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영화> 스포트라이트 / 더 포스트 -저널리즘 싸롸있눼~!!
스포트라이트
미국 3대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의 취재기다.
보스턴 카톨릭 교구 사제들의 수십 년간 지속되고 은폐된 끔찍한 아동 성추행 사건을 파헤친다.
거대 종교에 맞서 좌절하면서도 끈질있게 취재를 포기하지 않는 스포트라이트 팀의 모습이 큰 감동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지겹지 않을까 솔직히 궁금했지만 명배우들의 연기가 금방 몰입하게 만든다. 굉장히 끈끈한 영화다.
거대 종교의 사제들이 범한 믿을 수 없는 일에 참담한 기분까지 느끼게 만든다.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고 기교와 자극을 모두 뺀 채로 집요한 취재기를 보여준다. 섬세하다! 포스터에 보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고 하는데, 약간 바꿔 이보다 더 용감할 수 없다고 정의로울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게 2000년 초에 일어난 일인데, 훌륭한 저널리즘에 의해 폭로가 되는데도 현재에도 계속 카톨릭 아동 성범죄 소식이 끊이지 않아 씁슬하다. 그럴 때마다 저 스포트라이트 팀처럼 정의로운 기자들이 반드시 좌시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더 포스트
영화를 보고 나면 탁월하다! 이 한 마디가 떠올랐다.
워싱턴 포스트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펜타곤 페이터를 비밀리에 입수해 폭로하는 내용이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부의 직접적인 제약 속에서 시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역할을 위해 발행을 강행하려는 기자들과 신문사 존폐 위기에서 반대하는 경영인들의 대립이 밤새도록 이어지는데 결국 한쪽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또한 이 영화는 훌륭한 여성 서사이기도 하다. 남자 경영진들 속에 유일한 여성 발행인이라는 편견 속에 메릴 스트립이 나중에 훌륭한 결단을 내리는 장면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준다. 오프라인 신문이 사라져가는 지금 70년대 신문이 배달되는 광경과 신문 제작 장면 같은 것도 다른 문화권의 과거 이야기이지만 소소한 볼거리다.
영화 후반부 블랙 판사의 판결문을 옮겨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이 사건 다음에 닉슨이 스스로 대통령 자리를 내려놓게 만든 워싱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이어진다.(포스트 영화 끝에 쿠키 영상처럼 그 내용이 보여진다.) 이미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이라는 영화가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새로이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