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한일전이었다.(공식 A매치)

 

유럽은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며 무려 3연전의 경기가 진행되고, 아시아 일부 국가도 2차 예선 남은 경기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작년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과 대패를 한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 A매치 건너띄지 않을까 싶었는데 뜻밖에 한일전이 성사되었다.

논란이 많았다. 대안이 없었지만 하필이란 말밖에 안 나왔다.

 

일본은 유관중을 받으며 도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정치적으로 이번 대회를 이용하려는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또 2연전으로 2차전 때 몽골과 2차 예선 경기가 있어 우리를 상대로 몸풀기를 겸하기도 했다.

 

일본은 코로나 상황이 계속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우리도 작년이었다면 정말 봉쇄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높은 확진자가 연일 나오는 상황 속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가야하나 말이 많았다.

더군다나 일본은 유관중을 받아서 경기장 내에서도 안심할 수 없었다.

 

벤투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축구 감독으로 선수 소집도 못하고 답답할 것이다. 이번엔 유럽에 있는 선수들까지 불러 완전체를 구축한다고 했는데 시작부터 꼬여버렸다.

먼저 차출 거부가 가능한 나라는 거부를 했고, 손흥민의 경우 직전 펼쳐진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게 됐다.

결국 아시아와 국내리그 위주로 꾸리게 되었고 그래서 더 이런 상황 속에서 완전체도 아닌데 해야 하나 불만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울산 선수만 무려 일곱 명을 데리고 가며 지금 울산 감독인 홍명보 전무와 감정이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차출이었다. 경기도 못 뛴 홍철을 데리고 가지 않나 손흥민 대체로 김인성을 뽑기도 했다. 

감바 오사카의 주세종의 경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소식도 모르고 명단에 올렸다가 대체 선수를 발탁하는 등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논란 끝에 펼쳐진 한일전은 포메이션을 보다가 당황스러웠다. 이강인 제로톱은 정말 뜬금없었다. 결과적으로 대실패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완벽한 재능낭비다. 후반 시작하고 바로 뺀 걸 실패를 인정한 것인데 그러면 배치를 바꾸지 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강인은 차라리 원두재 자리에 넣는 게 나았고, 최적이었다면 남태희 자리에 놨어야 했다.

 

15분만에 실점했다.

해설진이 놀랄 정도로 기습적이라기보단 뜬금없는 실점이었다. 김영권과 나상호가 서로 미뤘다. 안이한 플레이였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일본 상대로 더 아쉬웠다.

 

26분 실점 상황도 굉장히 아쉽다.

이강인이 볼 빼앗긴 후 한 번에 연결됐는데 일본 공격수 한 명에 우리 수비수 넷이었다. 그래서 역습은 방지를 했는데 한 사람에게 둘이 붙어 있다가 순식간에 백업 온 일본 공격수에 숫자 밀리고 오른쪽이 뻥 뚫려 있었다. 적극적으로 붙지도 않고 뒤로 물러나다가 실점했다.

 

일본은 슈팅 다섯 개에 두 골 우리는 슈팅이 하나도 없었다. 이날 전반 슈팅 0 후반 39분에서야 첫 번째 유효슈팅이 나왔다.

빌드업 축구를 한다면서 패스하나 제대로 안 나왔다. 패스는 조직력이 극대화 될 때 나오는데 그게 아니라면 기본 패스 센스가 있어야 한다. 

원두재 같은 재능 있는 선수도 있지만 우리는 투박해도 경합을 붙이는식으로 단순하게 가는 게 낫다.

 

의미없이 볼 돌리다가 아예 돌파 시도를 하든가 그것도 아니고 패스길 막히면 압박에 빼앗기고 뭔가 싶다. 부상으로 직전 경기 엔트리에도 넣지 않은 홍철을 풀타임으로 뛰게 했다. 추후 리그에 영향이 없을 것 같나.

 

제대로 전력이 구축이 안 되면 어차피 그럴 거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게 낫다. 국제 대회 코로나 여파는 최소 2,3년은 간다. 유럽처럼 가까이 있고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고 더 상황이 나쁜 아시아는 정상적인 친선전이 힘들다.

풀 전력 구축이 아니었다면 소속팀에서 차출 불만을 내보인 선수를 쓰기보단 새로운 선수를 기용하는 게 나았다. 어차피 김진수 쓸 거 아닌가?

 

43분만 봐도 공격 전개 실패해서 뒤로 빼고 반대로 돌리는데, 상대가 압박이 들어가니까 또 백패스 그러다가 키퍼에게 백패스. 한숨만 나온다.

스피드 있는 자원이 있는데 왜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썼는지 모르겠다. 창의적인 패스와 정확한 롱패스를 자랑하는 선수에게 말이다.

 

후반엔 시작하고 3분만에 골을 허용할 뻔했다. 오늘 김승규 아니었으면 대참사가 벌어질 뻔했다. 7분에도 김승규의 연속 선방이 있었다.

