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영화가 나온 후 실화 소재를 재해석이 아닌 왜곡했다며 많은 논란이 있긴 했다. 킹 세종이 등장하기에 거부감도 컸을 듯.

영화를 보면 역사왜곡이 문제가 아니었다. 영화 자체가 별로다. 

 

영화 소개 문구처럼 가장 고귀한 신분인 왕과 불교 박해로 인한 가장 천한 신분인 스님이 협심해 훈민정음을 창제한다는 얘기인데, 세종(송강호)에게 겁없이 행동하는 스님 신미(박해일)와 관계가 너무 허무맹랑해 어이가 없다. 어느 정도것이어야지.

 

중요한 건 밥 아저씨도 아니고 이렇게 쉽게 한글이 창제 되다니 고민 조금 하다가 뚝딱 생각해 낸다. 이걸 왜 미뤘나 싶을 정도.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세종이 스님들에게 외주를 줘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도 있다.  

 

왕과 스님, 그러니까 세종-신미 / 송강호-박해일의 관계 역시 그저 무례의 연속일뿐 둘 간에 만들어지는 신뢰나 상호보완이 영화 내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 

 

시도되는 개그는 맥없고, 당시 세종과 특히 훈민정음, 한글 창제에 대한 반발이 심했는데 이런 정치적인 상황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클라이맥스에서 뮤직비디오 같이 생뚱맞이 나오는 월인천강지곡 만큼은 전율이었다. 하지만 그 잠깐의 전율을 느끼기 위해 이 영화를 보기엔 쉽지 않다. 멋진 장면들이 곳곳에 있지만 사진 전시가 아니잖아. 

 

미술적인 부분은 정말 뛰어나다. 이 영화가 유작이 된 (故)전미선님을 기리며. 

 

★☆

아무 고뇌가 느껴지지 않는 훈민정음 장체. 한글 창제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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