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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17년 8월 10일에 작성된 리뷰입니다. 그런데 자꾸 정책 위반을 했다고 나와서 아예 이곳으로 옮겨 새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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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페인

 

 

PS4 메탈기어 솔리드 팬텀페인 에디션을 구입한 후 곧바로 인근의 게임매장에 가서 구입한 게임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페인(이하 팬텀페인)이었다.  

 

메탈기어 시리즈 중에 처음 접한 게임은 한글화된 PS2 선즈 오브 리벌티였다. 이후 3편 1편 4편(플레이하는 중) 순서로 해봤다.

PS4로 나온 코지마 히데오가 코지마에서 만든 마지막 작품인 팬텀페인은 어떨까?

 

완벽한 한국어화

 

사실 팬텀페인은 결론도 내기 전에 필수구입 타이틀이라고 밝힐 수 있는 이유는 거의 완벽하게 한국어화되었기 때문이다.

디테일한 부품 설명부터 카세트 테이프는 말할 것도 없다. 정말 방대한 텍스트가 모두 한글화 되었다.

만약 외국어 능통자가 아니라면 대사나 공략집을 보면서 게임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다.

물론 시나리오만 따라간다면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게임의 반도 플레이 하지 못한 게 되어 버린다.  

 

극한의 그래픽

 

게임 내 동영상이 아닌 일반 배경 그래픽도 정말 실사같이 느껴질 정도.

이 그래픽은 정말 PS4 의 개발성능을 극한으로 구현한다고 해도 그리고 PS5(?)가 나온다고 해도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그래픽이라 생각한다.  

 

궁극의 잠입 액션의 구현

 

팬텀페인은 완벽한 잠입액션 게임 플레이를 선사한다.

코지마가 시도하려던 궁극적인 잠입 액션 플레이가 이것인가 싶을 정도로 마지막 메탈기어 시리즈가 되어서야 구현되었다. 

예전 메기솔 시리즈는 시스템의 구현상 제한적인 존 방식으로 어떻게해서든 목표점으로만 이동을 하면 되었다.

난이도에 따라 적 AI가 극명하게 달라지지만 어찌되었건 '탈출' 개념으로 목적지에만 가면 로딩 후 스토리 연출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팬텀페인은 필드 전체가 무대이기 때문에 진정한 잠입액션을 시도해야 하며 만약 발각될 경우 한참동안 은신을 해야 경계가 풀린다.

(아니면 다 죽이든가ㅡㅡ;;) 긴장감과 함께 궁극적인 잠입액션 플레이를 느낄 수 있다.   

 

캐릭터의 개성 

 

캐릭터 모션이 처음엔 투박하게 느껴졌다. 유연하기보다는 사이보그와도 같은 묵직한 모션. 일반 병사들도 마네킹 같은 기분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게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지장이 가는 수준은 아니며 챕터 한두 개를 지나다보면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개성있는 중간 보스가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아주 멋있게 등장해서 단 한번의 전투로 죽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대전 액션게임은 안 나오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들이 많았는데,

5편에서는 유독 2나 3 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중간 보스들이 없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4도 중간보스들이 크게 매력적인 편은 아니었다.)

 

인터페이스

 

PS4 패드의 모든 부분을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지도를 수시로 펼쳐봐야 하는 게 꽤 번거로웠다.

반투명으로 펼쳐질 수 있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사운드 

 

게임 자체의 성우 연기나 배경 사운드도 좋지만 세세한 이펙트 효과음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간 통신을 통해 너무 많은 대사량을 보였던 정보를 카세트 테이프 방식으로 바꿔서 유저의 자유도를 높이고

디테일한 정보를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당연히 모두 한국어화되었고 영문 성우의 음성이 지원된다.(성우들 고생했겠다ㅡㅡ;;)

  

하지만 분명 아쉬운 점도 있다. 게다가 꽤나 메기솔 시리즈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부분이기에 더욱 크게 느껴진다.

 

메탈기어 특유의 심플하면서 굵직한 플레이 방식이 사라졌다.

 

메탈기어 솔리드는 시리즈 내내 '잠입 -> 이벤트 감상'이 대표적인 줄기였는데,

PSP 두 개의 메탈기어를 접하면서(코지마는 참여 안 함.) 그 영향을 받은 듯 '잡다한 요소'가 많이 추가되었다.

 

게다가 PS4라는 거대한 용량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과 소위 대작 타이틀의 방대한 플레이 타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마더베이스를 돌아다니고 무기를 개발하고 재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후가 아닌 플레이 도중에 병행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마지막 정통 메기솔이 정작 메기솔 시리즈 답지 않게 상당한 이질감이 들어버리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잠입 -> 이벤트 감상의 단순하면서도 게임 시나리오 그 자체의 몰입이 상당히 사라진 부분은 아쉽다.

마더베이스는 그 후로 남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왜 그러지 않았을까 이건 뒤에 더 언급해보겠다.