공이 앞으로 안 나간다. 16분이 대표적이다. 이동준이 공격수라면 차라리 치달하는 패기라도 보였으면 그래도 이동준 데뷔전인데도 이날 공격수 중에 유일하게 눈에 띄었다.

진짜 해설진이 내내 지적하듯 드리블 돌파 시도를 안 한다
18분 홍철 프리킥과 연속 코너킥 외엔 위협적인 게 하나도 없었다

22분에 일어난 이동준의 팔꿈치 사용은 고의가 아니었다지만 K리그였다면 비디오판독 후 퇴장감이었다. 

처음 중계 각도를 보면 이동준이 난데없이 팔꿈치로 친 것 같았지만 다른 각도 느린 화면을 보면서 오해가 풀렸다.

상대 수비수가 먼저 이동준의 팔을 건드려서 뿌리치려고 하다가 때렸다.

만약 이게 고의라면 이동준은 뒤에 오는 상대를 보지도 않고 팔꿈치로 정타를 날릴 정도로 거리감각이 뛰어난 절대 고수다. 말도 안 된다.

 

먼저 팔을 건드려서 뿌리치려고 하다가 때렸다.

35분에도 중앙수비수 중거리 패스를 제대로 못 걷어내서 김승규 선방 아니었으면 끝났다
우리가 2진이라고 변명하는데, 일본도 풀 전력이 아니고 후반엔 선수 다 뺐다. 그런데도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일본은 자신이 붙어 스루패스도 찔러넣고 우리는 개인돌파도 수비에서 공격진으로 롱패스도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수동적인가?! 안 풀리면 임기응변이라도 해야지.

우리는 공격진이 공을 못 잡아서 수비 가담을 했고 덕분에 스플린터들을 배치한 의미가 사라졌다
반면 일본 공격수들이 우리가 빌드업이라고 시도하는 어설픈 패스를 바짝 붙어 위협적으로 전방 압박을 했다

안정환 말대로 '잔인한 경기'였다.

37분 코너킥은 이동준이 전혀 사람을 못 잡았다

38분 킥오프 되자마자 또 중앙수비수 패스 미스나오고 항상 반대편 침투하는데 뚫려 있다.
김승규 아니었으면 진짜 7-0 나왔을 거 같은데, 이랬으면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축구협회장이 사과문을 내걸 정도니 벤투가 무사했을까 궁금하다.

스포츠에서 제일 짜증나는 게 변명이다. 이기고 2진이었다고 거드름피우는 것도 아니고 지고나서 2진이니 개소리다. 선수들에게도 실례고, 언제나 풀 전력을 구성할 수도 없다.

심지어 월드컵에서도 풀 전력은 구성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럴 때 이기는 게 감독의 역량이다.

일본도 여유있게 하는데 의미없는 만회골조차 없었다. 40분에 일본 선수 둘 데뷔전 갖는데 가장 굴욕적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네 번째 골까지 나올 뻔했다.

 

이번 일본전은 잃기만 하고, 이용만 당한 시작부터 끝까지 기분 나쁜 경기였다.

팬데믹 상황에서 일본전이 의외로 잦게 열릴 수 있는데 다음엔 이런 모습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내용추가>

 

적당히 하자. 코로나 감염이라는 두려운 상황 속에서 경기를 하고 온 선수들이다. 무기력한 패배에 화날 수 있지만 끝난 일이다. 복기는 선수들이 할 것이고 비난하면 뭐가 나아진단 말인가. 질 때마다 항상 희생양 찾기 비겁하지 않은가?

특히 이동준을 타겟 삼아 '화풀이'를 하고 있는데 정말 구역질 난다.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었고 고의도 아니었다. 이동준이 경기 후 따로 사과까지 했다는데, 뭔데 대신 일본 선수 SNS에 가서 사과를 하나 웃기고 자빠져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을 본격적으로 접종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멀었다. 유럽도 마찬가지인데도 이번 A매치 기간 유럽은 월드컵 예선을 시작했다. 그것도 무려 3연전.

이제 경제논리로 인해 모든 게 폐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아시아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이 6월에 재개된다.

 

우리나라에서 개최권을 신청해 열리게 되었다. 이건 환영이다. 몰아서 하는데 불확실하게 방역 안 좋은 곳에서 하는 것보다 우리가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가게 되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덜 위험에 노출될 것이기에 다행이다. 북한이 변수인데, 안 오면 몰수패고 오면 경기하면 그만이다. 정치적으로 보여지거나, 특별 대우나 안 해줬으면 한다.

 

6월 2차 예선 한국팀 일정

 

3목-투르크메니스탄

7월-북한

11금-스리랑카

15화-레바논

 

전력 차이도 나고 우리 홈에서 경기. 아마도 코로나 변수가 없다면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일 예정이라 경기력도 좋을 것이다. 2차 예선은 무난히 통과하리라 본다.

