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소고지 HACKSAW RIDGE

솔직히 뭔가 싶었다. 군대를 안 가도 되는 사람이 군인으로 자원했으면서 종교적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고 군대 같은 폐쇄적인 절대 명령이 이뤄지는 공간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만큼 괴롭힘을 당하고 군사재판까지 받지만 결국 총 없이 의무병으로 전장에 투입돼 하룻밤동안 홀로 일흔 다섯 명을 구했다는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꿋꿋하게 괴롭힘을 이겨내며 전장에 나가는 전반부와 전장에서 펼쳐지는 후반부로 나뉜다. 후반부에서도 앤드류 가필드 홀로 밤새 병사들을 구해내기 전과 후로 나뉜다.

 

실존인물이고 워낙 독특한 상황이니 그 부분을 할애하느라 그런 듯. 전장에 나가면 지루함은 사라진다.

 

전반부가 다소 늘어진다고 느꼈는데, 차라리 전장씬에서 전우들을 구해내며 오버랩되는 것도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장면과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 전쟁의 참상 속에 계속 머물게 하는 영화의 플롯이 더 나은 것 같다.

 

전장에서 홀로 전우들을 구출해내는 걸 보여주는 영화라 잔인하게 극사실적으로 연출된 전쟁씬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실화가 주는 무게 때문인지 클라이막스는 오직 구하는 모습 고생하는만 보여지는데도 집중해서 보게 된다. 

 

전반부에 이 고문관 새끼 왜 군대에 와서 짜증나게 해? 이런 생각들을 부끄럽게 할 정도로 오직 사람을 구한다는 일념으로 총도 없이 사람들을 둘러매며 구해내는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장씬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듯 이 부분 역시 안 맞는 사람은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영웅서사물로 여기며 그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전반적으로 호불호가 심히 갈릴 듯하지만 잘 만들어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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