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청년경찰이 무능한 웃길 능력도 없는데 무대에 서는 개그맨 같다면 걸캅스는 게으르고 재미가 없다. 특히 클라이맥스로 갈 때 이성경의 독백은 하찮았다. 그런데 그걸 메워주는데 성동일의 특별출현ㅋㅋㅋ 신의 한수다.


수영이 자기 방에서 상황 통제 할 때는(나중에 밝혀지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다.)너무 게으른 설정이라 화가 났다. 범인들은 좀 평범할 수 없나. 남자는 항상 게으르고 무능하게 나오고 그래도 결말로 향할 때는 리듬이 상당히 좋았다. 

영화를 보면 수영의 대사처럼 XX X나게 똥싸고 있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는데, 클라이막스로 향하며 꾸역꾸역 보던 지겨움이 사라진다.(그리고 수영 캐릭터는 뭘 그렇게 욕을 하게 만들었는지 불쾌했다.)


대체 왜 3/4 지점부터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 터져나오는지 모르겠다. 민원실 사람들 모두 사연이 있고 마지막에 민원실과 여경들이 서로 힘을 합쳐 범인을 잡는데, 처음부터 라미란 중심으로 버디무비가 아니라 여자들로만 구성된 염혜란(구 기동대장)이나 수영처럼 성차별로 인해 능력 상관없이 좌천된 사람들끼리 힘을 합쳤으면 '민원실 캅스'가 더 낫지 않았을까? 여성들간의 연대의 영화!

 

영화를 다 보고나면 아쉬운 감정에서 그치는 게 있고 더 잘만들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게 있는데 걸캅스가 후자에 속했다.

능력자들로만 가득한 여성 민원실과 상황통제실의 여경들이 힌트가 될 듯하다. 적지적소 카메오는 신의 한수였다. 안재현의 유단자야 이 대사는 뭔데ㅋㅋㅋ

다만 액션이 형편없다.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 라미란은? 최고다!  반면 이성경은 많이 아쉬웠다. 이도 저도 아니고 애매하다. 버디무비인데 서로 성격이 다른 게 아니라 종속되는 형태라 문제다. 윤상현은 일관적으로 멍청한 컨셉이지만 역시 활용이 아쉽다.


그래도 밑밥은 다 깔았다. 단순한 성별 전환과 시류에 영악하게 얻어탄 겉으로만 여성무비가 아니라 진정한 여성 서사가 있는 2편을 원한다. 어렵게 나온 여성 버디무비 명맥이 끊겨선 안 된다!  

 

걸캅스 보면서 청년경찰 생각이 계속 났는데 영화가 딱 그 수준이다. 그런데 여성 버디무비라서 그런지 유독 걸캅스만 엄격하게 평가를 받는 것 같다. 폄하될 영화는 아니다.

 

ㅋㅋㅋ 진짜 빵터진 장면
카메오는 적재적소에 제대로 투입되었다
버디무비가 아니라 라미란+여성 연대의 힘으로 나갔으면 어땠을까
사실상 라미란 원맨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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