 

난이도 조정의 아쉬움

 

기존 게임처럼 이지-노멀 이렇게 난이도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자동세이브는 존재하지만 플스3나 플스4로 다른 게임을 먼저 접한 유저라면 상당히 긴 자동 세이브 간격이 불편할 것이다. 

반복적으로 죽게 되는 초보자의 경우 굉장히 짜증날 수 있다. 다시 목적지로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닭모자와 병이라 모자를 장비한 채 이벤트 영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코지마 히데오의 익살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너무 심했다.

난이도 부분에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기존 게임은 적어도 이지에서는 쉽게 시나리오 감상용으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이번 작은 쉽지 않다. 

챕터 2 부분에 난이도만 오르고 반드시 클리어해야 하는 에피소드는 중간에 좌절할 수도 있게 할 정도니까 말이다. 

 

시나리오 완결의 아쉬움

 

코나미와 코지마의 불화로 인한 코지마의 이탈. 덕분에 게임은 엔딩이 있지만 제대로 시나리오가 완결이 되지 못한 채 용두사미되었다.

 

1부는 정말 '완벽'하다.

 

하지만 2부의 분위기만 엄숙한 진행과 갑작스런 전개 그리고 엔딩으로 이어져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마지막 시리즈가 이렇게 마무리 되는 게 참 아쉽다. 다시 말하지만 미션 28 챕터 1까지는 완벽한 게임이다.  

챕터 1 은 신규/기존 메탈기어 솔리드 유저를 모두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게임내용이었다. 정말 환상적일 정도.

 

하지만 챕터 2 가 되면 갑자기 떨어지는 완성도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이드 옵스가 아닌 메인 미션임에도 챕터 1 에 나오는 반복적인 챕터에 익스트림이라는 난이도만 붙여서 재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강제적으로 클리어를 해야 했기에 그동안 병아리 모자쓰고 무기 개발 없이 시나리오 감상 위주의 게임을 하던 

유저에게 깊은 좌절과 짜증을 준다.  

 

이에 대해선 원래 챕터 5까지 계획되어 있었고 챕터 2 후반부에 나오는 연출씬은 챕터 5에 나오는 것인데 앞당겨졌다는 

그리고 마지막 챕터 5에는 '스네이크끼리의 대결'이 들어가고 이후 재해석되어 새로운 메탈기어 솔리드 리메이크 시리즈가 나온다는 

루머를 접하고서야 뜬금없이 극단적으로 나가는 챕터 2의 연출을 그나마 수긍하게 만든다.(그 루머가 맞든 틀리든.) 

 

팬텀페인을 플레이할 수록 챕터 2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코나미에 대한 짜증이 솟구쳐 오른다.

필자는 챕터 2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번 팬텀페인의 진행 방식 자체가 절대 코지마 히데오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동안의 코지마 히데오의 메기솔을 보면 오픈월드 방식의 게임이 나올 수가 없다.

새 플랫폼을 만나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벌써 PS3 메기솔 4 에서 부분적으로라도 시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4는 어땠는가? 2나 3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극대화된 그래픽으로 시리즈

시리즈 사상 제일 긴 일방향 시나리오와 연출을 보게 만들지 않았는가. 

코지마 히데오는 오픈월드 시스템을 구축할 시간에 영화적인 연출에 더 신경을 쓸 사람이다.

 

이건(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일뿐임) 코지마 히데오가 코나미와 불화 및 출시에 대한 압박 속에 게임을 완성시켜야 하기에

한참 남았지만 수습하듯 이미 만들어 놓은 아이템을 최대한 집어넣을 대로 집어넣고 이후 코지마 히데오가 나간 후 남겨진 사람들이

게임에 응집력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필드를 돌아다니게 자유도를 부여한 것 같다.

 

실제로 팬텀페인은 시리즈 사상 최초 오픈월드라고 하는데, 반오픈월드란 말도 있고 하지만 이건 그냥 '오픈필드' 수준이다.

수집은 너무 자잘하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 차라리 마더베이스 꾸미기 전략 육성 어드벤처라 하는 게 낫겠다. 

여전히 아쉽다. 코나미가 밉다.

위에는 루머와 필자 개인의 추측이 들어간 감상이 있었는데, 코지마 히데오가 코나미와 불화가 있어서 개발 도중 나간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완성으로 출시된 게임이다. ​팬텀페인은 정말 흔히들 말하는 갓(GOD)게임이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이 게임은

 

사라! 무조건 사라!!

 

무조건 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더군다나 앞으로 시나리오가 수정되거나 챕터가 추가되거나(DLC추가판매조차) 코지마가 재해석한 메탈기어 솔리드가 리메이크 되어 나올 일은 '영원히'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사라고 적극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

 

그건 팬텀페인이 워낙 훌륭한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의 재미가 워낙 뛰어나서 찝찝한 미완성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나서도 이후에 계속 마더베이스를 꾸미고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전장에 나가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의 가장 기본적이자 궁극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아쉬운 팬텀페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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