 있다. 

 

 

인천 2 - 2 제주

 

제주는 희한하게 퇴장자가 발생하는데도 승리를 못 하고 있다. 강민수의 파울은 정말 역겨웠다. 주민규가 안 다쳐서 다행이고 정확히 뛰는 중인 선수의 발목에 들어갔다. 레드 카드는 정당했다.

저번 라운드에선 오심으로 후반 전체를 아예 11 대 10으로 싸웠는데 오히려 졌고, 활동량이 많은 인천 상대로 20여분간 수적 우위가 있었는데 겨우 동점골 넣고 비겼다.

 

걸어 잠그기에 역전까진 힘들 수도 있지만 주민규 발리 아니었으면 정말 암담할 뻔했다. 제주뿐 아니라 퇴장자가 나와도 승리를 못 거두는 경기가 더러 있었는데, 다섯 명 교체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다섯 명 교체가 이제 보편화될 텐데 아주 앞선 얘기지만 옐로-레드 퇴장이 아닌 주황색이라든가 NHL처럼 중간 단계로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파격적도 아니다. 예전부터 나오던 말이었다.

또한 우리 U-22 규정도 그에 맞게 고쳐야 한다. 로컬룰 존중해야 하지만 사실 U-22룰은 1부 리그 최상위에서 나오기에는 흥행과 경기력에서 치명적인 건 맞다.

잘 하는 선수는 열아홉에도 자연스럽게 주전 차지한다. 내가 늘 말하는데,  예전 수원 FC처럼 2분 교체라는 있어선 안 될 일도 있고 전북 같은 팀은 늘 손해다.

작년 송민규 있을 때도 아니고 처음부터 김보경, 문선민, 일류첸코 다 나올 수 있는데 못 나오잖냐. 다섯 명 교체에 맞춘 U-22 규정은 수정이 필요하다. U-22 위해 뛰는 것도 아니고 관중을 생각하자. 

 

슈퍼매치 서울 2 - 0 수원 <이번 라운드 최고 매치>

 

몇년 째 하위권에서 반등과 전환점을 위한 슬퍼매치가 되었다. 하지만 방역 해제 분위기 속 코로나 이전을 연상하는 관중 몰이 속에서 펼쳐졌다.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두 팀 다 분발해 네 번째 맞대결이 파이널 A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이승우의 수원 FC에게 공중파 중계가 밀렸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건 비약이다. 저녁 7시에 국대 A매치도 안 되는 와중에 공중파에서 중계를 해주겠냐? 슈퍼매치가 오후에 열렸다면 백 퍼센트 공중파에서 해줬겠지. 

 

침체된 상황에서 만난 두 팀. 관중도 많고 승리를 위해 온힘을 쏟아부었다. 재미있는 경기였다. 열정적이고 여러 골이 터지는 슈퍼매치는 이래야 한다.

이한범 부상이 심하지 않길 바란다. 걷는 거 보면 다행인 것 같은데. 디노, 지언학, 고요한 등 아킬레스건 부상이 많아 선수들 쓰러지면 덜컥 놀란다. 

 

서울은 오랜만에 멀티골 무실점으로 승리. 히카르도는 왜 안 나오지? 명단에도 없다. 지금 오스마르-이한범이 있긴 하지만. 이한범 오랜만에 나온 대형 공격수이고 경험이 실력 상승의 최대 보약이지만 데리고 온 용병도 써야지 왜 안 써. 오스마르 미드필더로 올려도 되는데. 

 

서울은 지금 김선진, 이태석, 강성진, 이한범 유스 터져나오는데, 이동경, 이동준, 김진규처럼 확 터져서 당장 유럽 갈 선수도 아니다. 몇 년간 주 전력이 될 수 있다. 

서울은 지금 기성용, 한승규, 황인범 나이대도 다양하고 스쿼드도 커졌다. 2주간의 휴식기 동안 안익수 감독 행복한 훈련이 될 것 같은데, 일정은 계속 타이트할 것이고 로테이션 들어가야 한다. 그게 가능한 충분한 스쿼드다.

 

서울은 분명 스쿼드와 경기 내용을 보면 더 윗 순위에 있어야 하는 팀이다. ACL 휴식기 후에는 연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라운드 최고의 골 세리머니는 나상호의 '푸쉬업' 세리머니

 

2부 리그 

 

부천과 안양 경기 관심 많았는데, 부천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초 반짝이 아니란 걸 증명했다. 

하지만 선두는 조용히 4연승 중인 광주다.

세부적으론 다르겠지만 지금 순위 그대로 끝까지 플레이오프 진출팀과 실패팀이 갈릴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40경기는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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