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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 염력-용산참사라는 무거운 실제 사건을 염력을 이용해 가볍게 띄워서 보여주다

wkrrkghkd 2018. 6. 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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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



천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의 후속작이란 소식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전작이 KTX 그리고 좀비였다면 이번 염력은 용산참사 그리고 염력이다.


영화를 보면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 막바지에 재연한 컨테이너의 옥상 투입을 보면 이 나라의 공권력은 시민을 지키는 것보다 시민을 몰아내는데 더 혈안이다. 이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염력은 용산참사의 참상을 알레고리화 시키지 않고 보여준다. 그렇다고 다큐나 노골적으로 사건만 비추지 않고 막바지에 가서야 몰아 붙인다. 에필로그 부분 때 비춰주는-사람들을 죽이고 쫓아낸-공터가 화면에 나올 땐 아주 공허하고 씁쓸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상업 영화이면서 이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사건을 끄집어 온 것만으로도 연상호의 염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너무 가볍지 않은가 영화를 보며 느낀 기분이지만 참사가 된 무거운 사건을 가벼운 영화로 만들어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역시 대단하다. 부산행만 봐도 살아남아서도 여전히 탐욕스러운 자기만 아는 사람들을 얼마나 간단하게 죽여버렸는가. 처음엔 아무리 영화라도 그렇지 뭐 저런 급전개야 싶지만 조금 지나면 우와 생각할수록 통쾌하면 안 되는데 어찌되었듯 기발하다는 생각을 하듯 용산 참사는 염력을 앞세웠지만 알려주는 건 용산 참사고 결국 남겨진 것 없는 빈 공터를 담담히 보여주며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물론 너무 가벼운 건 흠이다. 용역 깡패나 그들을 부리는 맨 위의 절대 권력 아래에서 복종하는 정유미는 캐릭터는 만화 같고 살아 있는데 혼자 붕 떠있고, 가장 치명적인 건 류승룡의 설정이다. 애초에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했으면 서류상으로만 도장 찍고 같이 살아도 되는데, 아예 외면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다가 갑자기 아버지 노릇을 하는 류승룡이 이해가 안 간다. 차라리 같이 통닭집이 헐릴 위기에서 싸우다가 어떻게 갑자기 염력을 얻게 되어 싸우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류승룡과 심은경은 설정상 가까워지면 안 되는데 상업영화라 어쩔 수 없이 결국 가까워진다. 그래서 짜증난다.  


영화에선 런닝타임 늘리기로 쓸데없는 장면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지루하진 않다. 저런 염력이 있어야만 겨우 저항해낼 수 있다는 것 역시 씁쓸하게 만들고 애초에 부산행의 천만이 예상치 못한 대박이었지 염력의 대박은 기대하지 않았다. 연상호 감독도 그럴 것이다. 영화는 나오기 전 생소한 소재로 우려한만큼 뛰어나진 않았지만 다 보고나서 곰곰히 씹어볼 만한 생각거리는 던져준다. 상업영화에서 오락과 메시지 다 잡았다. 이 정도면 대박이다.


영화 염력은 무거운 용산참사라는 실제 사건을 염력을 이용해 가볍게 띄워서 보여준다. 잊지 말라고 제2, 제3의 용산 참사가 일어나지 말라고 연상호 감독이 염력이라는 초능력을 이용해 모두가 잊은 수면 아래 가라 앉은 용산 참사를 다시 공중으로 끌어올린 소중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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