하지만 지금 벤투호를 보면 최종예선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월드컵 진출 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더 큰 건 사실이다. 

풀전력을 꾸려도 보여준 게 없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활약의 반도 못 보여줬고 손흥민 한 명 없으면 2진 취급 받는데 할 말 없는 무기력한 패배를 보여줬다. 솔직히 벤투에게 맡기기엔 불안한 건 사실이다.

 

이번 일본전 패배는 워낙 정신없는 상황에 벌어져서 일본만 좋은 경기였다. 이겼어도 얻을 게 별로 없었는데 더군다나 무기력하게 두 번째 참사를 기록했다. 팬데믹 상황인 건 알지만 아예 안 하는 게 나았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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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오! 코비  (0) 2021.02.20

영화 대디스 홈을 보는데 뜬금없이 농구장 씬에서 코비 브라이언트가 나오니까 기분이 좀 그렇더라.

코비가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지 1년 지났다. 최근 사고 원인이 밝혀졌는데, 그 공포감은 상상도 못 했을 것 같다.

나는 코비의 시대에 전혀 NBA를 보지 않아 그 활약을 간간이 접했는데도 작년 코비의 사망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한 스타였는데, 그의 사망이 안타깝다.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접할 수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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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이 영화가 신기한 건 잔인한 폭력 영화인데 그게 우선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액션씬이 밋밋한 건 아니다.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있는 액션은 확실한 임팩트를 주며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마치 로봇 같은 무표정이 영화 내내 의도적으로 보여지는데, 순애보라고 해야할까? 영화를 다본 후 그 무표정을 떠올리며 드는 생각이다.

액션은 잔인하고 폭력적인데 스타일리시함으로 부담스럽지가 않고 그걸 로맨스가 잘 감싸고 있다. 조화가 뛰어난 영화. 라이언 레이놀즈의 역할이 크지만 나오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 역시 부족함이 없다.   

 

라스트 풀메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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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있는 대사는 영화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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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풀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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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 있죠? (Why are you here?)"
"당신이 여기 있으니까요? (Because your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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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잊힌 한 사병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전쟁을 치른 미국 역사상 최고 명예훈장은 장교에게만 수여. 역사상 딱 한 명의 사병만 받았다고 한다.

 

정말 영화에서 말하듯 "수십 년 전 어느 하루 얘기", 이다.

하지만 그날 일어난 숭고한 희생과 진실을 찾아나가는 얘기이다.

그 수십 년 전 어느 하루가 현재로 이어졌다.

 

최고 명예훈장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피츠(윌리엄 피첸파거)는 원래 공군이라 올 이유가 없었다. 

미국의 베트남 전쟁 중 애블린 전투는 최악의 희생자를 내 잊혀져야 했다.

왜냐하면 '미끼' 임무였고, 그 전술을 지시한 중대장이 지금 국방부장관 후보로 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피츠에게 구출받은 이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현재와 오버랩된다. 

평화수호니 어쩌니 하지만 결국 정치와 돈이 개입된 베트남 전쟁의 민낯을 드러낸다.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패한 전쟁이다. 람보 같은 '미국뽕' 영화도 나왔고, 이후에 훌륭한 영화들도 나왔지만 스펙터클한 시각 효과가 가미된 상업주의 전쟁 영화 속에서 의미를 담은 영화도 많이 나왔다.

 

그리고 이 라스트 풀메저는 조금 더 차분하게 이면을 담았다. 과거와 현재를 모두 조명한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이제는 노년이 된 생존 군인들 덕분이다.

 

주인공의 캐릭터 설정도 굉장히 뛰어난 게 베트남 전쟁을 잊은 현재인을 투영하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가서 귀찮고 승진에 도움도 되지 않고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 돌아와 제대로 대우도 못 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과 피츠의 이해하기 힘든 숭고한 희생을 들으며 점점 '의무'를 느낀다.

그동안 쌓아놓은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도 상관없이 '의무'로 명예훈장 추대를 위해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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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있는 곳이라도 행복한 기억을 만들 수 있어. 선택에 달렸지.
어떻게 한 장소에 전혀 다른 두 의미가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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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극의 중심이었던, 이제는 힐링의 장소가 된 아발론 씬은 영화의 핵심이다.

정말 주인공처럼 울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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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뚜렷한 목표와 신념이 있었다고 말이야.
우리로 인해 그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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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보세요.

이것이 바로 단 한 사람의 용기가 이룬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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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명예 훈장을 추대할 때 나오는 대사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준다.

 

이 영화는 절대로 '미국뽕' 영화가 아니다. 보편전인 숭고한 희생을 보여주는 영화다.

죽을 걸 알면서도 떠나지 않은 한 사람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그로 인해 발생한 '힘'.

피츠의 희생은 오래 잊혔지만 결코 헛되지 않았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

 

 

단 한 사람이 이룬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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