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더 비기닝



탐정 더 비기닝이 처음 나왔을 때, 포스터만 봐도 그렇고 추석 대목을 노린 가벼운 추리 영화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보면 생각보다 어두운 소재의 살인 형태와 함께 의외네? 생각하게 만들었다.


다만 버디무비이지만 두 캐릭터의 설정이 아쉬웠다.

먼저 권상우의 경우 부인인 서영희를 자꾸 나쁜 사람을 만드는데, 서영희가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자기 일 내팽개치고 자꾸 갓난아이를 자기가 데리고 있는 걸 투덜거렸다. 가정에 책임감이 없고 일하는 부인에게 육아를 떠넘기려는 시대에 뒤떨어진 연출과 아기 똥 치우기 같은 건 재미없는 개그코드였다.

(요즘 사람들 말로는 이것도 여혐이겠다. 하지만 연출자가 이걸 의도하기보다는 진짜 몰라서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서 문제다.)


성동일의 경우엔 초반 설정이 너무 진중하고 무게를 잡아서 이후 점점 권상우에게 말려 들어가며 본래의 허당 분위기가 나오긴 하지만 중반 이전까지는 이게 카리스마라기보다는 무미건조함으로 느껴졌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가고 끝날 때는 두 배우의 케미가 점점 쌓여 나쁘지 않은 건 다행. 게다가 소설 추석 개봉 코믹 영화 분위기치고는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잔인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서 현대 탐정 시리즈물로 나오길 바람까지 갖게 한 영화였다.   

  

무책임한 가장 같으니!

이런 경찰도 탐정도 아닌 캐릭터라 나오는 씬이 재밌다.

저런 수첩 같은 거 

아기를 가지고 독특한 설정을 만들지 말자


탐정 리턴즈



한참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들려온 탐정 리턴즈. 감독이 다르다. 게다가 코믹한 감초 조연 역할이 예상되는 이광수까지 나와 1편의 사건만큼 퀄리티가 나온다면 기대하게 만들었다.(밝은 내용과 캐릭터 코믹요소 하지만 매우 어둡고 잔인한 살인 사건을 해결)


아예 탐정 사무소를 차린 두 배우가 처음부터 매력과 케미를 뽐내는데(무엇보다 권상우의 그 고쳐질 수 없을 것이라 보였던 혀짧은 발음이 전혀 없어서 듣기에 거슬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 그동안은 왜?!) 또한 경찰을 휴직하고 탐정 사무소를 차린 성동일이 덕분에 경찰서에 들어가 조력을 하는 설정도 참신했다.


이광수의 경우 포스터처럼 버디무비에 완벽한 조력자 한 명일거라 예상했는데, 비중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웃긴 부분은 이 셋이 있을 때 나왔는데 말이다. 


전작도 그랬지만 주인공들 외에 사건을 위해 등장하는 사람들이 경찰 간부고 악역이고 모두 존재감이 없는 건 흠. 특히 손담비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또한 이번에도 어두운 연쇄살인 사건을 다뤘지만 1편보다 더 긴장감이 없다는 점, 소재는 그렇지만 범인이 누군지 대번에 알 수 있다는 점, 추리라는 말이 민망하게 보일 만큼 사건이 설명과 함께 자연스레 해결되는 점은 추리 스릴러로서는 낙제점이다. 


이처럼 영화는 추리 스릴러보다는 코믹 탐정 영화에 맞춰졌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유머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이런 코믹한 분위기에서 주인공들이 큰 위기에 처하는 것도 어울리진 않고 그렇다면 캐리비안의 해적 조니 뎁처럼 비사이로 막가듯 위기에 빠져도 알아서 위기가 피해가는 이런 능력이 주어져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1편보다 나아진 부분도 있지만 떨어진 부분도 있고 장기시리즈화의 가능성이 유연하게 생긴 편이라고 할까? 권상우 성동일 두 조합 속에 차라리 하이스트 무비처럼 개성있는 조연들이 더 등장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감독이 달라도 상관없으니 조금 더 짧은 텀으로 3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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